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담보 450억 대출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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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담보 450억 대출 '수수께끼'
  • 권혁상 기자
  • 승인 1998.03.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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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테마/내덕농협 불법거액보증사건】

(주)거명냉장 윤태한씨, 1년새 4개 회사 소유 대출금 유용

이권업체 인수등 57억 유용 … '계획적 사기' 의혹
'청주판 봉이김선달' … 농협-한길종금 소송불가피

지난 1월 충북 최대의 금융사고 청주농협 내덕동지점에서 터졌다. 여신 재량한도가 10억원에 불과한 지점장이 사용폐기 된 구양식 서류로 무려 500억원을 불법지급보증해 준 사건이 었다. 농협의 보증서를 받아낸 청주출신의 냉장회사 대표 윤모씨는 대전 종금사로부터 450억원을 대출받았고 이 가운데 57 억원의 돈을 엉뚱한 사업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폐기물처리업 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충주에서 골프장 건립사업에도 나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지난해 12월초 농협 내부에서 불법사실이 확인됐고 검찰고발에 따라 지점장이 구속되고 충븍본부장은 대기발령을 받는 등 엄청난 회오리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수십억원의 대출자금을 목적 이외로 빼돌린 윤씨는 지난 2월말 뇌물공여와 공금횡령 혐의로 뒤늦게 구속 기소됐다.

이에대해 이번 사건이 단순 횡령사건이 아닌 치밀하게 준비된 사기극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았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가, 한 젊은 사업가의 무모한 사업확장인가, 아니면 철저하게 준비된 금융사기극인가, 사건의 전모를 ‘충청리뷰’ 가 추적 했다.

왜, 농협 내덕동지점인가?
96년 3월, 청주 연초제조창 맞은편에 위치한 농협 내덕동지점에 40대 초반의 말쑥한 신사가 나타났다. 지점장실에 들어선 40대 남자는 구현서지점장(48)에게 조심스럽게 명함을 건넸다. (주)거명냉장 대표 윤태한. 거명 냉장의 주소지는 경기도 안성군 일죽면 고흔리 산129-7번지. 경기도 소재 회사에서 충북농협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윤씨는 자신이 건립추진하고 있는 냉장창고 시설의 규 모와 사업전망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한 뒤 선뜻 수억원의 예금구좌를 개설했다. 이 돈은 윤씨와 가까운 제2금융권의 모씨가 마련한 것으로 (주)거명냉장의 토지구입비로 지출된 것으로 알려 졌다.

윤씨는 초기에 무리없이 예금 거래를 계속하면서 구지점장과의 친분관계를 쌓아나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지점의 입장에서는 수억원대의 예금주는 특별한 고객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호관계 속에서 마침내 윤씨는 구지점장의 집까지 스스럼없이 찾아다니며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접근한 것으로 전해진다.

96년 9월부터 윤씨는 내덕지점 명의의 지급보증서를 발급받아 대전 한길종합금흉으로부터 리스 자금을 대출받기 시작했다. 청주 지검 조사 결과 이듬해 9월까지 리스자금만 96억4천만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할인어음으로 350억원을 대출 받았다.

문제는 지급보증 당시 윤씨는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니 었다는 점이다. 지난 87년 가계 수표 부도로 인해 신용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권없는 이모 씨를 (주)거명냉장 대표이사로 등재한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대출당사자인 윤씨에 대해 농협 측이 별다른 사전검증없이 거액의 지급보증을 해준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실제로 구지점장 후 93녀 이저에 사욕했더 구양식에 직접 수기로 허위 지급보증 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담보조건도 없이 시설공사 를 하고 있는 회사에 3차례에 걸쳐 50얘원의 지급보증서가 발급된 것이다.

500억 불법에 대가는 1억원?
사실상 지점장의 여신취급 전결기준은 10억원으로 한번에 150억,200억원짜리 지급보증서를 발급한 것은 업무규정에도 명백하게 위배되는 것이었다.

구지점장의 엄청난 불법행위에는 그만한 대가가 제공됐다. 최초에 150억원의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준 뒤 윤씨로부터 3천만원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97년초 구지점장이 분앙받은 분평동 대우아파트 중도금 5천만원을 대납해 주는 형식으로 뇌물이 제공됐다. 심지어 시가 170만원 상당의 소나타 3승용차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농협 관계자들흔 “구지점 장은 직원 불교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뭔가 말못할 사정이 있다는 심증은 가지만, 본인은 소신 대로 처리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 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대출자금 어떻게 빼돌렸나
윤씨는 내덕지점의 지급보증을 통해 한길종금으로부터 모두 45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검찰조사 결과 (주)거명냉장 명의의 대출자금 가운데 50억원은 충남 보령에 소재한 폐기물처리업체 (주)화성산업의 지분인수 자금으로 빼돌 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거명 냉장 인근의 안성군 일죽면에 위치한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인 포아산업의 인수자금으로 7억원을 유용했다. 또한 본보 취재결과 지난해 9월 충주시 상모면에 자본금 1억원의 (주)무경이라는 법인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가 대표이사를 맡은 (주) 무경은 충주시가 민자유치 사업으로 추진해온 수안보 골프장 건립사업을 따내기 위해 급조한 회사로 밝혀졌다.

실제로 윤씨는 충북도 고위간부와 도의원의 인맥을 통해 충주시를 수차례 방문, 사업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는 수안보 관광활성화를 위해 골프장과 콘도미니엄 건립사업를 추진했고 현재 30만 평의 시유지를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하는 방법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윤씨는 충주시 고위관계자와 잇따라 접촉한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사전검토를 마치는등 최종 사업자 선정에 강한 지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씨는 냉장사업 명목으 로 빌린 돈으로 끊임없이 엉뚱한 곳에 재투자한 셈이다. 이밖에

▶24면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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