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IMF로 인해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사회분위기도 덩달아 삭막해진 가운데 도내에서는 강력사건이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생계형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충북지방경찰청은 올해 중부고속도로순찰대 뇌물비리사건과 제천경찰서 대용감방 탈주사건 등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잇따라 관련경찰관이 중징계를 받는등 홍역을 치른 한해였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도내에서는 각종 범죄와 관련해 총 3만8691명이 형사입건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기간 3만6697명보다 5.7%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들어 강력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강도 사건의 경우 168건이 발생해 지난해 98건보다 무려 71%가 증가했으며 강간과 살인사건도 각각 211건,28건으로 발생해 지난해보다 각각 31%, 27%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절도사건이 3548건,폭력사건이 4407건 등으로 모두 8362건의 5대범죄가 발생했다.
이와함께 도내에서는 올들어 하루 1명 꼴로 자살사건이 발생해 지난해보다 80%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등 IMF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로 실업과 부도를 겪으면서 자살사건이 급증,개인과 가정이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도내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보도와 중요 사건 사고를 차례로 들며 되짚어 보았다.

1. 중부 '고순대' 뇌물비리
지난 7월 음성군 금왕읍 한 식당에서는 전 고속도로순찰 대원이었던 현직경찰이 술에 만취돼 총기난동을 부려 고순대 근무당시 수수한 금품의 상납과 배분에 불만을 품고 벌어진 사건이 발생,고순대 뇌물비리 사건의 시작을 예고했다.

경찰청은 중부고순대 금품수수비리사건에 대한 감사를 벌여 순찰대원들이 수시로 5만~10만원씩을 거둬 명절이나 교육시 고순대장,충북지방경찰청 교통과장 등에게 떡값명목으로 10~30만원 씩을 상납한 사실을 밝혔다.
또 순찰대원들이 운전자들로부터 돈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단속과정에서 금품수수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총경급 2명을 포함한 간부 6명의 사표를 받았으며 충북지방경찰청은 고순대 경찰관 26명을 무더기 발령하는등 경찰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2. 제천서 대용감방 유치인 탈주
지난 9월에는 제천서 대용감방에 수감돼 있던 유치인 3명이 대용감방내 변기를 뜯고 지하 환기구를 통해 탈주한 사건이 발생,대용감방의 관리허점을 드러냈고 부산교도소 탈주범 신창원과 함께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사건으로 인해 대용감방의 순찰에 대한 경찰의 느슨함을 보여주었고 감방내 시설을 개보수하면서 부실공사로 인해 범인들에게 탈주동기를 부여했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탈주범들은 탈주 3일만에 강릉에서 전원 검거됐으나 이로인해 당시 경찰서장이었던 송민호서장이 직위해제됐고 관련경찰이 문책을 받는 등 홍역을 치뤘다.

3. 청주역 취객 변사
10월에는 경찰초소에서 난동을 부리던 30대 남자가 초소 앞에서 타살흔적를 남기고 숨진채 발견돼 유족들로부터 의경들의 폭행으로 인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돼 진상규명을 요구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해결사건으로 남아있다.

유족들은 당시 방민석씨가 파출소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다 의경들과 몸싸움을 벌였다는 점과 몸에서 타박성이 발견됐고 부검결과 심장파열에 의한 사망이라는 점에서 의경들의 폭행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수사를 맡고있는 충북 지방경찰청은 아직까지 특별한 수사진전을 하지 못한채 타살에 의한 사망이 확실한 사건에 대해 사건의 결말을 맺지 못하고 있어 수사해결에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4. 삼창 감정 뇌물 비리
5월 경찰은 삼창감정평가 법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6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하고 38명을 관련기관에 통보하는 등 감정과 관련해 도내 최대의 공무원 비리사건으로 기록됐다.
감정평가법인 뇌물사건과 관련해 충북도청을 비롯해 청주시,증평출장소 등 자치단체와 국토관리청,법원 등 감정평가와 관련된 도내 대부분의 기관이 연루돼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수사결과 이 사건은 공무원들이 삼창측으로부터 제공하는 고액의 식사대접이나 고스톱비용를 빙자한 돈,구두티켓 등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공무원과 관련업자들의 유착 관계가 뿌리깊게 박혀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5. 10년동안 친딸 성폭행
지난 2월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온 인면수심의 40대 환경미화원이 경찰에 구속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의 딸(17)이 초등학교 4학년이던 지난 89년부터 상습적으로 추행해오다 딸이 중학교에 입학한 93년 여름 집안에서 성폭행한 것을 비롯 95년까지 2년간 성폭행해온 혐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정씨의 딸은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자살을 기도하는등 충격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뒤늦게 정씨의 부인(42)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또 지난 7월에는 영동에서 여고생이 변기통에 영아를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경찰이 수사에 나선결과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한 딸이 갓난 아이를 변기통에 집어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친딸 성폭행과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가족간의 윤리의식이 허물어져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족윤리 확립이 시급한 것으로 제기되었다.

