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회비 세금인가, 모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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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회비 세금인가, 모금인가
  • 권혁상 기자
  • 승인 1998.06.2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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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조세' 주민마찰 … 동사무소 '울며 겨자먹기' 징수

모금 수수료 통장협의회 회식비로 지출
진천군 자율징수 50%수준 '절반의 성공'

대한적십자사가 일선 시 · 군의 업무협조를 통해 징수하고 있는 적십자회비가 또다시 말썽을 빚었다. 충주시 교현2동 통장 31명은 동사무소에서 적십자회비 모금실적에 따른 수수료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지출해 왔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동안 준조세 형식으로 동사무소 직원과 통장을 통해 세대별로 모금해온 적십자 회비는 잦은 민원마찰로 행정 공무원들의 골칫거리로 여져져왔다. 또한 지난해 자율납부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진천군의 경우 적십 자회비 모금실적이 목표액의 5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모금방식에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충청리뷰’ 가 적십자 회비모금과정에 대해 밀착취재했다.

더도 말고 목표액만 채워라
청주시는 지난 1월말부터 3월까지 98년도 적십자회비를 모금했다. 최종 모금액은 4억 1948만원으로 올 목표액의 98% 수준이었다. 지난해말부터 불어닥친 IMF 한파를 감안하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모금에 나선 동사무소 직원들과 통장들은 예년보다 한층 심한 주민반발에 부딪쳤다. ‘적십자 회비가 무엇에 쓰이는 돈인데, 해 마다 꼬박꼬박 내라느냐 말입니다.

 이건 뭐 세금도 아니고, 무슨 불우이읏돕기도 아니고 그런데 집집마다 다 걷어가니 영문을 모르겠어요” 반발하는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렇다. 세대별로 보통 11천∼3천원까지 징수하는 적십자회비는 통장들의 방문수금을 통해 사실상 준조세처럼 납부해왔다. 해마다 자치단체별로 10%가량 목표액이 상향조정 되기 때문에 그만큼 주민부담도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시에서 목표액을 정하는 것이 아니고 적십자사에서 매년 목표액을 내려보내면 각 구청으로 나누고 다시 동사무소별로 할당해서 모금하는 것입니다. "할당액은 동별 세대수와 경제성있는 업체 분포수에 따라 정해진다. 일반회비는 세대별로 통장들이 직접 걷지만 특별회비는 관내 요식업소나 기업체등을 상대로 동사무소 직원들이 대체로 만원이상씩 받는 것이 보통이다.

용암동의 경우 올해 2930만원을 배당 받아 100% 목표액을 채웠다. 예년보다 일반회비 징수실적이 낮았지만 동직원들이 특별회비 모금에 적극 나서 가까스로 목표액을 달성했다. “특별회비를 걷기위해 직원들이 낮에는 관내 업소 · 기업체를 돌고 행정 업무는 야근을 하면서 끝내는 이중고를 겪었습니다. 지난 3월에 목표액을 채우느라고 다른 동사무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용암동시컥무소 직원의 말이다.

5% 수수료는 어디로 갔나
동사무소에서는 모금실적이 서로 비교평가되기 때문에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징수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올해 상당구의 경우 대부분 목표액에도 달하면 즉시 모금을 중단해 100%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모두 모금을 마쳤다. 다만 소매업체가 밀집한 성안동의 경우 특별회비 배당액이 높았으나 경기악화로 호응도가 낮아 전체 모금실적이 목표의 84%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가 정한 올해 1차 목표액이 8억300만원이며 모금액이 8 억400만원으로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모금 실적에 따라 해당 자치단체에 모금총액의 5%에 해당하는 교부금을 지급하고 있다. 업무 위탁에 따른 수수료 성격이지만 사실상 일선 동사무소에서는 이러한 교부금을 통장협의 회 회식비나 사무실 경비로 편법지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청주시 모금액 4억2천만원 가운데 5% 2천만원이 교부금으로 일선 동사무소로 배분됐고 대부분 직원 회식 비 · 통장협의회 지원비등으로 쓰여진 것으로 확인됐다.
“동별로 몇십만원 수준인데 특별한 용도로 쓰기도 애매하다. 무엇보다도 일선에서 고생한 통장들의 노고를 생각할 수 밖에 없고, 본청에서 적십자회비 교부금 지출에 대한 지침을 내려준 것도 없다보니까, 그냥 관행적으로 동사무소와 통장 협의회에서 활용하고 있다”일선 동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자율모금방식 정착돼야
적십사회비 모금방식에 대한 주민과 행정공무원의 반대가 심해지자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진천군이 자율징수 시범 지역으로 지정돼 자발적인 모금을 벌였다. 일반회비는 농촌과 도시지역으로 나눠 1천,5 천원까지, 특별회비는 5만원이상 형편대로 낼 수 있도록 업체별로 지로납부 용지를 발송했다. 또한 반상회보나 방송 등을 통해 적극적인 주민홍보 활동를 병행했다. 하지만 목표 액인 1천만원의 절반밖에 모금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시범지역을 확대해 충주 · 제천시도 자율모금 방식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목표액인 1억8천만원을 채 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에대해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측은 “적십자사의 사회활동 에 대한 폭넓은 홍보를 통해 자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모금실적 여부에 상관없이 98년까 지 도내 50% 지역을 자율모금 방식으로 바꾸고 99년에는 전 지역에 이같은 방식을 적용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북지사는 모금된 회비의 20%를 중앙회에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자체운영하고 있다. 올해 주요사업으로는 청소년 · 장애인 · 노인복지 시설에 도내 112개 봉사회의 2200여명에 달하는 봉사원 들이 지원사업을 벌이게 된다. 또한 129 응급환자 정보센터 운영과 충북적십자혈액원 시설 개선에도 예산지원을 하게 된다. 청소년 적십자 봉사사업 (RCY)과 무료진료 활동등 지역보건사업및 수상안전 홍보 사업등에도 지원하고 있다.
이에대해 일부 주민들은 “적십자 활동이 정부지원을 벗어난 순수 민간활동의 취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 정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는 본래 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IMF 상황을 맞아 반 강제 징수하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 다만 적십자사도 인력감축등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절감을 하고 새로운 상황에 대비한 적극적인 타개책을 마 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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