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 총소장(54)
“정부와 사회에서 보다 큰 관심과 지원있어야”

“그동안 금강산에서 치러진 마라톤 대회는 세 번 가량 되지만 지방차원에서, 그것도 언론사가 중심이 돼 열린 대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행사의 뜻이 각별하지 않습니까.”
이번 대회의 성사를 위해 대북 교섭창구로서 큰 역할을 한 (주)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 이윤수 총소장(54·상무)은 “충청리뷰와 함께 이 대회를 준비, 대과없이 치르게 돼 감회가 깊다”고 했다.

이 총소장은 “이번 대회는 금강산 자유관광지역내에 한정돼 열렸지만 조만간 남한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까지, 더 나아가 서울과 한라산에서 평양 백두산까지 전국토를 달리는 (역전)마라톤대회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 총소장은 “우리가 모두 노력한다면 이런 기대는 결코 비현실적인 꿈만은 아니다”고 했다.

75년부터 30년 가까이 ‘현대인’으로 살아온 이 상무는 99년∼2001년 2년여간 3대 소장에 이어 지난해 11월부터 5대 금강산 총소장으로 일할 만큼 남북 민간차원 교류의 최전선에 서 있다. “금강산 관광의 물꼬가 처음 터진 5년 전과 비하면 북한 현지인들의 대남 인식은 엄청난 변화가 있습니다. 금강산을 처음 찾는 분들에겐 (북한과 북한사람이)여전히 이질적이고 딱딱해 어색한 모습으로 투영되겠지만 남북한간 신뢰는 세월만큼 더불어 축적됐습니다.”

이 총소장은 “금강산 관광은 민간부문에서 굳게 닫힌 남북간 장벽을 뚫고 교류의 물꼬를 튼 기념비적 사건이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인정하기는커녕 폄하하는 분위기”라며 “현 정부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호주의를 이야기하는데 북한의 실정이 생각밖으로 어렵기 때문에 물리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평화시에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북측에 지원하는 ‘비용’은 교류와 대화없이 남북간 긴장이 고조, 대결양상이 가파르게 전개될 때 부담해야 할 기회비용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경제논리도 이 총소장은 상기시켰다.

“북한은 최근 1인당 식량배급량을 1일 600g에서 400g으로 무려 30%나 줄였습니다. 그만큼 북한의 경제사정은 비참합니다. 이런 가운데 2002년도 정부가 도서벽지 학생들의 금강산 관광 지원을 위해 책정하던 200억원의 보조금이 전액 삭감됐습니다. 부실카드사 지원을 위해 2조원을 쏟아붓는 우리 사회가 말입니다.”

이 총소장은 “금강산을 찾는 학생이나 노조 간부들은 북한의 실정을 육안으로 생생히 목격하면서 체제 자신감 뿐 아니라 동포애, 그리고 우리 사회가 현재 지향해야 할 목표등을 새삼 깨닫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만큼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관광에서 머물지 않고 소중한 가치를 재발견하는, 그래서 조국와 민족을 위한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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