6. 신창원 청주에 잠입
부산교도소를 탈옥해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는 신창원 (30)이 청주에 잠입,가정집에서 금품을 훔치고 차량번호판을 떼어간 사실이 지난 3월께 밝혀져 경찰의 검문검색에 허점을 드러냈다.
신창원은 청주시 가경동 김 모씨의 가정집에 들어가 현금과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이 들어있는 지갑을 훔쳐달아났으며 복대동 모 자동차공업사에 들어가 차량번호판을 떼어 달아났다.

그외에도 신창원은 지난 97년 12월에도 청주에 잠입해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훔쳐달아난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충북지방 경찰의 검문검색이 형식적인것으로 밝혀졌으며 그후 경찰은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뒤늦게 대비책을 세워 여론으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7. 권총강도 현금인출기 도난
지난 7월에는 권총을 든 강도가 청주과학대 구내에서 현금을 교환중이던 은행직원을 총으로 위협하고 현금 4000만원를 강탈해 달아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범인이 현금교환기 위치와 은행측의 현금교환 시간을 정확히 알고있는 등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미뤄 전문털이범의 소행으로 보고 군 출신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범인이 타고 달아난 트럭이 괴산군 증평읍에서 도난된 차량이라는 것을 밝혔을뿐 별다른 수사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7월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1가 창훈당 금은방에 손님을 가장한 2인조 강도가 침입,주인을 둔기로 때려 실신시킨 뒤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아직까지 해결을 하지 못한채 수사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도 올해 도내에서는 지난 5월 제천시 봉양농협 현금 수송차량 2인조 강도사건 등 몇건의 강도사건이 더 발생했으나 별다른 수사진전을 보지 못한채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어 범인검거에 취약성을 보였다.

8. 도지정문화재 도난 잇따라
올해에는 도내 문화재의 도난이 잇따르고 있어 도난방지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청원군 북일면 원통리 여홍민씨 추원제에 봉안돼 있던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135호인 ‘을축갑회도’가 도난 당하는 등 올들어 10월말 현재 석탑과 불상,묘역내 문인석 등의 문화재가 25점이나 도난당했다.

이중 청원군 북일면 여홍민씨 추원제에 보관됐다 도난당한 ‘을축갑회도’가 도난당했다 당초 보관장소에 반납되었다.
또 조선시대 제작된 이거이묘의 양석과 문인석(지방기념물 95호)이 지난 6월 도난당했으며 4~5월에는 괴산 감물면 오창리 문인석(비지정문화재)이 도난 당했다.

이처럼 지정문화재나 비지정문화재의 도난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관리인이 전무한데다 경비예산도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돼 사후조치보다는 철저한 예방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9. 수사 떠넘겨 피의자 도주
경찰이 파출소의 관할을 놓고 서로 ‘관할이 아니다’는 이유로 수사를 떠넘기는 바람에 가해자가 달아나는 사건이 3월초 발생,경찰이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당시 우암동 상당구청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은 손모씨는 사고직후 가해차량과 운전자를 확인하고 동부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우암파출소와 내덕파출소가 서로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해차량을 놓쳐 피해보상을 못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경찰은 관할구역에 관계없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먼저 출동한 파출소에서 사고접수를 한 뒤 관할 파출소에서 사고처리를 담당하도록 규정돼 있어 관할구역을 떠넘기다 가해자가 달아난 것은 경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됐다.

10. '삼진아웃' 적용 첫 구속
올들어 경찰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강력한 음주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음주운전 삼진아웃제를 적용,음주운전으로 3번 적발된 운전자에 대해 구속방침을 세우고 단속을 강화했다.

지난 1월 청주동부경찰서는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 김모씨 (39)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에도 경찰은 상습적인 음주운전자에 대해서는 삼진아웃제를 적용, 강력한 음주단속을 펼쳐 음주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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