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이희영·글=이재표

‘짜장’하면 ‘짜잔’하고 으스대던 한나라반점(-飯店)이 새누리반점으로 신장개업했다. 대표주방장의 음식솜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고객들이 등을 돌린 지 5년째고 최근 배달사고까지 겹쳐 폐업 후 재 창업까지 검토하던 터였다. 그러나 고객들이 영악해져서 ‘위장폐업’했다가는 욕만 더 먹을 게 뻔했다. 간판만 바꿔달 거면 차라리 옛 상호가 낫다느니, 새누리는 중국집이 아니라 유치원 이름 같다는 내부비판도 거셌지만 ‘나라에서 누리로’ 스케일을 키우자는데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기가 눌려있던 민주관(-館)은 시민요리사까지 참여하는 공개경연을 펼쳐 주방을 보강하고 민주통합관(-館)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5년 전 주방보조가 대표주방장이 되고 시민요리사 ‘문(文)’이 가세한 것뿐인데, 최근 동네 짜장주문의 40%를 독점하기 시작했다. 주방장 차석이 된 또 다른 ‘문’은 부산에 분점을 내고 연말에는 전주협(전국주방장협의회) 회장선거에도 나갈 기세다.

그러나 민주통합관이 오만해졌다는 업계의 지적도 있다. 민노각(-閣)과 참여루(-樓) 등 짜장의 서민음식 복귀를 주장하는 영세업체들은 ‘짜장고급화’를 추구하는 한나라반점에 맞서 진보성(-城)으로 통합하고 짜장값도 홀 기준 3000원까지 내렸다. 또 민주통합관과 주문전화만이라도 통합하기로 암묵적 합의에 이른 상황이었다. 그런데 민주통합관이 최근 밀려드는 주문에 흐뭇해 짐짓 딴청을 부리고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짜장값이 비싸다”고 아우성치던 서민들이다. “아무리 삼선짜장이라도 9000원은 못 낸다”고 불매운동이라도 벌일 것 같더니 삼선짜장이 8000원으로 인하되자마자 곳곳에서 ‘이왕이면 삼선타령’이다. 이참에 새누리반점이 신장개업 이벤트를 정문에 써 붙였다. <학생들에겐 아침짜장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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