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어린이재단 실태조사 단 1건…상담실 이용은 0건
폭력대처 인식교육 절실… 교육청 '행복 4중주' 운영

충북어린이재단 학교폭력예방교육 현장 자료사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대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충북어린이재단이 최근 학교폭력예방활동을 위해 초등학생 1377명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응답자 240명 중 단 1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교폭력전문기관이나 청소년 상담실에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1명도 없었다.

이는 충북어린이재단이 오랫동안 학교폭력을 당해 오면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거나 학급 내 따돌림 문제를 제보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대구, 광주를 비롯해 대전과 충북도에서 발생하자 예방활동을 위한 실태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충북어린이재단은 그동안 학교폭력예방교육을 받아온 5개초 4∼6학년 137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1일부터 같은해 12월31일까지 학교폭력실태조사를 벌여 왔다.

그 결과 응답자의 25%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학교폭력을 당해본 경험이 있었다. 학교폭력 유경험자의 20%는 기분 나쁜 말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 성적놀림을 당한 경우도 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건을 빼앗긴 경우도 5%에 이르렀다. 학교폭력 횟수로는 응답 학생의 6%가 늘 항상 이뤄지고 있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 42%는 가끔, 18%는 자주로 응답자의 66%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었다.

반면에 학교폭력이 전혀없다고 답한 학생은 10%, 거의 없다고 답한 학생은 24%로 모두 합쳐 34%에 불과했다. 폭력을 가하는 이유로는 32%가 장난, 상대 학생이 잘못해서 21%, 오해와 갈등 13%로 답했으며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도 6%나 됐다. 학교폭력을 당한 후 도움을 요청한 학생은 53%였으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학생도 절반에 이르는 47%로 나타났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유로는 '일이 커질 것 같아서'가 28%로 가장 높았으며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란 답변도 19%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16%, '보복 당할 것 같아서' 11%,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서' 7%, '야단 맞을 것 같아서'가 4%로 나왔다. 그럼 학생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을까. 부모에게 요청한 학생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학교선생님이 28%, 친구에게 알려 요청한 경우도 21%나 됐다.

충북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최근 오랜시간 동안 학교 폭력을 당해 오면서 주변에 도움 한번 요청해 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안타까움이 컸다"며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도무을 요청해 봤자 일이 더 커지거나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심지어 고자질한다는 그릇된 편견도 갖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와 상담실에 도움을 요청한 학생이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관계자는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를 당했거나 목격을 했을 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하고 해당 학생들이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 같은 생각에더 학교별로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폭력예방프로그램를 마련해 폭력에 대한 인식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학교폭력 예방교육인 CAP(Child Assault Prevention)과 학교폭력예방 교육인 NO-Bullying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충북도교육청은 27일 학교폭력예방 사업으로 오는 3월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행복4중주'( SPTC·Students Parents, Teahers and Community)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1시간씩 의무적으로 초등학교는 공감능력향상과 대인관계증진, 자기주장훈련, 분노조절, 징후인지 프로그램, 중·고교는 학교폭력 유형과 폭력문화 바로알기, 인권, 자기통계훈련, 집단따돌림, 금품갈취, 언어·사이버 폭력,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학교자율 과정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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