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수한 뜻 몽땅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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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순수한 뜻 몽땅 삼켜버렸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1998.07.1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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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업 헌납한 땅 돌려달라"… 김옥선 전의원과 12년째 소송

속리산 국립공원 콘도시설 공사중단 14년
땅주인 - 김전의원 - 대우, 악연의 '삼각관계'

속리산 국립공원과 인접한 천혜의 땅 34만평을 둘러싸고 벌어진 전직 국회의원과 농촌 사회사업가의 법정다툼이 12년만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동부지원은 지난 6월 29일 업무상 배임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옥선 전의원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 전의원은 영동출신의 사업가인 정달용씨로부터 경북 상주시 화북면 중벌리 일대 34만평의 땅을 기증받아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한 뒤,임의로 땅을 매각키로 하고 9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충청리뷰’ 는 피해자 정씨의 제보를 받아 지난 94년 7월호에 이 같은 편취의혹에 대해 특종보도한 바 있다.

정씨는 장기간의 법적분쟁으로 인해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부인마저 충격으로 숨지는 사고를 당 했다.
법에 무지한 한 농민 사회사업가가 겪어야만 했던 파란만장한 12년간의 법정드라마를 재구성해 본다.


농민교육사업이 콘도건설 둔갑
충북의 영봉(靈峰), 속리산 문장대에 올라서면 발아래 펼쳐진 굽이굽이 능선이 경이롭다.
하지만 문장대에서 북쪽을 내려다보면 다소 생경한 장면이 포착된다.

마치 새마을 지붕개량 사업을 벌인 듯 똑같은 모양,색깔의 지붕을 인 마을이 눈길을 잡아끈다.
속리산을 자주찾는 사람이라면 이미 15년전에 이 마을을 발견했을 것이다.
속리산 국립공원과 경계인 경북 상주군 중벌리에 위치한 이 마을은 ‘홀리랜드(Holy Land):聖地園’ 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성지에는 42채의 콘도형 집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돼 있다.
지난 86년 (주)대우건설이 80%의 공정을 마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해 국립공원 속의 천덕꾸러기로 버려진 것이다.

왜, 천혜의 땅에 세운 콘도에 아무도 살지못할까?
현재 성지원은 3각관계의 복잡미묘한 소송에 얽혀있다.
남장(男裝) 국회의원으로 잘알려진 김옥선씨(64 · 현 홀리랜드 이사장)와 원래 땅주인인 정씨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벌어졌고 (주)대우는 밀린 건축 공사비 40억원을 받기위해 법원으로부터 (재)홀리랜드의 파산결정을 받아둔 상태다.

결국 (주)대우는 건축공사비 대신 성지원 부지(공시지가 8억원 상당)를 차지하려 하고 있으나 정씨는 김 전의원과의 건설계약 자체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의 파산결정에 항고한 상태다.
정씨는 지난 60년 보은에 정착해 서점,건축자재 도매업에 종사하며 돈을 벌었고 기독교인으로써 평소 가나안 농군 학교 김용기 교장의 영향을 받아 농촌지역의 사회교육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마침내 74년 사업를 정리하고 안내면 14만평의 땅에 개척농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산림법등 각종 행정규제 때문에 중단하고 말았다.
이같은 과정에서 지역 목회자인 S목사를 통해 김 전의원을 추천받았고 80년 10월 두 사람의 악연(?)이 맺어진다.

수천만원대 편법 회원모집
김 전의원은 ‘건강한 농촌지도자 양성과 국가유공자 및 은퇴 성직자들의 노후를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만들겠다’는 정 씨의 사업취지에 동감했고 공익재단 설립을 제안했다.
마침내 81년 3월 재단법인 홀리랜드를 설립하고 증벌리 땅 34만평을 출연했다.

초대 재단이사장은 김 전의원이 맡기로 했고 정씨는 '재단설립이 끝나면 곧바로 재단운영권을 내게 넘겨주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단이사장을 맡은 김 전의원은 측근 인물들로 이사진을 구성했고 정씨는 이사회에서 점차 소외되는 입장이었다.
김 전의원은 미국차관 5천만 달러를 도입해 콘도형 '회원의 집' 50평형 42동 84세대를 지어 분양키로 사업계획을 세웠다.

당초 순수한 사회 복지시설 건립괴는 취지가 어긋난 것이었다.
김 전의원은 800만~4000만원에 이르

속리산 국립공원 콘도시설 공사중단 14년
땅주인 - 김전의원 - 대우, 악연의 '삼각관계'

