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게임장과 용암·하복대 대형업소 대부분 빠져
“기준 없는 ‘주먹구구식’ 단속 언제까지…”

충북경찰은 경품오락실의 사행행위 등 불법영업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고 최근 집중단속을 벌여 수십 곳을 적발했다.
그러나 이번 단속에서 계도나 고지 등이 없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단속이 이루어지고 또 소형업소 위주로 적발되자 일부 업소에서는 ‘어떤 기준과 원칙도 없는 실적위주의 주먹구구식 단속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청주 흥덕구청에 의하면 최근 이 지역에서 경찰의 서별 교차단속을 통해 적발된 업소는 가경동(3곳)과 사직동(3곳) 봉명동(2곳) 등 모두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텔게임장과 하복대 등 대형업소가 대부분 빠진 채 기계대수가 30대가 채 되지 않는 소형업소가 대거 적발되자 ‘경찰이 대형업소 단속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는 것.

소형업소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경찰이 마음먹고 단속을 한다면 대부분의 게임장이 단속대상이 될 수 있지만 어떤 곳은 단속을 당하고 또 바로 옆 업소는 단속을 하지 않는 등 원칙과 형평에 맞지 않는 단속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의혹을 사는 것 아니냐”며 “불법영업을 뿌리뽑기 위해선 일반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단속에 임해야 하며 대형 업소 중심의 가감 없는 단속이 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불법사항 여부조차 몰랐다”
이번 적발에서는 특히 적발사항이 불법인지 여부조차 알지 못하고 단속을 당한 곳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도박·사행행위와 경품지급 위반 등의 불법영업이 단속이 위주가 됐지만 이번에는 불법간판 등 단속범위를 넓게 잡아 집중단속에 나서자 업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이번에 적발된 한 업주는 “가게를 인수받아 한 지가 2년이나 됐는데 그 동안 간판에 있는 그림이 문제가 되는 줄 몰랐고, 관계당국에서 구체적 설명이나 교육도 없었다. 그러한 관련법이 있는 줄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경찰은 어떠한 계도나 경고 없이 마구잡이식 단속을 통해 실적만 높이고 있다”며 비난했고,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동네오락실이라 장사도 잘 되지 않는 상태에서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알지도 못했던 사항으로 단속을 당하고 나니 가게문을 열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다. 장사가 잘 되는 대형업소는 놔두고 동네만 돌며 단속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구청 관계자는 “경품게임장에서의‘상품권’지급이 합법화되면서 현재 경품오락실은 크게 늘어 현금지급행위가 성행하고 있고, 경품지금 위반(2만원 한도초과)행위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합동단속 등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오락실의 사행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고 있다”며 “게임장을 오픈하거나 양수 양도시 유통관련업자의 준수사항을 세부적으로 교육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통관련업자 준수사항에서는 사행행위금지와 청소년에 대한 경품제공금지, 그리고 사행성을 조장금지 등의 항목이 있을 뿐 업주들이 제기한 구체적인 예시나 설명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불법 사항에 대한 교육 등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사행성 오락실에서 피해를 입는 시민들이 상당한 만큼 경품오락실의 불법영업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단 단속이 시작되면 업소간의 연락 등을 통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