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파훼 100년된 청주읍성·임광수·한효주·이주섭·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2011 올해의 풍운아
이종배 충주시장

재선거로 찾아온 기회 윤진식 등에 업혀 압승

지난 10·26충주시장 재선거를 통해 등장한 이종배(54) 충주시장은 관운(官運)이 좋은 사람이다.
이 시장은 행정고시 23회로 충북도 내무과에서 공직을 처음 시작했다. 이후 행정자치부 자치행정과장, 청주 부시장, 충북 기획관리실장, 충북 행정부지사,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행정안전부 차관보를 거쳐 지난 6월 행안부 제2차관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그는 8월 차관직을 사임하고 10월에 있은 시장 재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후보로 충주시장에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도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만약 그가 10월 재선거에 나오지 않았다면 정권 말기 차관직을 수행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

그는 재선거에서 민주당 박상규 후보와 박빙을 벌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50%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물론 이번 재선거 승리에는 윤진식(한·충주) 국회의원이 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윤 의원이 현 정권 실세라는 이점이 없었다면 그의 화려한 데뷔도 그만큼 어려워졌을 것이다.

그가 큰 무리 없이 시장직을 수행하면 현직 프리미엄까지 보태져 재선, 3선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후엔 후견인 역할을 했던 윤 의원이 시간이 지나 물러나면 그는 막강한 국회의원 후보군 중 한명이 될 것이다.

그가 자의든 타의든 차관직을 사임하고 충주시장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것이 하늘이 내린 관운이라 일컬어지는 이유다. / 윤호노 기자 hono77@hanmail.net

2011 올해의 역사문화
파훼 100년된 청주읍성

읍성복원 관심 고조… 청주의 원형 찾자

▲ 국립청주박물관에 있는 청주읍성 입체지도.
청주읍성.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청주의 모습은 확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무 것도 없다. 올해는 청주읍성이 파헤쳐진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읍성복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청주읍성은 지난 1487년 축조됐으나 1911년 4월부터 4년 동안에 걸쳐 ‘시가지 개정’이라는 명목아래 모두 헐렸다. 일제가 한 짓이다. 일제는 더욱이 성벽을 쌓았던 돌을 하수구 축조공사에 사용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에 반해 낙안읍성·해미읍성·고창읍성 같은 곳은 살아 남았다.

지금은 18세기에 그려진 청주읍성도가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아울러 읍성내 성안길에서 발견되는 관련 문화유산들이 과거를 말해주고 있다. 청주시는 올해 처음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그래서 오는 2018년 북문터까지 발굴한다는 것. 아무리 읍성의 잔재가 없다고 치더라도 발굴조사는 너무 늦었다. 그 만큼 역대 청주시장들이 관심이 없었다. 서문근처 발굴조사를 했던 충북문화재연구원은 지난 7월 성벽 기초 적심석에 이어 성벽터 기초석 라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초석은 중앙공원 서쪽 출입구에서 YMCA쪽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시유지인 중앙공원 서쪽 담장에 성벽모습을 재현하고, 성안길 입구에 읍성 북문을 축조한다면 그런대로 읍성 이미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중앙공원 부근의 청주YMCA, 광명의원, 청주문화관 등을 철거하고 읍성 우물터가 나온 우리은행 부지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곽도시 청주, 생각할수록 아쉬운 이름이다.
/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2011 올해의 냉정한 CEO
임광수 회장

임광토건 부도에도 임 회장은 재산순위 60위

건설업계 전반에 한파가 몰아친 한 해라고는 하지만 충북 출신 재경사업가 임광수 씨가 회장을 맡고 임광토건의 부도는 지역 경제계는 물론 건설업계에서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1927년 설립돼 토목을 기반으로 성장한 임광토건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건설회사였다. 하지만 올들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고, 골프장과 사옥까지 매각하며 현금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결국 지난 11월 24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임광토건의 부도는 아파트 건설사업 진출 후 미분양과 금융권의 PF압박이 겹치면서 초래됐다. 대한민국 건설 면허 1호로 국내 최초 건설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임광토건의 부도는 충격적인 사건임에 분명하지만 기업회생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사주인 임광수 회장은 여전히 개인 재산순위 60위권에 포함되는 재산가인데다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옥까지 매각했지만 은행 가압류 전 경영진의 투자금으로 회수해 채권은행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또 기업회생을 두 달여 앞두고 감자를 통해 900억원대의 자금이 대주주와 관계사로 빠져나갔다.

채권단은 임광토건이 자구노력은커녕 기업회생을 염두에 두고 꼬리를 자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충청일보를 운영하던 중 노사문제가 불거지자 일방적으로 직장 폐쇄 조치를 해 비난받았던 전력도 있어 동정론조차 일지 않고 있다. / 오옥균 기자 oog99@cbinews.co.kr

2011 올해의 충북 스타
한효주

백상예술대상 TV 최우수 연기상, CF 퀸 예약

충북 출신 연예인 중 올해 가장 빛난 스타는 누구일까. 최근 ‘나는 가수다’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는 박완규(청원)일까. 일본에서 배용준에 비견되는 인기몰이를 하는 장근석(제천)일까.

