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은 봄의 시작이라는 입춘이었습니다. 오는 19일은 절기상 우수입니다. 바야흐로 완연한 봄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날도 많이 풀렸습니다. 사실 이러한 절기만 가지고 봄이 왔다고 단정 지을 수만은 없습니다. 절기에 따라 계절이 착착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대개 사람들은 봄이 옴을 반기곤 합니다. 이러한 반가움에도 ‘온도’는 존재할 듯 합니다. 물론 겨울이 감을 아쉬워하는 이도 있고 어느 누군가는 미지근하게 혹자는 뜨겁게 반길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잠깐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봄이 옴을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누굴까. 혹은 제설작업에 동원되는 공무원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전임 청주시장인 남상우시장 때 청주시는 ‘눈 없는 도시’를 표방하기도 했고 이에 따라 시청은 물론 구청과 주민센터 공무원들은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비상대기하던 시절도 생각이 납니다.
청주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설작업을 담당하는 곳은 재난관리과 복구지역담당입니다.

전화를 받은 손문철씨는 “글쎄요”라고 답을 주셨는데요. 기자의 상상 속에서는 고개를 꺄우둥거리는 손씨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담당공무원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지금도 눈이 오면 비상대기하는 것 마찬가지입니다.

손씨는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상황실과 재난관리과 직원들이 비상대기에 들어가고, 1800여 청주시 공무원들도 새벽에 나와 도로의 눈을 쓴다”며 “제설작업도 시정의 일환이기에 공무원들의 큰 불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는 답을 기대했던 기자생각과는 다르니 약간 김이 샜습니다.

이런 아쉬움을 알아채는지 손씨는 “올 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눈이 적게 내려 공무원들이 좋아했다”는 후문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청주시는 오는 3월15일까지 제설작업에 대비하는 자연재난대책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이 기간 내 눈이 오길 바란다면 혹시 싫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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