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중국망명 소년, 부주석돼 고향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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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중국망명 소년, 부주석돼 고향찾아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0.04.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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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출신 조남기 중정협부주석 62년만에 방문
한중수교 막후역할, 청주인사들과 교분 두터워

청원 출신의 중국정부 고위직 인사가 62년만에 고향땅을 밟게된다. 지난 38년 독립운동가인 할아버지를 따라 12살의 나이로 중국행 배를 탔던 한 소년이 어느덧 그 할아버지가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공산당 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이하 정협) 조남기 부주석(72). 1926년 청원군 강내면 태성리에서 태어난 조부수석은 3 ·1운동 당시 대봉화 횃불시위를 주동, 공주감옥에 3년간 투옥됐다가 풀려난 독립운동가 조부(祖父) 조동식을 따라 중국 지린성(吉林省)으로 망명했다.

조부주석은 오는 24일 국회 초청 형식으로 내한해 9박10일간 체류할 예정이며 일정 막바지인 29일 이원종지사 초청으로 청주를 방문해 2박3일간 머물게 된다. 조부수석은 자신의 고향l 태성리 선영에 참배하고 친인척을 상봉하며 청주대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는 등 공식 일정도 갖게 된다. 조부주석의 청주 방문은 조카인 조흥연씨(52)와 조부주석 가족들과 10여년간 교분을 나누어 온 김병선씨(44 · 전 대창주택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조부주석은 당초 김씨의 집에서 하루밤을 지낼 예정이었으나 충북도와 관계기관에서 의전 및 경호상 문제점을 제기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주석이 이끄는 방한 사절단에는 마오쩌둥 전 주석의 며느리와 장관급 관료 3명이 동행하는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방한일정을 마친 뒤에는 한국경제 보고서를 중국 정부에 제출 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등 대기업측에서 조부주석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등 국내 경제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으며 충북도도 대중국 경제통상 분야에 대한 협조요청과 일부 사업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망명후 조부주석은 동북군정 대학을 졸업(46년)하고 군장교로 임관됐으며 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후근부 사령관의 통역장교로 참전하기도 했다.

이때 다리 부상을 입었고 북한군 간호장교였던 부인을 야전병원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됐다.
조부주석은 당시 군고위층의 한국어 통역장교로 한국전쟁 참전과정의 북한-중국관계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8년 문화대혁명 기간중에는 친 마오쩌둥(毛澤東) 세력의 군부 숙정작업에 따라 정치적 시련을 겪기도 했으나 73년 군핵심 요직으로 복귀했고 지린성 조선족 자치주 인민정부 주석을 맡기도했다.

82년부터 3차례에 걸쳐 공산당중앙위원으로 선출돼 국가원로의 대우를 받고 있는 조부주석은 87년 인민군 최고 계급인 상장(上將)으로 진급했고 장관급인 중국 인민군 총후근부 부장(군수사령관)을 지내기도 했다.
중국내 소수민족 출신 가운데 최고위직 인사로 손꼽히는 조부주석은 한중수교 과정에서 친한파로 상당한 역할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부주석은 지난80년대 중반 청주에 거주하는 조카 조흥연씨가 중국을 방문, 친척간 교류를 시작하면서 국내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한 기무사령괸과 교육사령관을 지낸 조남풍 예비역 대장도 인척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부주석은 고향에 대한 관심이 각별해 이미 아들 조건씨(44 · 연태시 부시장)와 부인 등이 4~5차례에 걸쳐 청주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변종석 청원군수가 중국방문 일정속에 조부주석의 초청을 받아 지극한 환대를 받기도 했다. 중국정부의 고위층 인사인 조부주석은 대북한 관계를 고려해 방한을 미루다. 지난 98년 지린성 정협대표 10여명과 평양을 방문한 뒤 이번에 김봉호 국회부의장 초청형식으로 한국땅을 밟게됐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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