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 인터뷰
민주통합당 젊은 후보들 컷 오프 통과···내년 총선서 야전 사령관 되겠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이 지난 16일 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공식 결의하고 '민주통합당'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수임기관 합동회의에서 통합 정당의 당명과 당헌, 강령을 확정했다. 당명은 '통합민주당'과 '시민민주당'을 놓고 막판 협의 끝에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으로 최종 결정됐다.

통합정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새해 1월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실시하기로 했으며, 본선 투표는 대의원 30%, 시민ㆍ당원 70%의 비율로 반영된다. 지난 26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한명숙, 문성근,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박영선, 이강래, 박용진, 이학영 등 본선 진출자 9명을 확정했다.

▲ 이인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
두드러진 것은 이인영과 박용진이 약진이었다. 이들이 예선에 통과함으로 '세대교체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인단인 중앙위원 762명 중 729명(투표율 95.7%)이 참석한 가운데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 개표 결과, 예상했던대로 친노 계열인 한명숙 후보와 문성근 후보가 본선 관문을 먼저 뚫었다.

이어 세대교체론의 박영선 이인영 진보신당 부대표를 지낸 박용진, 호남주자인 박지원 이강래, 시민사회 인사인 이학영, 지역주의 극복을 호소한 김부겸 등의 후보가 9위 안에 들어 당 대표를 포함해 6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대에 출마하게 됐다.

세대교체 카드로 한명숙 대세론 공격

15명의 후보자 가운데 신기남 이종걸 우제창 김태랑 김기식 김영술 후보가 탈락했으며 민주당은 관례에 따라 후보자별 순위와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예비경선은 민주통합당의 양대 축인 옛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 462명과 300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원이 1인3표를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친노와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고 세대교체와 지역구도 탈피를 내세운 후보들이 부상함에 따라 내년 총ㆍ대선을 앞두고 당내에 변화와 쇄신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예선을 통과한 9명의 후보는 29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TV토론회와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민주통합당은 이날부터 다음달 7일까지 본선 투표에 참여할 시민ㆍ당원 선거인단을 모집한다. 시민ㆍ당원 투표는 9~11일 모바일투표와 14일 전국 263개 투표소 현장투표로, 대의원 투표는 15일 전대 현장투표로 각각 진행된다.

복수의 소식통은 “486 단일후보로 추대된 이인영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통합야당 지도부 경선에서 세대교체 카드를 통해 한명숙 대세론을 공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전 최고위원 캠프에서는 현재 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상층부를 다수 장악하고 있는 한 전 총리 대세론을 흔들기 위해서 구정치인과 신정치인 구도를 통해 당내 세대교체를 완성한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면에 나오면 야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한 전 총리가 역부족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경선과정에서 중요한 메시지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인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일각의 고향 충주 출마설에 대해 "내년 4·11 총선에선 '정치적 고향' 서울 구로에서 출마할 생각"이라며  "학연·혈연·지연을 고려하면 태어나 20년을 산 충주가 (당선하기)좋은 곳은 사실이지만, 어려울 때 힘이 돼준 조강지처(구로)를 버리고 새 장가를 갈 순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고향 충주를 '1인 치하(윤진식 의원을 두고 한 말)'에 두어선 안 된다”며 “나를 대신할 젊고 유능한 주자 2∼3명 가운데 옥석을 고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은 내년 총선에서 구로에서의 설욕을 씻고 재기에 성공하고, 고향 충주엔 유능한 주자를 내세우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충주 출마 NO, 구로 출마 YES

그는 또 당내 486 대표주자로 불린다는 것에 표현과 관련해서 “486세대로 불려지는걸 원치 않는다”며 “40대를 어리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또 그 단어 자체가 기득권의 상징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통합민주당의 성과에 대해서도 풀이했다. 그는 “(민주당이) 친노세력(혁신과 통합을 의미)과 통합하면 칠삭동이, 시민세력까지 더하면 팔삭동이, 노동까지 합류하면 구삭동이, 진보정당까지 아우르면 만삭동이가 될텐데 아쉽게도 현재로선 구삭동이가 됐다”며 “당권은 공중전을 하려는 지휘관보단 실전경험이 풍부한 현장(야전)지휘관이 잡는 것이 내년 총선의 승리를 위해서도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후 <충청리뷰>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정권에 대해 “디도스, 형님, 사촌오빠 등 측근 게이트로 이제 완전 끝난 정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한나라당에서 인적쇄신, 대통령 탈당 등이 나오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한편으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며 “한나라당에서도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짐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나서지 않았다면 이명박 정권은 끝이었을 것”이라며 “박 대표가 나오면서 적어도 반은 탈색한다고 봐야 한다. 박 대표가 다시 나와서 민주당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 대표의 대항마로 한명숙 전 총리가 아닌 민주통합당 지도부 경선에 세대교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 “빡빡한 싸움 될 듯”

이 전 대표는 또 대선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우리가 완승하거나 완패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 본다. 빡빡한 싸움이 될 것"이라며 "민주통합당이 단지 그냥 통합당이 아니라 혁신된 통합당으로 가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전당대회에서의 부정적인 모습 털지 않으면 그리 낙관 할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통합진보당이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역구 양보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그것은 통합진보당의 주관적 기대다. 민주진보대통합으로 가야만 한다"며 "지분 할애 방식으로 보여주면 그것은 민주적 절차도 아니고 대중이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전 최고의원은 정치적 꿈이 어디까지냐는 물음에는 “정치적 꿈은 무한대로 두는 것이 좋은데, 현실속에서 작아지니까 정당한 곳에서 한 개인이 욕심이나 욕망과 관련된 것이라면 언제든지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도 “총선에서 과반수 승리가 되고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 총선에서 야전 사령관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제일 친한 정치인으로 김근태 전 의원을 꼽았으며, 김 전 의원이 투병 중인 것을 보며 마음도 무겁고 한편으로 더욱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규성, 우상호, 임종석, 김현미, 박영선 의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내 민주통합당 공천에 대해서는 “충북은 사람이 교체되는 것보다도 새로운 가치 정신 이런 것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충북이 가진 평균성, 표준성이 있다. 다른 지역과 다른 정치적인 특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 대통령이라고 자임한 이명박 후보의 바람 속에서 충북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됐다. 어떤 의미에서는 충북당이라고 할 수 있다. 내년에도 총선에서 승리하면 충북당이나 지방성 이런 것과 다르게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이 시대 가치의 확장을 충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