는 회비를 조건으로 회원모집 광고를 내기도 했다.
마침내 84년 (재) 홀리랜드는 (주)대우건설과 99억원에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대우는 당시 공사이행보증금으로 5억여원을 김 전의원에게 전달했으나 당사자는 중벌리 땅의 용도변경을 위해 재단에 6억5천만원의 예금증서를 만드는데 사용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김 전의원은 이듬해인 85년 12대 총선에 신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현직 국회의원의 차관도입설을 믿고 공사를 강행하던 대우측은 1년이 넘도록 공사비 한푼도 받지못했다.
결국 80%의 공정을 마친 상태에서 공사중단을 시켰고 김 전의원은 대우측에 재단 매입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의원이 요구한 매도가격이 턱없이 높아 인수를 포기한 채 10년을 끌어오게 된 것이다.
대우측은 법적절차를 밟아 공사비 채권 40억원을 확정받고 지난 4월 서울지법으로부터 홀리랜드의 파산결정을 받아냈다.
결국 경매등 강제처분을 통해 채권변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하지만 정달용씨는 김 전의원이 이사회 의결없이 독단적으로 대우측과 공사계약을 한 것은 위법이라며 파산결정에 항고하고 나서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공사비 대신 재단을 사라?
한편 김 전의원이 대우측과 은밀하게 재단매각 협상을 벌인 사실을 알아차린 정씨는 즉각 재단운영권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 전의원은 "1년안에 차관을 도입해 재단 부채 등의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고 운영권을 넘겨주겠다”며 86년 6월까지 1년간의 유예 기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차관도입을 비롯한 사업진척은 이뤄지지 않았고 철저한 자기 사람으로 재단이사진을 교체하기 시작했다.
이에맞서 정씨는 당시 문공부 등에 진정을 제출했으나 김 전의원은 이사회를 열어 정씨의 이사제명을 전격 결정했다.
자기 땅 내주고 멍석까지 깔아준 정 씨가 결국 쪽박만 차고 쫓겨난 셈이었다.

하지만 김 전의원측은 “정씨에게 이사장직 승계를 약속한 적도 없고 이사제명도 본인이 재단을 음해하는 진정을 곳곳에 보냈으나 인내하다가 이사임기가 만료돼 서류제출을 요청했으나 끝내 거부해 할 수없이 해임결정을 했다.당시 이사회 소집통보서도 2차례나 보냈으나 반송됐다”고 반박했다.
재단이사직에서 밀려나자 이때부터 정씨의 지리한 법적 투쟁은 시작됐다.

부동산 등기 이전 말소소송,신탁재산 반환 소송,재단설립 무효확인소송 등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나 김 전의원측은 모두 빠져나갔다.
또한 재단운영상의 비리가 발견될 때마다 배임,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수차례에 걸쳐 형사고발했다.
마침내 지난 96년 12월 서울지검 동부지청은 김 전의원을 업무상 배임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기에 이르렀다.

김 전의원의 혐의는 다음과 같다.
김 전의원은 대우측의 공사비 등 금전채무에 시달리자 지난 90년 당시 월간음악사 대표 윤관숙씨를 만나 문제의 성지원 땅을 매입해 음악인 캠프로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김 전의원은 매각작업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윤씨가 지정하는 새로운 이사 · 감사를 교체한 뒤 재단의 명칭과 목적을 바꾸고 이에대한 대가로 30억원을 받기로 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윤씨와 매각작업을 진행하면서 9억원 상당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사유화 결국 꼬리잡혀
결국 비영리법인 소유의 기본재산을 이사회 의결 관계기관의 허가도 받지않고 무단매각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재판를 받아 지난 6월 29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정씨가 12년 동안 법적투쟁을 벌인 끝에 거둔 최초의 승리이자 결정적인 반전의 계기였다.

이번 재판을 통해 김 전의원이 재단이사장의 직권을 남용한 사실이 최종적으로 드러날 경우 (주)대우와 의 공사계익에 대한 적법성 여부가 또다시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성지원의 입지는 속리산 국립공원 경계지역으로 명산절경을 자랑하는 요지중의 요지다.
이런 땅에 건설부로부터 국토이용계획변경 승인을 받아내고 콘도시설과 휴양시설 허가를 받은 것은 행정당국의 특혜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광업계의 주장이다.

또한 농민 사회교육시설을 만들겠다는 당초 취지를 버리고 비영리법인은 분양사업이 불가능한 법망을 피해 편법적으로 거액 회비로 회원모집에 나선 것은 사업의 순수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사실상 대우도 피해자의 입장이다.
이미 88년 (재)홀리랜드의 부채관계로 성지원 땅이 법원경매로 넘어가자 대우는 입찰에 나서 40억원대에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공익법인의 재산처분을 강제로 집행할 수 없다는 규정에 묶여 뒤늦게 낙찰무효가 되고 말았다.
현재 공사대금 45억원에 대한 토지가압류 조치를 해두는 한편(재)홀리랜드의 파산결정까지 받았지만 정씨가 이해당사자로 버티고 있는 한 쉽사리 재산 처분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씨 또한 망신창이가 된 (재)홀리랜드의 운영권을 되찾는 것은 이득보다 손해가 크다.
애초의 순수한 뜻으로 기증하고자 했던 증벌리 땅 34만평을 되찾는 것이 최선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을 듯 싶다.

정씨의 진실과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는 또다른 전투를 치러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견뎌온 12년의 악전고투를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닐 수 있다.
법이 만인에 평등하다는 경구는 법에 무지한 사람에게는 어쩌면 섬뜩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정달용씨 :
개인이 사회교육사업을 펼치기가 어려워 능력있는 인사를 찾았던 것인데,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었다.
명백한 사기극임에도 불구하고 12년이 되도록 진실규명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힘없는 사람을 짓밟으려는 위정자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김옥선 씨:
정씨는 토지만 기증했을 뿐 그동안 재단에 필요한 자금은 내가 부담했다.
정씨에게 이사장직 승계를 약속한 적도 없고,이사해임도 의도적으로 구비서류를 내지않아 취해진 조처다.

윤모씨와 성지원 토지매각 협의도 정씨가 먼저 접촉해 70억원에 사라고 권했는데 재단소유로 등기돼
있으니까,나를 찾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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