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사기혐의 고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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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측 사기혐의 고발 위기
  • 권혁상 기자
  • 승인 1997.11.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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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낸 돈은 참가비가 드레스대여료와 비용경비로 쓰이는 최소경비다”

전국 규모의 대학생 미인선발 대회 주최자가 입상자들에게 약속한 장학금 5백여만원을 5개월이 지나도록 지급하지 않아 말썽을 빚고 있다. 더구나 참가 대학생들은 개인당 최고 2백50만원까지 참가비를 낸 것으로 드러나 순수한 UN평화사절단을 뽑는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상업성 행사로 변질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한 서울 본선대회에서는 1차 예심에서 탈락한 참가자가 최종 입상자로 발표되는등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바람에 TV방송계획이 취소되는 등 대회 수준 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당시 대회에는 자민련 구천서 의원이 명예대회장을, 충청전문대 정종택학장이 심사위원장을 맡는가 하면 김현수 청주시장까지 참석해 축사와 시상을 한 것으로 밝혀져 정치인 출신 인사들의 무분별한 ‘행시장 얼굴내밀기’ 처신도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장학금을 받지못한 일부 입상자 학부모들은 구의원과 김시장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한편 주최자를‘사기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나서는등 법정공방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월 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97년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충북 선발대회’에서 비롯됐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 선발대회는 국가별 대표를 뽑아 세계대회를 치르고 여기서 UN의 평화사절단을 선발하는 행사다. 지난해 11회 대회까지는 지방의 신청자들도 모두 서울에 모여 국제문화협회 주관으로 한차례 본선대회를 통해 입상자를 가렸으나 올해는 청주를 비롯한 지방 6개 도시에서 지역예선대회를 치르도록 대회방식을 바꿨다.

청주시에서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박명희씨가 지난 3월 국제문화협회 충북지부장을 맡아 충북 선발대회를 독자적으로 추진했다. 청주시 북문로에 임시 사무실을 개설하고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통해 4월 한달동안 청주 소재 대학을 중심으로 홍보전을 펼쳤다.

충북선발대회에서는 상위권 3명을 지 · 덕 · 체로 선발하고 후원업체인 새한텔레콤 · 초정약수 타운상과 우정상, 포토제닉상, 스마일상을 수상하기로 했다. 특히 지 · 덕 · 체 선발자는 각각 200만 · 150 · 1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후원업체상을 받은 학생도 졸업시까지 장학금 전액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것. 청주 · 대전지역 여대생 17명이 참가신청을 했고 개인별로 미용및 드레스 대여료 명목으로 1백50만원씩 참가비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2일 청주시의 후원으로 무상대여받은 청주실내체육관에서 행사경비 8천만원이 소요된 대규모 충북선발대회의 막이 올랐다. 명예대회장인 구천서의원이 축사를 했고 김현수 시장은 시상과 함께 무대에서 노래까지 부르는등 분위기를 북돋았다.

지 · 덕 · 체 입상자에게는 해당 금액을 적은 장학증서를 부상으로 전달했다. 나머지 입상자들에게도 소정의 장학 지급이 구두로 재차 약속됐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8명의 입상자 가운데 약속된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 새한텔레콤으로 선정된 학생만 회사로부터 학자금 지원을 받고 있을 뿐이다.

행사를 주관한 박지부장은 입상자 가운데 6명을 인솔해 6월 초 서울에서 열린 본선대회에 참석했다. 박지부장은 이때도 미용비 명목으로 1백만원씩을 요구해 대부분의 참가학생이 추가부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비영리 공익법인에서 대학생 평화사절단을 뽑는다는 행사에 참가하면서 개인당 2백50만원이라는 적지않은 재정부담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대해 박지부장은 “학생들이 댄 돈은 참가비가 아니고 드레스 대여료와 비용비로 쓰이는 최소 경비다. 며칠동안 의상과 머리, 화장을 돌봐주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액수다. 또 실제 참가학생 가운데 일부는 당초 신청자가 부족해 임시방편으로 인원을 채우는 과정에서 무료로 미용를 해 주기도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충북대회에서 1위인 지 수상자로 선발된 S전문대 이모양의 어머니 이동숙씨는 지난 5월 대회직후부터 박지부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장학금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지부장은 구의원 사무실을 통해 장학금을 지급하겠 다는등의 약속만을 되풀이할 뿐 아무런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씨는 지난 ?일 청주시장실로 찾아가 ‘이런 사기성 행사에 청주시장이 직접 시상까지 했으니 책임을 져야한다’며 항의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 했겠는가? 부족한 형편에 가까스로 1백50만원씩 들여 참가시켰는데 2백만원짜리 장학증서는 휴지조각이 되버렸으니, 이게 사기가 아니고 무엇인가. 더구나 서울 본선대회간다고 2백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가진 돈이 없어서 주지도 못했지만 이게 순전히 얘들 이용해서 돈벌이하자는 속셈아닌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이씨는 다른 피해학생 부모들과 함께 형사고발을 준비 하고 있다.

한편 장학금 지급문제를 놓고 구의원측과 박지부장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박지부장은 장학금 지급문제는 구의원이 후원하는 장학재단에서 지급키로 양해했다는 것이고 구의원측은 ‘전혀 사실무근’ 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행사협찬금이 당초 기대의 50% 수준도 안됐다. 구의원의 경우에도 처음엔 1천만원 정도를 부탁했는데 실제로 1백만밖에 받지 못했다. 결국 8천만원 예산의 행사를 치르면서 협찬비와 미용비 수입을 포함해도 지출경비의 절반밖에 안됐다.

 결국 명예대회 장인 구의원측에 부탁해 지상을 수상한 이모양에 대해서 충북발전연구소 장학재단에서 분기별로 3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해 주기로 했었다. 그렇게 해결되는 것으로 믿고 있었는데, 문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것이 박지부장의 말이다. 실제로 박지부장은 행사가 끝난뒤에도 이벤트비용과 임시사무실 인건비등을 제대로 주지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원 지구당사무실에서는 “왜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는지 모르겠다. 장학금 지급을 약속한 적은 전혀 없었고 다만 학부모중에 이씨가 계속 요구해 골치가 아프다고 하길래 일시불로는 곤란 하고 분기별로 30만원씩 지급하는 조건이면 고려해 보겠다고 했으나 결국 이씨가 분기별 지급을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만 것” 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행사 수준과 주최자의 능력 · 신용도 감안 하지 않고 행사조직위원회에 이름을 내민 인사들이 무더기로 망신을 당하는 촌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선거를 인식한 일부 지역인사들의 무분별한 얼굴내밀기 행사참여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여성의 상품화와 허영심 조장으로 비난 받아온 각종 미인대회가 순수한 대학 캠퍼스 마저 돈으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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