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추태산 발여호미(前推泰山 發如虎尾)"앞은 태산처럼 무게를 두고 시위는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쏘라" 영화 ‘최종병기활’에 나오는 주인공 신궁(神弓) ‘남이’의 대사다. 국궁의 화살은 정말 빨랐다. 그러나 그 빠름은 부드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러한 묵직한 빠름을 목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포착하기 위해 초당 열 컷을 찍는 카메라의 셔터도 화살의 빠르기를 따라 잡기가 어려웠다. 태산과 같은 무게에서 나오는 힘과 호랑이 꼬리처럼 말아 쏘는 데서 얻어지는 탄성은 화살의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 속도 중의 하나를 잡기 위해 터트린 셔터로 가까스로 하나를 건졌다. 화살은 과녁을 향해 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향해 쏘는 것이다. 국궁을 통해 결국에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수양하게 된다고 궁사들은 전한다. 심신을 단련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정신이다.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가 되어 무심(無心)의 경지에서 활을 쏠 때에만 과녁에 명중 할 수 있어 정신 수양 효과도 뛰어나다. 20년 경력의 명궁 6단 최석규(60)씨가 우암산 자락 ‘우암정’에서 전통 각궁(角弓)으로 화살을 날리고 있다. 20년 전 위암 수술 뒤 활을 쏘며 심신을 회복했다는 최씨는 이후 대학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궁에 대해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바쁜 일 상속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활시위를 당겨 본다면 세사에 찌든 심신을 가다듬고 새롭게 정진할 수 있지 않을까. 저 화살을 보라! 팽팽함이 이완되며 바람을 가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