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명현 백학소주 사장

“백학소주는 계속 생산될 겁니다. 분명한 점은 백학소주가 타지역의 소주업체 경우처럼 100%넘어간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갖고있는 30%지분 몫은 그대로 남아있고 그런만큼 직책이야 뭐가됐든 저의 경영참여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동안 백학소주를 아끼고 사랑해주신 도민여러분께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조선맥주가 백학소주를 인수키로 했다는 발표가 있던 27일로부터 이틀이 지난 지난달 29일 만난 박명현사장은 복잡다단한 심경을 내비쳤다.
박시장은 지방소주업체가 처한 현실, 그릇된 주류업체간 경쟁, 정부의 정책 등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 백학소주를 조선맥주에 사실상 흡수 시키게 됐는데 심정은 어떠십니까.
“그동안 사랑과 질책을 보내주시면서 애환을 함께 해오신 도민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의 측면도 있었습니다.”

-지분 70%를 갖게 됐다는 것은 조선 맥주가 백학소주의 소유권과 경영권을 완전 장악하게 됐다는 것 아닙니까. 백학의 브랜드와 박사장의 향후 입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백학소주는 계속 생산될 겁니다. 분명한 점은 백학소주가 타지역의 소주업체 경우처럼 100% 넘어간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갖고있는 30%지분 몫은 그대로 남아있고 그런만큼 직책이야 뭐가됐든 저의 경영참여는 계속 될 것입니다.”

-이번 결점이 정말 불가피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까.
“외국의 예를 들겠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소주와 맥주 앙주 등 주종간 업체의 참여가 엄격히 구분돼 있습니다. 업체 서로가 상대업체 및 업종을 존중, 서로의 범위를 침범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주인 청주, 즉 오사케 생산회사는 전국에 527개사 정도나 됩니다. 기린 등 대기업 맥주회사가 오사케생산업종에 무분별하게 뛰어들지 않아요. 그래서 각 지방마다 특색있는 오사케가 수백종이상 계속해서 생산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 실정입니까. 우리는 정반대입니다. 소주회사가 비도덕적인 거래에 의해 맥주생산에 참여하고 맥주회사는 반대로 소주시장에 뛰어들면서 주류업계에는 이미 정도가 사라졌습니다. 이판사판식 공명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런판국에 지난해 지방소주업체 보호규정이 위헌판결을 받으면서 사문화된 이후 지방업체는 그야말로 대기업들의 무차별적인 인수목표가 되거나 정글법칙에 무방비로 노출돼 함몰하는 지경에 처해있습니다. 가 슴아프지만 백학소주도 이런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 이제는 의미가 없어졌습니다만 한때 부산의 대선소주와 합작했을때에도 지역에서는 실질적으로 백학소주가 넘어간 것 이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나돌았었습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입니다. 분명히 대선측의 참여지분은 25%였습니다. 대선의 참여이후 백학의 은행거래내역을 직접 확인해보십시오. 대출보증인은 사장인 제명의로 돼있습니다. 이같은 소문을 퍼트리는 진원지에 대해 감이 잡힙니다만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대응을 안해왔습니다. 올해초 대선과 손잡은 것은 이미 말씀드렸지만 주류업계에 닥친 엄청한 환경변화에 지방업체들끼리 살아남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생존전략이었습니다. 대선은 시원소주로 부 산시장을 92%까지 장악한 저력있는 회사 였습니다. 대선측에서는 따라서 충북을 발판으로 서울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려 했고
백학은 이왕이면 같은 지방업체끼리 합작해 명맥을 이어야겠다는 판단을 했기때문에 두업체간 협조체제 구축이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경남지역의 소주업체 3사들은 두산경월그린측에 1%의 로열티를 주고 그린소주를 생산하고 있어요”

- 이번 결정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시죠.
“지난해부터 두산측과 조선맥주측으로부터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두산측은 여력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외했고 조선맥주측과 협상을 벌여왔지요. 하지만 구체적인 조건들에서 서로 의견을 조정할 부분이 많았고, 이 기간이 길어져 약 10개월가량 소요됐습니다. 실제로 조선맥주측과 가계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달 20일이었습니다. 제가 조선맥주측과의 협상에 무게를 둬 온 것은 조선맥주는 타업체와는 달리 그동안 문어발식 경영에는 손 을 안댄채 주류업에만 외길을 판 전문업체라는 점때문입니다. 그만큼 욕안먹는 견실한 업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다른 맥주회사가 지난해에 큰폭의 적자를 본 데 반해 조선맥주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그 흑자규모가 약 1백억원되는 것으로 알고있는데, 동종업계의 고전에 비교 할 때 이는 엄청난 선전입니다. 따라서 이 같은 업체에 70%지분을 양도하는 선에서 백학소주의 명맥을 이어나가야겠다는 게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이런 면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치선의 선택으로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박사장은 주류업계간 대회전이 앞으로 소주시장를 중심으로 불가피하게 전개되고 향후 3년이 대회전의 명암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용적으로 볼때는 흡수이지만 기술적으로 볼때에는 대기업과 중소업체간의 제휴로 볼 수 있는 이번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나을 것인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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