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우현 창립발기인

김우현씨(78 · 유도회 충북본부 회장 · 전 청주상의 회장)는 충북은행 설립 추진 당시 청주상공회의소장으로 실무작업을 직접 관장하는 중책을 맡았었다. 출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서울-청주를 50여차례 오가며 땀을 쏟았다. 개점이후 10년간 이사로 재직하기도 한 김씨는 충북은행의 합병에 대해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며 울적한 심정을 토로했다.

-충북은행 설립의 물적토대를 제공한 재일동포 사업가 박승국씨는 어떤 사람인가.
청주가 고향인 분인데 일본에서 부동산업을 통해 큰 돈을 모았다고 들었다.
충북은행에 1억원이라는 거금을 출자한 것은 투자개념이라기보다는 고향에 대한 애정의 뜻이 더 강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개점이후에도 대주주라고 해서 어떠한 부당한 간섭을 한 적도 없고 인품이 높은 분이었다.

-충북은행의 합병이 결국 부실대출 등 방만한 운영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초대 이사로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제기반이 취약한 지역에서 향토 은행의 역할을 다하다보니 일부 무리한 여신관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신협, 투자신탁 등 제2금융권을 무제한으로 늘리다보니 결국 은행의 생존기반이 어려워졌고 IMF까지 겹치다보니까, 부실채권이 부담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설립자본금 1억5천만원을 모금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가.
생각처럼 쉽지않아서 말못할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나와 민철기 · 김종호 씨의 경우 각각 700만원씩 2100만원을 출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 자금 부담이 커서 은행개점 이후에 일부 주식을 양도하거나 대출받는 형식으로 자금조달을 받기로 했었다.

그런데 설립초 정원택 전무가 반대하는 바람에 돈을 빼낼 수가 없어서 애를 먹었다.
또 이사진에서 제외된 발기인 가훈에 감정이 상해서 서류도장을 찍어주지 않는 바람에 무척 애를 먹었던 기억도 있다.

-설립 추진 과정에서 가장 공로가 큰 분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또 역대 은행장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을 추천한다면.
그때 정해식 지사가 앞장 설 수밖에 없었고 신범식 문화공보부장관이 타 부처에 협조를 요청해 일 추진을 적극 도와주셨다.

역대 행장 가운데는 황창익 행장이 많은 공을 세우신 분으로 생각한다.
청주상고 출신이 첫 행장으로 부임해 순수한 애정을 갖고 무리없이 은행의 내실을 기한 분이었다.
여러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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