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재만의원 피살사건으로 침통한 분위기가 감돌았던 청주시 의회에 새로운 분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사건직후 경찰은 숨진 이의원 주변의 원한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 였고 의정활동 과정에서 불화를 겪었던 모의원의 이름까지 언론에 거명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해당 의원은 숨진 이의원과 자신과의 관계를 와전시킨 몇몇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을 검토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다행히 법적분쟁으로 확대 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청주시 의회 주변에서 끊임없이 나돌던 파벌대립의 단면을 또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현수시장과 집행부에 우호적인 ‘비둘기파’와 비판적인 ‘매파’ 의 갈등관계가 표출됐다는 것.

40여명의 선량들이 참여하는 시의회내에 다양한 목소리가 상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 만 시정평가와 사업계획에 대한 건강한 토론의 목소리보다는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에 따른 목소리가 크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는 ‘비둘기파’ 로 분류된 의원들의 지역구에 소규모 숙원사업비 예산이 집중지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53만 시민의 대표자들이 모인 시 의회에서 합리적인 논의와 건강한 비판이 사라진다면 청주의 미래는 없다. 눈앞의 이해관계 에 가려 ‘무조건적 동의’와 ‘비판을 위한 비판’이 맞부딪친다면 지방자치의 장래는 없다. 우 리의 선량들이 남은 8개월의 임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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