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은행 '부실' 원인은?

'한라' 등 기업부도 '부실여신'이 결정타
유가증권 운용실패ㆍ부동산 관리 미흡도
특정인 편중여신ㆍ무책임경영 '화' 불러

충북은행이 결국 퇴출될 수 밖에 없었떤 근본원인은 IMF로 불리는 경제국난이라는 외부환경보다는 90년대 들어 역대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경영실책 때문에 누적된 부실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북은행은 지난 96년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적자를 내지 않고 경영을 꾸려왔으나 97년 들어 이전의 누적된 경영부실의 영향이 나타나면서 큰 폭의 적자를 보기 시작했고 98년까지 적자기조가 이어지며 결국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운명을 맞고 말았다.

이처럼 충북은행이 적자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한 원인은 외부적으로는 연이은 기업의 부도라는 통제불가능한 변수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경영실패라는 내부요인에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부실경영 사례는 숱하게 많지만 최근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만 보더라도 지난해 퇴출된 중앙리스를 비롯, 두성정밀 신용장 사기대출사건, 한라중공업에 1400억 원의 신용대출을 해줬다가 떼인 사건.
유가증권의 운용상 실패, 부동산관리 미흡 등을 들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앙리스 부분. 충북 은행은 지난 89년7월 30억원을 출자해 대주주로 있던 중앙리스에 대해 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중앙리스가 서울리조트에 250억여원을 대출해준 뒤 부실떠 안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또 지난 95년 덕산그룹의 부도여파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도내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이로인해 수십억에서 수백억씩 부실여신이 발생, 총 1000억원대의 부실채권을 떠안게 된 것도 부실의 늪으로 더욱 깊게 빠지게 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최근 충주지점에서 두셩정밀에게 신용장(L/C) 개설과 관련해 사기를 당하면서 500억원대의 거금을 떼인데다 한라중공업에 대해 무려 1400억원을 신용대출해주었다가 한라중공업의 부도로 그것마저 부실채권의 휴지조각으로 날려버림으로써 결정타를 맞게 됐다.

역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만약 충북은행이 한라중공업이란 철퇴만 맞지 않았더라도 최악의 상황만은 모면했을지 모른다는 추정이 나돌 정도로 한라중공업 부도파문은 은행측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이밖에 유가증권 운용에 있어서 전문성이 부족해 많은 손실을 초래한데다 역시 부동산 신화에 은행마저 함몰, 유동성을 잠식해가면서까지 무리하게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가 자산 디플레로 피해를 본 것도 ‘잔매’가 아니라 큰 타격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충북은행이 도내 J시 지역에 지점을 개설하면서 당시 70억원이나 들여 점포용 부동산을 무리하게 매입한 것이 좋은 사례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영진들이 충북 은행이란 조직의 운명을 고려하지 않고 무능력하게, 또는 특정한 이익을 위해 사조직화하면서 무책임하게 경영한 끝에 오늘날 최악의 운명을 자초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제는 모든 상황이 종료, 만사휴의된 상태에서 지난일을 왈가왈부하면 무엇하느냐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지난날 은행 경영진의 비리와 실책을 철저히 캐내 책임을 물음으로써 경제정의를 살리고 훗날의 ‘경계’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행내외(行內外)에서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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