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매 종편에 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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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매 종편에 쫄지 마!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12.14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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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조중동매(조선·중앙·동아·매경) 종합편성채널이 방송을 시작한지 보름이 지났다. 방송이라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시청률 0%대, 아무리 케이블 TV라고 해도 너무했다.

이렇게 형편없는데도 자사 신문을 통해 시청률 1위라며 대대적 홍보를 해대고 있으니 보는 이가 더 민망하다. 그런데 그것도 방송이라고 광고를 달라고 하는 모양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은 아예 대기업 간부들을 불러놓고 종편에 광고하라는 압박까지 했다.

요즘 조중동매 종편 광고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건 기업만이 아니다. 자치단체들의 사정도 비슷하긴 한가 보다. 벌써부터 조중동매 종편들이 지자체 광고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왔지만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리겠지 싶었다. 그런데 충북도가 앞장서서 조중동매 종편 예산을 세웠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듣자하니 충북도는 이미 2010년에도 예산을 편성했단다. 개국도 안했는데 미리부터 챙겨놓았다는 거다. 충북도의 대응은 참 실망스럽다.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챙겼다는 대목은 더 기막히다. 힘 있는 자들의 눈치를 보며 비굴해지는 모습도 떠오른다. 종편이 지역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진정 몰랐는지 묻고도 싶다. 충북도는 도대체 무슨 근거로 이런 예산을 편성한 것일까.

사실 충북도 언론홍보예산에는 ‘지급 기준’이란 게 없다. 있다면 관행이 기준이다. 신문 같은 경우는 발행 1년이 지나야 예산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면 정상적으로 방송을 시작한지 1년도 되지도 않았는데, 아직 검증도 되지 않았는데 예산부터 챙겼단 얘기다. 이명박 정부처럼 충북도도 조중동매 종편에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다.

예산편성이 자치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고 해도 지역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타당성 범위여야 한다. 지역과는 별 상관도 없는 방송에 돈을 주겠다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광고 효과도 그렇다. 시청률 0%대 방송에 무슨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난센스 아닌가. 게다가 이시종 지사는 민주당 출신 지사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정치적 행보를 보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종편 직접 광고영업 특혜

이명박 정부는 조중동매 종편에 엄청난 특혜를 주었다. 모든 특혜 가운데에서도 제일 폐해가 예상되는 특혜가 바로 지상파방송과 달리 광고영업을 직접 할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종편이 광고 안준다고 속된 말로 까대기 시작하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걸 광고주들은 잘 알고 있다.

종편이 처음에는 광고를 요구하며 협박을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이 광고 때문에 제대로 된 언론 역할을 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 땅위에 자본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은 없다. 삼성광고 없이는 진보언론도 연명하기 어렵다.

그나마 신문과 달리 방송이 더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미디어렙 때문이었다. 미디어렙은 방송사가 직접 광고영업을 못하게 함으로써 광고주 영향력을 막아주었다.

그리고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유지될 수 있었고, 지역방송, 종교방송이 살아갈 수 있었다. 이 장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미디어렙법을 진작 제정했다면 해결했을 수도 있지만, 국회에서 3년씩이나 손을 놓고 법 제정을 하지 않아 종편이 직접 광고 영업을 하게 했다.

여야는 연내에 미디어렙법을 합의처리 하겠다고 미디어렙 6인 위원회를 만들었다. 우리 지역 노영민 의원도 6인 위원회 위원이다. 민주당에서 조중동매 종편을 미디어렙에 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지만, 안심할 수 없다.

번번이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민주당을 봐왔기 때문이다. 미디어렙법 입법만은 꼭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 어쩌면 지역언론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며, 언론의 공공성을 지켜낼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조중동매 종편에 알아서 홍보예산 챙겨주는 민주당 출신 지사,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민주당 의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부디 이런 일만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시종 지사와 노영민 의원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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