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독자위원들을 만나다

이번 3조 독자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흥미롭다.

지난 2009년 사법개혁 1인 시위에 이어 올해 한미 FTA 1인 시위를 11차례 진행 한 바 있는 자발적 열혈 시민운동가 이석호 사무국장, 아직도 기사에 대한 촉이 녹슬지 않은 전직 기자출신으로 홍삼 팔며 명절 시즌에 특수를 누리고 있는 이재근 대표, ‘의리의 라피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나꼼수’ 이전에 했던 방송 '뉴욕타임즈'에서 피자 후원에 감사하며 표현한 명칭)를 운영하며 유기농을 사랑하고 정봉주 전 의원은 더욱 사랑하여 그의 팬클럽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최종예 대표, 얌전하게 식약청 산하 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 후원모임 시민광장에 ‘충북 1호’로 이름을 올린 연미영 연구원, 거기에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함께하고 싶다며 참석한 ‘개념남’ 이기창씨까지.

모임은 사뭇 진지한 이석호 국장과 분위기를 즐겁게 띄운 이재근 대표의 수고로 값지고 의미 있었다. 공식 모임을 파한 후, 이 대표의 제안으로 남자들은 술자리를 함께 했다. 다음날 신문 마감에 대한 부담으로 1시간 만에 술자리에서 냅다 도망친 기자를 부디 용서하시길. (다음에는 끝까지 함께 할게요. 의리!)     

이석호(49) 청주자전거타는사람들 사무국장

지역 신문사들이 극히 일부를 위한 찌라시 수준에 해당하는 기사 밖에 쓰지를 못하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충청리뷰>가 제대로 길을 잡고 다수를 위한 신문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독자위원을 신청했다. 언론매체에 잔소리꾼이 많이 생겨야 신문이 제대로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북에 미디어 활동가가 없다면 그 역할을 <충청리뷰>가 해 줬으면 한다. 지역에서 튀는 기자, 튀는 독자들이 필요하다. 다양한 것들을 다뤄줘서 독자들에게 ‘신문에 이런 것도 실리는구나’ 경험을 시켜주는 것도 있었으면 한다.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서도 광고인지 기사인지 약간 애매모호한 것들을 볼 수 있었다. 기사면 기사답게 써주길 바란다. <중앙일보>가 삼성제품들을 옹호하는 기사들이 생각나 우려가 들었다. 지난호에서는 영진교통 문제가 심각함에도 택시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진단이 빠져 아쉬움을 더했다.

더불어 작년에 실린 인문학 강좌들 기사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읽었다. 인문학은 엄혹한 시대에는 불온해야 하는데 말랑말랑한 인문학 강좌였다. 올해는 다양한 인문학 강좌들이 시도되어 새로운 인문학에 대한 접근을 <충청리뷰>가 보여줬으면 한다.  

이재근(47) 한국인삼공사 정관장 중앙동점 대표

<충청리뷰> 첫 소식지 나올 때부터 꾸준히 애독해 왔다. 그동안 다른 지역 언론보다 심층성이 뛰어났고, 한정된 지면임에도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핵심만 뽑아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최근 2~3년 전부터 초심을 잃지 않았나 싶은 마음에 전보다는 관심이 떨어졌다.

그래도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커버스토리 '경계선 마을을 가다' 기사는 이슈를 가지고 소외되는 지역을 꼼꼼히 가서 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쓴 것이 좋았다. 피플 & 라이프 1면에 실린 사진을 보고도 가슴이 뭉클했다. 한땀 한땀 땀흘리며 배추를 심었지만, 배추 폭락으로 한포기도 뽑지 않고 눈에 덮인 배추를 보고 있는 농민의 심정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신문 속지에 제호가 없다. 어떤 사람이 우연히 <충청리뷰>를 봤다 해도 제호가 없어 어떤 신문인지 모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제호를 넣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오탈자가 너무 많다. 성인들이 볼 때는 바쁘고 정신없어 그럴 수 있다고 이해 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볼 때는 '기자가 국어도 몰라'라고 생각하며 신뢰감을 떨어드릴 수 있다. 문맥이 끊어지는 경우도 있던데 앞으로 조금 더 세밀하게 신문을 제작해 달라.

최종예(44) 피자집 라피자 오가니카 대표

그동안 중앙의 큰 이슈에만 관심이 많았다. 충북에 살고 있으면서도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충청리뷰> 초대 대표가 도종환 시인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 호감을 갖고 있던 차에 남편도 관심 있게 읽고 있어 독자위원으로 함께 하게 됐다.

이번호에서 ‘문화동 편지’를 보며 공감을 많이 했다. 아이 키우기가 너무 힘든 세상이다. 정책은 잘 마련해 놓지 않고 전시성으로만 보여줄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 ‘우암세평’ 기고글도 반가웠다. 한국작가회의 회원들이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임진각에서 강정마을까지 총 527Km를 걸으며 고생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글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이다.

참여하고 싶었지만 못했는데 참여하는 분이 글을 써 줘서 정이 많이 갔다. 다만 참여한 날짜에 대한 오타가 있어 아쉬웠다.

전당대회 돈봉투 관련 기사에선 충북 정치인들이 받았는가 안 받았는가에만 초점을 맞춰서 썼다. 그것에 대한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고승덕 의원이 돈을 받았다는 것을 이야기한 노림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도 없었다. 독자들에게 물음표를 던져주는 것도 좋지만 사안을 좀 더 깊이 다뤄주면 더욱 좋겠다.

연미영(37)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식품영양산업단 연구원

<충청리뷰>의 존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셨을 때, <충청리뷰>가 깊이 있는 취재와 기사로 역할을 해 주는 것을 보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시민광장>이라는 유시민 진보통합당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의 충북광장 대표이지만 그간 지역 사회에 해 온 일이 없었다. 유 대표를 단순히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지역 사회에 좋은 향기를 풍겨서 그를 돋보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독자위원으로 지원하게 됐다.

커버스토리 기사를 보며 지역균형발전 주장에 공감을 했다. 다만 기사를 보며 수도권과 지역의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전국의 전반적 균형발전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 기사는 너무 반가웠다. 지역이 소외받는 것은 지역경계발전이 아니라 결국은 문화가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미술품들을 소장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전시나 관람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

<충청리뷰>가 이것이 진행되는 과정을 꾸준히 취재하고 시민들의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을 만들어 내었으면 한다. 다른 곳에는 도립미술관이 있지만 충북에만 없다. 실제로 문화를 접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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