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금융사고 해외도피자 실태

전 충북상호신용금고 회장 민병일씨 검찰 출두

강인호 · 박영자 · 이웅기씨등 해외 도피
인터폴 통한 강제소환 등 검거 방안 시급

95년 7월 충북상호용금고에서 600억원대의 거액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피했던 민병일 전 충북상호신용금고회장(60)이 도피생활을 끝마치고 지난 21일 검찰해 출두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민씨는 당시 자신이 경영하던 충북상호신용금고에서 거핵을 횡령한 것이 재정경제원에 적발돼 지급정지명령을 받기 직전 미국으로 도피한 뒤 2년 6개월여만인 지난 1월19일 김포공항으로 입국, 서울에 거주하다 최초로 귀국 사실이 지역언론에 공개되면서 검찰에 출두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를 '안식처'로 여기고 도피했던 범죄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민씨의 검찰출두로 인해 지금까지 도내에서 거액의 금융 범죄후 해외로 도피한 경제사범에 대해 검찰의 보다 적극적인 수사와 함께 인터폴 등을 통한 수사의 공조체제 및 강제 소환 등이 활발히 추진돼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거액의 금융사고를 낸 뒤 해외로 도피한 경제사범으로는 지난 94년 1월 300억원 부도를 내고 달아난 '한전 아줌마' 박영자씨(58)와 강인호 전 운호학원 이사장 (57), 대웅철강 임훙기씨(53) 등이 있다.

미 도피후 귀국 검찰 출두 민병일 전충북상호신 회장
충북상호신용금고에서 6백억원대의 거액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달아났던 민병일회장은 지난 21일 밤 8시 20분께 청주지검에 자진 출두해 밤샘 조사를 받은 뒤 이튿날인 22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청주지검은 민씨를 상대로 지난 89년부터 95년까지 충북상호신용금고에서 회장으로 있으면서 △ 차명대출을 가장 한 횡령 139억원 △ 고객예금 횡령 179억원 △ 콜론예탁가 장 횡령 189억원 △동일인 여신한도 초과 103억원 등 610억원을 횡령한 부분을 집중추궁했다.

또 검찰은 지난 95년 수사 당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횡령 관련자가 있는지 여부, 횡령자금의 사용처, 범행수법에 대해 계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민씨는 범행사실을 대부분 순순히 시인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지고 있으며 검찰은 이미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던 처남인 최명식 전 충북상호신용금고 영업과장, 정진택 이사 (정진택 전 진흥건설대표와 동명이인임) 등의 형이 확정됐기 때문에 공소유지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민씨는 검찰에 출두하면서 "1당초 사건직후 곧바로 출두할 예정이었으나 여권기간이 만료돼 입국하고 싶어도 미국에서 출국이 되지않아 늦어졌다” 며 “여러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혀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검찰에 출두한 민씨는 오랜 도피생활로 인해 다소 초췌한 모습이었고 "앞으로 충북상호신용금고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며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한 죄값을 치루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자진출두해 조사에 응하고 있는 민씨는 지난 95년에 조사된 혐의사실에 대부분 인정하고 있지만 일부 사실은 부풀려져 있다며 억울암을 호소하기도해 검찰의 수사진전에 따라 혐의사실에 대해 정확한 전모가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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