걸그룹 홍수 속에서 분전하고 있는 시크릿 전효성(일신여고)이나 에이핑크 박초롱(충북여고)이 거론될 수 있을까.

모두 올해 브라운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누구보다 빛난 별은 단연 배우 한효주(25)였다. 한효주가 지난 5월 26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4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한효주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동이’에서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최씨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소지섭과 함께 출연한 영화 ‘오직 그대만이’가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최근에는 한류스타 이병헌과 함께 영화 조선의 왕에 캐스팅됐다. 영화 조선의 왕은 올드보이의 작가 황조윤과 그대를 사랑합니다의 추창민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내년 개봉을 목표로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한효주는 무려 9편의 CF에 출연하며 차세대 CF 퀸을 예약한 상태다. 9편의 광고는 한효주와 함께 CF 퀸을 다투던 김연아와 김태희보다 많은 수치이다. 한편 한효주는 청주 율량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청주여고에 재학 중 데뷔 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곡고등학교로 전학 후 졸업했다.
/ 염귀홍 기자 yoemi@naver.com

2011 올해의 기부천사
이주섭

여든셋, 봉사는 끝나지 않았다

올해 충청리뷰가 주목한 기부천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고액기부자가 아니다. 하지만 평생을 이웃을 돌아보며 살아온 이주섭(83·사진 맨 오른쪽) 씨의 숭고한 실천은 어떤 고액기부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다가온다.

현재는 내덕2동에 거주하는 이 씨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쌀가게 등을 운영하며 5남매를 키워냈다.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 이 씨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졌고,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형편껏 나눔을 실천해왔다. 금전적 기부만 했던 것이 아니다.

기부 외에 그가 생각한 또다른 나눔은 봉사활동이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이 장애인이나 노인들이 모여 사는 시설이었다. 음식을 만들고 목욕을 도와주고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18년이 됐다. 2007년 안양시는 이 씨에게 ‘자원봉사 3000시간 인증패’를 전달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몸이 불편해진 이 씨는 5년전 딸이 살고 있는 청주로 이사했다. 하지만 딸 부부에게 부담주기 싫어 열 두 평 남짓한 아파트에서 홀로 살았다. 몸을 추스린 이 씨는 다시 복지시설에 나가 봉사활동을 재개했다. 이제는 50대 딸도 함께 봉사활동을 다닌다.

최근에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전달해 달라며 10㎏ 쌀 50포를 동 주민센터에 기부했다. 지난 6일에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현금 120만원을 지정 기탁하기도 했다. 20년간 표내지 않고 해왔던 나눔의 실천은 동 주민센터 직원들에 의해 세상에 소개됐다. 이후로도 이 씨는 세상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며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내덕2동 주민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 씨는 추워진 날씨로 인해 시름이 커진 이웃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쌀을 전했다. 직원들의 설득으로 간단한 전달식도 가졌다. / 오옥균 기자 oog99@cbinews.co.kr

2011 올해의 최고 스포츠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

“내년에는 꼭 이기고 말거야”

올해 충북 최고 스포츠팀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를 선정했다. 청각장애를 지닌 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2002년 9월 창단됐다. 창단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며 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올해 성심학교 야구부는 다시 주목받았다. 지난 1월 개봉한 정재영 주연의 영화 글러브를 통해서였다. 비록 영화의 흥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관객들에게 성심학교 야구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한 지난 2일과 9일 MBC스페셜에서 다시 성심학교 야구부의 1년간의 기록이 방송됐됐다. 방송에서는 한국 최초의 청각장애인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길원이, 일반학교를 다니다 전학을 온 주장 준석이, 졸지에 야구선수가 된 원진·경진·현배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와함께 아이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박정석 야구부장과 박상수 감독, 교장수녀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메이저리거인 추신수(클리블랜드)선수와 성심학교 야구부와 인연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11월 10일 추신수선수는 성심학교를 방문해 야구용품을 후원하고 선수들의 타격자세를 지도한 바 있다.

성심학교야구부는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53개의 고등학교 야구부 중 최약체로 뽑힌다. 올해 펼쳐진 고교야구 광역리그(전라중부권)에서 펼쳐진 전패를 했다. 하지만 첫승이 가능했던 경기도 있었다. 지난 7월 17일 펼쳐진 전주고와 경기에서 성심학교는 7-9로 아깝게 패하며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성심학교는 올해 펼쳐진 13경기에서 팀타율 0.071과 방어율 15.04를 기록했다.
/ 염귀홍 기자 yoem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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