학교폭력 '선생님 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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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선생님 손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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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6.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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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ㅇ공고, 교사 학부모가 교사를 고발
폭행고소 학생, 오히려 교내 폭력으로 전격 구속

학교로부터 퇴학 징계를 당한 학생과 학부모가 뒤늦게 교사들을 폭행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벌어졌다.
특히 고소한 학부모도 현직교사인 것으로 밝혀져 교권추락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주목됐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고소학생이 상습적으로 동료 학생들에게 교내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잡고 전격구속시켰다. 결국 폭력교사를 고소한 학생이 오히려 폭력학생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 상황으로 역전된 것이다.

학교폭력에 의해 표류하는 교권위기의 실상을 집중취재했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는 지난 96년 학생들의 집단난동으로 시위진압 경찰까지 동원됐던 제천ㅇ공고.
지난 25일 이 학교 2학년 조모군(17)과 아버지 조춘형씨(단양 ㄷ고 교사)는 학생부 교사 5명이 조군에게 집단폭행을 가했다며 제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조군의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4시께 친구를 만나기위해 기계과 2학년 1반 교실로 찾아갔다는 것.그때 종례를 하던 담임 유모교사(23·여)가 ‘너는 친구도 없냐,왜 우리반에만 오느냐,네 얼굴은 마주치기도 싫으니까 나가라’고 핀잔을 주어 홧김에 말대꾸를 했다는 것.

‘애들이 두려운’ 여교사
그러자 유교사가 교무실 학생부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조군은 학생부로 불려가 교사들에게 집단폭행 당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는 주장이다.아버지 조씨는 "작은애 얘기로는 교사들이 머리채를 움켜쥐고 넘어진 상태에서 목을 밟고 발로 찼으며 심지어 교생까지 가세해 때렸다는 것이다.전치 3주의 체벌을 하고도 모자라 중징계인 퇴학조치까지 시킨 것은 교육을 포기한 처사라고 생각해서 나 자신이 교사지만 고소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와 관련교사들의 주장은 크게 어긋난다.우선 조군은 지난 4월 교내폭행 사실이 드러나 학부모 동의하에 각서와 자퇴원을 제출한 ‘문제학생’이라는 지적이다.또한 사건발단이 된 2학년 1반 교실에서도 유교사의 퇴실지시에 반항,‘선생같지도 않은게 뭔소리냐'며 폭언을 일삼았다는 것.
또한 학생부에서도 ‘나는 잘못한 게 없다.니가 선생이냐’ 고 대들며 책상과 캐비넷을 발로 차고 소란을 피웠다는 것.
결국 조군 집으로 연락해 어머니까지 온 상태였지만 유교사를 찾아내라고 소리를 지르며 교실 안팎을 돌아다니는 등 제지불능의 상태였다는 주장이다. 특히 다음날에도 2학년 1반 교실로 찾아가 종례중인 유교사에게 '미친년,오장육부를 찢어 죽이겠다’며 폭언을 일삼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는 것.

퇴학시키자 고소장 접수
한편 김대유 교장은 조군의 부모에게 4월 자퇴원을 근거로 타 학교 전학을 권유했으나 거부당했다.
결국 교칙에 따라 지난 24일 조군에 대한 생활지도협의회를 열고 전체 교직원 찬반투표(참석 45명/찬성 44표,반대 1표)를 통해 퇴학징계를 결정했다. 그러자 조군 부모들은 병원진단서를 발부받아 경찰에 고소하게 됐다는 것.
과연 폭력학생에 대한 정당한 교권행사였는가,아니면 힘없는 교권에 대한 폭력적 도전인가.
우선 조군이 어떤 학생인지 알아봤다.
제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조군은 체육교사인 아버지에게 유도를 배워 지난해 대전체육고에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무릎부상으로 운동을 계속 할 수 없어 당초 제천ㅈ공고로 전학을 시도했으나 거부 당했다는 것.
가까스로 지난해 10월 아버지 조씨가 김교장에게 간곡히 부탁해 ㅇ공고로 전학이 최종결정됐다.
"ㅈ공고에서 전학을 안 받아준 이유가 있었다.조군의 형이 바로 ㅈ공고를 다녔는데 교사에게 반항하다가 체벌당했고 그때 조군 아버지가 거세게 항의해 치료비를 건네주는 등 학교측이 큰 곤욕을 치렀다.그러다보니 학교에서 꺼림칙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현직교사의 증언이다.

퇴학자 복교 문제많다
한편 조군의 전학 이후 수차례에 걸쳐 학생들의 하소연이 익명으로 접수됐다.교실복도에 설치한 ‘쪽지 의견함’에 조군의 폭력과 금품갈취들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
하지만 정작 피해학생들을 찾아나서면 아무도 입을 열지않는 상황이었다.심지어 경찰에도 유사한 피해제보가 접수돼 학교측에 정식 수사요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김교장이 자체해결을 약속하면서 지난 4월 조군과 부모의 각서와 자퇴원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는 것.하지만 불과 1개월만에 교사 학부모가 교사를 고발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게됐다. ㅇ공고의 경우 비행사건에 관련해 부모 동의의 자퇴원을 받아놓은 학생이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교내폭력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설사 중징계인 퇴학처분을 내리더라도 6개월 후에 복교를 원할 경우 현행 규정상 다시 받아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학교 측에서 반대의견을 내놓으면 관할 교육청에서 재심의를 하지만 ㅇ공고처럼 정원이 모자란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복교 권고를 거부하기 힘든 형편이다.
실제로 ㅇ공고는 복교생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훈·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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