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강행방침에 시민사회단체 비난 '빗발'
반대 여론확산속 기본실지측량 용역 이미 발주
환경단체 "우암산 훼손 우려 입지 재고해야"

충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천년대종 제작 등 밀레니엄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는 각계의 반대운동이 본격화됐으나 충북도는 이미 천년대종 제작을 위한 기본설계용역에 착수한데 이어 당초 계획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사업추진위원회가 천년대종 설치장소로 결정한 우암산 기슭 3 ·1공원 뒷편 역시 청주의 상 징이자 청주 지역 최대 녹지인 우암산을 훼손하는 것은 환경보호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시민 · 사회단체 재검토 요구
청주시민회 청주경실련 등 도내 21개 시민, 사회단체는 31일 충북도의 밀레니엄 사업 등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고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도민 반대여론을 무시한 채 사업추진을 강행한다는 점과 사업 타당성에 대한 의문점, IMF라는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낭비 우려 등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대적 상황을 외면한데다 도민들의 반대여론를 무 시하고 관 주도 행사로 치르려는 밀 레니엄 사업은 전시행정이며 주민이 주인이 되어야 할 민선시대에 어긋나는 구시대의 악습"이라며 "공청회나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도민의견을 수렴,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거나 수정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 · 사회단체들은 공청회가 끝난 뒤 ●도가 추진하는 공청회 개최 ●취진위원회 재구성 ●밀레니엄 사업 재검토 ● 천년대종사업 백지화 ●도민 아이디어 공모 등을 충북도에 요구하기로 했다.

충주지역 반대여론 확산
충주시의회와 충주시민단체 대표 16명 역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충북 대종 설치장소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충주시의회는 "밀레니엄 사업의 역시성과 상징성과 당초 약속과는 달리 설치장소의 여론수렴 과정 및 도민공청회 개최 등도 없이 청주 삼일공원를 결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7 층석탑 주변이 최적지임을 강조했다.

충주시민단체 대표 장수봉 씨 외 16명 역시 "공청회개최 등 도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면 밀레니엄 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이나 유치장소로 인한 갈등이 얼어나지 않았을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민화합를 위해 밀레니엄 사업을 추진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천년 대종 설치장소를 둘러싼 충북도와 충주시간의 갈등, 충주시와 청주시의 경쟁 등은 지역간 자치단체간 갈등양상을 빚기도 했다.

지역언론도 문제제기 나서
천년대종 설치장소와 관련한 충주시와 충북도간의 지역갈등은 과연 ‘천년대종을 제작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지역언론들은 최근 충북도가 대중 교통서비스보증제 사이판 봉제공취업 밀레니엄 사업 등과 관련해 도정 현안이 흔들리고 있다는 등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언론들은 천년대종 제작을 비롯해 밀레니엄 사업이 거리에는 실직자가 넘쳐나고 결식학생이 급증하는 등의 경제적 상황을 외면한 전시행정이라며 사업의 정면 재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초계획대로 추진하겠다"

도는 반대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천년대종 등 밀레니엄 사업추진을 강행하고 나셨다.
이원종지사는 그동안 공 · 사석에서 ‘시기적으로 사업계획 수정이 어려운 만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자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달 26일 최근 월례회의에서 "민주적인 의식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도 있지만 경제가 어려운 현재의 여건이더라도 미래를 향한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패배주의"라며 강행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이에앞서 지난달 말 밀레니엄위원회를 열고 충북천년대종설치 장소를 3 ·1공원 뒷편 우암산 기슭으로 정한 뒤 종의 명칭은 ‘충북천년대종’으로 종각명칭은 ‘천년각’으로 잠정 결정했다.
위원회는 설치장소와 관련,●청주사직공원 ●청주흥덕사지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3 ·1공원 뒷편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석탑주변 등 5개 후보지 중 접근성과 부지확보의 용이성, 그리고 종소리가 가장 잘 울려퍼지는 곳으로 평가된 3 ·1공원 뒷편을 설치장소로 결정했다.

천년대종은 무게 21톤 (21세기를 의미)으로 제작비는 8억원이다. 종각 역시 21평이며 단층 전통한식목조팔작지붕 형태로 7억원이 투입되며 주변조경에 1억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그리고 2000년 1월1일 종 타종 행사비로 2억원이 지출될 계획이다.

한편 천년대종 제작과 관련해 충북도는 문제가 공론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23일 천년대종 외형설계 및 감리용 역을 서울대 정밀기계공동설계연구소에 발주해 놓은 상황이었다.
도는 지난 3월17~19일 사흘간 성종사(경기도 용인시) 홍종사(부산시) 등 종 제작업체와 종 설치지역 현지답사를 마쳐 종의 음향 및 오형과 문양 주조상태 제능력 등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종 제작을 발주할 방침이다. 이미 천년대종 종각 건립을 위해 부지측량 등 실질적인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왜 우암산인가’ - 환경단체 반발
충북도가 천년대종 설치장소로 우암산 3 ·1공원 뒷편으로 결정하자 환경 운동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우암산은 무심천과 더불어 청주를 상징하는 곳으로 청주지역 녹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을 이루는 곳으로 녹지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안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삼일공원 뒤 주차장 옆(상당구 수동산 4~2) 1만3000평(도유지 5577평 시유지 6000평 사유지 1423평 용도 자연녹지)에 천년대종 종각을 비롯해 타임캡슐 매설장 피크닉장 자연학습장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당초 이곳은 청주시가 조각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곳이다.

62억원를 들여 가족피크닉장 야외모임터 테니스 배구 농구장 조각의 숲 (7560㎡) 역사박물전시장 자연화과정 관찰원 식물원 야외행사장 전망대 등 종합 시민 휴식처로 개발할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도관계자는 "문화관광부에 조각공원 사업비로 8억원을 내년 사업비에 배정해 줄 것을 건의해 이곳을 종각을 테마로 한 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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