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식 의원 “실무협상 임박했다더니…”

롯데가 충주에 맥주공장을 설립한다면서 제주도에도 맥주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주 맥주공장 건립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윤진식(한·충주) 의원과 이종배 충주시장이 이달 초 롯데그룹의 충주 맥주공장 설립을 위한 실무협상이 임박했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향후 전개과정에 세인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가칭 ‘제주맥주’ 사업 추진을 위한 민간사업자 모집에 따른 참가의향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제주도내·외 업체 4곳이 의향서를 접수했다. 의향서를 낸 업체는 도내 업체가 1곳, 나머지는 도외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구체적인 업체 명칭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고 있지만 본보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참가의향서를 낸 도외업체 중 한 곳은 롯데로 파악됐다. 때문에 롯데의 제주맥주사업 진출 타진이 충주 맥주공장 설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충주공장 설립을 위한 실무협상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일제히 나온 뒤여서 롯데가 충주와 제주를 저울질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으며, 이번 협상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윤진식 의원이 소위 뒤통수(?)를 맞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윤 의원 측과 충주시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 측은 “롯데로부터 제주도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충주로 오는 계획은 변동이 없다는 확답을 들었다”고 했다. 시 관계자도 “롯데가 투자지분 때문에 제주도에 참가의향서를 제출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충주공장 건립을 위한 진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롯데의 행보가 오해의 소지를 담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충주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제주맥주 사업 진출을 타진하는 것이 양쪽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물론 롯데가 충주시와 MOU(업무협약)를 체결한 것도 아니고, 기업의 특성상 보다 이득이 될 곳으로 공장을 설립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진행과정은 더 지켜봐야 한다.

충주시·윤진식, “아무 문제없다”

윤 의원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윤 의원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렇게 됐다면 의리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그동안 롯데 측 경영진과 여러 차례 의사소통을 가졌고, 조만간 롯데그룹 관계자와 이종배 시장이 만나 공장 건립에 필요한 실무적 협의를 벌일 계획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동안 순항을 타던 충주 맥주공장 설립이 롯데의 ‘제주맥주’ 사업 진출 타진으로 정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지,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제주맥주 사업 참가에 제주도내 단위 농협(지역농협)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의향서를 제출했고, 외국기업도 한 곳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오는 26일까지 구체적인 사업구상을 담은 사업신청서(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며, 제주도는 별도의 설명회를 갖지 않고 제안서를 토대로 심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제주맥주 사업은 제주도와 민간기업의 출자와 도민주 공모 등의 형식을 통해 추진된다. 자본금(455억원)은 민간사업자(70%)와 제주도(25%), 도민출자(5%) 등으로 조성된다. 자본금은 1단계(2013~2015년) 377억원, 2단계(2016~2020년) 68억원 등 2단계에 걸쳐 조성된다.

제주도는 1단계 사업의 자본금 가운데 25% 수준인 94억 원(개발공사 28억 포함)을 출자하게 도며,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안 66억 원을 반영해놓고 있다. 제주도는 구좌읍 용암해수사업단지 내 3만㎡에 제주지하수와 제주산 보리로 맥주를 만드는 공장을 세워 2013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맥주를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생산량은 1단계 1만 5000㎘, 2단계 3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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