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새누리당 공천 치열한 곳은 어디?
새누리당 공천 후보 허덕이지만 충북은 예외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여야의 공천 신청 현황을 살펴보면 4년 전인 18대 총선 때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민주통합당에는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고 새누리당은 인물 기근난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9∼11일 3일간 전국 245개 선거구의 국회의원 후보자를 접수를 받았다. 전국 230개 선거구(미등록 15개)에 713명이 몰렸고 전체 경쟁률은 2.91대 1이었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경쟁률 2.0대 1과 비교하며 50% 가량 치열해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보며 임종석 사무총장은 12일 공천신청 결과와 관련, “어느 때보다 정치변화와 정권교체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공천심사를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적게 공천신청을 하고 있어 접수 기간을 5일 연장하며 참신한 인물을 찾고 있다. 


여야 모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참신한 인물을 내세워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여야가 4·11 총선 공천 심사를 본격화하면서 ‘기득권 배제’ 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지만 세부 기준과 물갈이 폭에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후보자의‘도덕성’에 무게를 둔 반면 민주당은‘정체성’ 평가를 대폭 강화했다.

새누리당은 중진 의원 용퇴와 텃밭에 비례대표 공천을 배제하고 민주당은 신인 후보들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공통적으로 여야 모두 조직 동원력과 인지도 면에서 유리한 현역 의원보다 정치신인을 배려해 물갈이 폭을 넓히겠단 것이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지역구 현역 의원 하위 25%를 원칙적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수도권 9개 지역에 이어 자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경북 지역을 비례대표 의원들의 공천 배제 지역으로 넓히기로 했다.

무엇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공천 잣대로 내세웠다. 기본적으로 도덕성이 미달되면 무조건 공천에서 제외시키겠단 것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9일 “도덕성에 걸리면 무조건 공천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밝혀 공천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심사를 엄격하게 적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공천 잣대 '엄격한 도덕성'

도내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치열한 공천이 예상되는 곳으로는 충북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 흥덕을, 흥덕갑, 제천·단양을 꼽고 있다.

자유선진당에서 당적을 옮긴 이용희 민주통합당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인 충북 남부3군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누가 공천을 받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본선에서는 여·야 맞대결로 갈 공산이 크다.

현재 새누리당 심규철(54) 전 의원과 박덕흠(59) 대한전문건설협회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두 후보가 선두를 다투고, 이용희 의원의 삼남인 이재한 민주통합당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15~16일 청주MBC 여론조사 에 따르면 새누리당 심규철(26.5%) 후보와 박덕흠(23%)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혼전을 보였으며, 이재한 민주통합당 (12.2%)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새누리당 두 후보는 일찍부터 공천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지난달 7일 “유권자에게 실질적으로 더 지지를 받는 후보를 가리자”며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제안하자 심 후보는 “공천방식은 특정후보의 제안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전략공천이든 국민경선이든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같은 달 9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어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을 치른 뒤 결과에 승복하고, 최종 공천자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밝혔다.

17·18대 총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심 후보는 도덕적 잣대가 엄격한 공천 과정을 박 후보가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본선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박 후보는 짧은 활동기간에도 불구하고 선두권에 올라서며 세를 과시해 심 후보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남부지역 전략공천설도

한편 최근 이 지역에서는 대전고검장을 지낸 최환(69·영동) 변호사가 오는 15일 새누리당에 입당해 공천을 신청하겠다고 밝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홍상표(55·보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새누리당 전략공천설도 나돌고 있어 향후 선거판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주 흥덕을 선거구의 민주통합당 노영민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김준환, 송태영, 오장세, 정수창 등 4명이다.

3선에 도전하는 노 의원의 기세를 꺾기 위해 새누리당으로선 경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변호사를 포함한 4명의 예비후보들도 대체로 경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송태영 예비후보는 지난 17대에선 경선에 실패한 뒤 18대 총선에서 노의원에게 11% 포인트차로 2위를 차지한 아픔을 갖고 있다. 낙선 이후 와신상담하며 꾸준히 지역구를 관리 하는 등 서민 정치인을 각인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지난 18대 총선에서 청주상당구 출마를 희망한 오장세 예비후보는 공천에 실패한 뒤 이번엔 선거구를 바꿔 흥덕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충북도 생활체육 회장을 맡아 활동하는 등 부지런히 표심을 파고 들고 있다.

치과의원 원장 출신으로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정수창 예비후보는 의외의 인물이다. 그는 21세기 의료 복지 시대를 맞아 의료 전문가가 국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6일 새누리당 복당이 확정된 김준환 예비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로 출마해 의외로 선전, 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의 복당과 국민경선을 전제로 의외의 결과를 이끌어낼 인물로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경선후보 충북선대 본부장을 맡는 등 박 비대위원장과의 인연도 깊다는 평가다.

윤경식 권토중래 가능할까

청주 흥덕갑 선거구는 민주통합당 오제세 의원에 맞서 새누리당의 고용길, 손인석, 윤경식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곳의 공천 관전포인트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경선실시 여부. 대체로 국민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국민경선이 실시될 경우 3명이 경쟁하는 새누리당에 먼저 관심이 간다. 40대 초반에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윤경식 예비후보는 지역민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은 정치 유망주였으나 이후 17, 18대 연거푸 현역 의원인 오제세 의원에게 패배한 아픔을 이번 19대에서 되갚겠다는 각오다.

변호사와 충북도당위원장을 맡은 경력을 토대로 견고한 조직도 갖춘 반면, 이번 19대 공천경쟁을 포함해 16년간 내리 4차례의 출마기회를 독식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예비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들에게 비해 50%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공천에 부적격 사유가 하나도 없다. 결국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지역에서 두번 이상 안 떨어져 본 사람이 없다. 왜 떨어졌냐를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고용길 예비후보는 전 청주시의회의장을 역임했음에도 불구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당내 '다'번 공천을 받아 낙선한 뒤 이번 총선에 이름을 올렸다.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고 뒤늦게 공천경쟁에 뛰어든 고 예비후보를 두고 항간에선 당시 도당위원장이었던 윤 예비후보의 후순위 정당공천에 대한 항심(抗心)이 출마요인이라는 말도 회자되고 있다.

중앙당 청년위원장인 손인석 예비후보는 당초 비례대표 출마가 유력시 거론되다가 갑자기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처지에서 기득권만을 우선해선 안된다는 게 출마의 변이다. 젊은 층의 정치변화에 대한 욕구와 혁신을 담아내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이들 세 후보는 모두 박근혜 대표와의 특별관계를 강조하며, 공천을 낙관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천·단양의 경우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이 총선 후보로 유력시 되고 있다. 하지만 중앙당에선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구에선 물갈이를 해야 당이 변화를 보여 주며 뭔가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이런 공식 때문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엄태영 전 제천시장과 민경환 한국노인복지운동본부 충북대표가 물망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엄 전 시장은 송 의원에 대해 “제천중·고 15년 대선배로 깍듯이 모시고 있다”면서도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내가 선임 당협위원장이었다. 내가 시장에 나가려고 반납한 위원장을 송 의원이 자민련에서 와서 맡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엄 전 시장은 송 의원의 나이까지 언급하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한나라와 민주의 싸움인데 70세인 송광호 의원보다 젊은 사람, 민주당내 진보와도 소통할 수 있는 내가 나가야 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 전 시장은 공천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여의도연구소가 여러 가지 안을 내놓겠지만 경우의 수는 전략공천, 현역교체, 경선이다. 당에서는 경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략공천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에서 정신 나간 공천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충주 재선거가 끝나고 나면 민심이 읽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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