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교육청 학교폭력실태조사 은폐 의혹 제기
'피해사례0으로'메시지… 청주·괴산·증평 초등교사 양심선언

▲ c초 교사 양심고백
지난 5일 오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는 '충북교육청의 폭력집단(일진회) 실태조사 은폐조작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논평을 냈다. 한마디로 지난해 10월 충북교육청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시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이다. 당시 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 학생 20만408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서 학생 99.78%(20만3621명)가 폭력집단인 '학교서클이 없다'고 응답했으며 폭력집단이 있다고 응답한 0.08%(154명)도 개별면담 결과 출신학교 동아리 등으로 사실상 폭력집단이 없었다는 결과를 내 놓은 바 있다.

당시 초등학생 127명(0.14%), 중학생 21명(0.04%), 고등학생 6명(0.01%)이 학교폭력집단(일진)이 있다고 대답했으나 교육청은 초등학생은 개별면담을 통해 폭력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고 중·고생은 출신학교별 동아리로 결과적으로 학교폭력집단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주, 괴산·증평의 관할 아래 있는 초등학교 현직교사들은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식의 형식적인 실태조사가 지난해 3월 청주 G고 학생 자살 사건에 이어 청주 S중 학생 타살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제공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실제 청주 A초등학교는 업무담당자가 각 담임교사들에게 결과를 '0'으로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B초등학교는 담당자가 결과를 보고하려고 하자 '경력이 짧아 잘 몰라서 그러는 모양인데 골치 아프니 없다고 보고하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괴산·증평의 C초등학교는 설문조사 결과 18명의 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드러나 괴산·증평교육지원청 관계자에게 보고했더니 오히려 '관리자와 상의했느냐''진짜 이렇게 많으냐'라는 은근한 압박을 받은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인정해야 대책도 세운다"
결국 이 같은 형식적인 실태조사가 원인을 해결하기보다 키우는 꼴이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청주 S중학교에서는 학교 강당에서 친구 7명과 놀던 학생(13)이 가슴을 밟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건으로 한 학생은 숨지고 가해학생은 법원 소년부에 송치되어 사법처리를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이는 해당학교와 교육청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기 보다 학교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해 축소 은폐하거나 가리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낳은 결과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교수지원팀 최동하 장학사는 "지난해 10월 이뤄진 실태조사는 예전과 달리 피해실태조사였다"며  "기존에 가해학생 선도를 위한 실태조사가 잘 드러나지 않아 경찰과 더불어 학기초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했음에도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을 인식해 이례적으로 실태조사 보고서까지 요구했다.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기 보다 사실확인을 위한 재차 질의 과정에서 생긴 오해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 장학사는 "이제 교육청이 학교폭력집단(일진회)을 인정하는야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대통령까지 나서 대책을 강구하라고 했고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어 조만간 매뉴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도 교과부의 지침에 따라 '학교폭력전담팀'을 꾸려 운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교육청·경찰 전담팀 운영

한편 도교육청은 이날 이기용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대책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또 충북지방경찰청도 지휘관 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안전드림팀을 운영 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학교폭력신고사이트(www.safe182.go,kr)를 운영하는가 하면 모바일 웹&앱에서 신고 가능한 '안전Dream'애플리케이션도 개발, 휴대폰 무료문자(#0117)로 신고를 받을 예정이다. 또 이를 학교 가정통신문과 전광판, 지역 방송, 현수막을 통해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학교폭력 안전드림팀은 찾아가는 범죄예방 교육은 물론 전담 조사관을 지정해 피해자를 배려한 찾아가는 맞춤형 조사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재범방지 선도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여경 서포터를 지정해 상담·지원하는 사후적 피해자 돌봄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경기청과 서울청에서 운영 중인 스쿨폴리스 제도를 청주, 청원, 충주, 제천교육지원청에 시범 도입해 학교폭력 점담경찰관 4명이 교육지원청내 인권지원센터에서 학교폭력 선도활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스쿨폴리스는 전문경찰관이 교육청에 상주하며 비사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전담경찰관 제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법권이 신성한 교권을 넘어서는 행위로 교권추락의 단면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학교폭력 보장보험 인기…웃어도 되나
중학생 자살 등 잇단 사건에 문의 쇄도… 현수막 내걸기도

▲ 청주 서운동의 한 새마을금고에 내걸린 '아이사랑 안심보험' 홍보 현수막.
학교 폭력 문제가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호신술을 가르치는 학원이 특수를 누리는가 하면 피해·가해 학생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는 보험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서운동의 한 새마을금고에는 최근 태아에서 80세까지 보장한다는 '우리아이 안심보험 판매개시'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 보험은 강력 범죄로 인한 상해·폭행, 스쿨존 교통사고, 청소년 질환, 유괴·납치 피해 시 최고 5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다. 또 1사고당 30만원의 치료비가 별도 주어지며 깁스 1회당 10만원, 화상 1회 100만원을 지원한다.

동부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도 학교폭력으로 다치며 위로금을 최대 500만원가지 지급하는 보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동부화재의 대표적인 상품은 '프로미라이프 스마트 아이사랑보험'이다. 폭행이나 강도 등으로 전치 4주 이상의 폭력 피해를 보면 최대 300만원 한도에서 보상해준다. 흥국화재의 '더 플러스 사랑보험'은 학교 폭력과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에 최고 300만원, 폭행 상처 성형 수술비로 500만원까지 지원한다.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 굿앤굿 어린이CI보험'은 단순폭행은 물론 성폭력 피해자도 30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이 밖에도 메리츠화재의 '우리아이 성장보험 M-Kids', LIG손해보험의 'LIG희망플러스자녀보험', 한화손해보험 '아이드림 보장보험''한아름 플러스 종합보험, 롯데손해보험의 '우리아이 첫걸음 자녀보험', 삼성화재의 '엄마맘에 쏙 드는 보험' 등이 학교폭력 피해에 대해 최오 50만원부터 100만원 이상의 위로금을 보장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1년 전 출시될 당시만 해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학교폭력으로 대구의 한 중학생이 자살하는가 하면 광주, 대전, 청주 등에 학교폭력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문의전화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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