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청에 의원 신상정보 유출 경위 진상조사 요구
교육청 "기사보다 많은 출장일 수 문제없다"… "검찰 고발"

▲ 지난 달 24일 충북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
<교육청 행정사무감사 언론플레이 논란>충북도의회 교육 상임위원회가 단단히 화가 났다. 지난 달 24일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전응천(64) 도의원이 학교장 출장일 수가 지나치게 많은 일부 학교장에 대해 지적한데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당의원의 허물을 찾아 재갈을 물린 형국이라며 분개하고 있다. 도 교육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의원의 신상정보가 어떻게 유출이 되었는지에 대해 도교육청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실은 12일 오전 그동안의 감사 결과를 도의회 해당 상임위원회를 찾아 보고했다. 그런데 전 의원의 신상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보다 출장일 수가 기존 언론에 보도된 것 보다 오히려 많아 별 문제가 안 되는 것처럼 전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전 의원은 지난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내 일부 학교장이 학생의 연간 등교일 수 202일의 77%에 이르는 무려 155일을 출장 다닌 학교장이 있는가 하면 70일 이상 출장을 다닌 학교장이 무려 96명이나 된다며 연구·지도하는 학교장이 아쉽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공교롭게도 도내 대부분의 언론들이 전 의원도 현직 교장 시절의 출장일 수가 적지 않음을 지적하고 나선 것. 더욱이 지우책인명(至愚責人明:지극히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나무라는 데는 총명하다)이란 말로 비아냥대면서 전 의원의 명예가 공공연하게 훼손됐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전 의원의 출장일 수는 제천 화산초등학교장으로 재직하던 2006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여 동안 91차례, 이듬해인 2007년 한 해 동안 171차례로 나왔다.

논점 비켜난 행정사무감사

일단 전 의원은 "현직 시절 자신이 그렇게 많이 출장을 다녔는지 몰랐다"며 "학교장이 누구냐,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되돌아오는 농촌형 학교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데 논점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아쉽다"고 해명했다. 이후 전 의원이 화산초등학교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같은 기간 출장일 수는 2006년 82회, 2007년 121회로 병 조퇴와 연가·특별휴가를 제외하면 59일 정도 차이가 난다(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상조사를 벌인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전 의원의 현직 교장시절 관외출장을 합치면 출장일 수가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전 의원의 현직시절 출장일 수는 다소 이견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피감기관이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날 교육의원의 개인 신상정보를 언론에 제공해 본질을 호도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출입기자의 행정사무감사 당일 통화내역을 도교육위원회에 제공하고 언론플레이가 아니었음을 해명했다고 한다.

실제 이날 제천 화산초등학교의 행정실장은 취재기자의 전화를 받고 전 의원의 현직시절 출장일 수를 불러줬다. 문제는 출장일 수만 불러준 것이 아니라 문밖에 나선 모든 횟수를 불러줬다는 것이다. 제천 화산초등학교 행정실장 K씨는 "정보공개에 대한 잠시의 갈등이 있었지만 문 밖에 나선 모든 횟수를 불러 달라고 해서 불러줬다"며 "신중하지 못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피감기관 폭로 의정활동 위축

사실 이날 출입기자는 행정사무감사장 모니터를 하다가 단순 호기심에서 전 의원의 현직시절 출장횟수를 취재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도의회 교육위원회 최미애 위원장은 "도교육청의 도움 없이는 전 의원이 학교장을 지낸 학교를 특징지어 짧은 시간에 취재를 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며 "피감기관이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의원의 과거를 캐어 언론에 제공할 경우 누가 무서워서 함부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도교육청 홍준기 감사담당관은 "정보제공자가 누구인지 특정 짓기 위해 교육청 전 직원을 조사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행정사무감사 당일 통화내역을 뽑아 본 결과 취재기자의 통화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최미애 위원장은 "도교육청이 개정정보를 허락 없이 공개한 것에 대해 반성의 여지가 없다"며 "법대로 하라고 했으니 고발조치는 물론 전 의원이 16일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문제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명예롭게 정년…40년 교직생활 흠집"
전응천 도의원 "선진지 견학 느낀점 전하고 싶었다"

▲ 전응천(64) 교육의원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전응천(64·사진) 의원은 "본의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 안타깝다"며 "학교장 출장일 수를 줄여보자 거나 수업 시간에 잠자는 학생 수를 파악해 보려 한 것은 피감기관을 곤란하게 하려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도의회 교육위원회 중점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농·산촌 작은 학교 살리기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말 일주일여 동안 일본 4개현을 다녀온 바 있다"며 "당시 하치모리·히가시 나루세·케센누마 시립 쯔키타테 초등학교와 토와타 시립 기리타 중학교를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4개 현 4개 초·중학교를 돌면서 공항에 마중을 나온 사람은 바로 학교장도 교사도 아닌 교육장이었다"며 "학교를 방문했을 때에도 우리를 환영하는 박수행렬은 볼 수 없었다. 우리를 인솔해 차량을 운전한 사람도 4개현을 담당하는 교육장이었고 브리핑도 학교장이 아니라 교육장이 했다. 그 시간에 학교장은 어떻게 하면 학생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되돌아오는 학교를 만들 수 있는가 연구 활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또 교사들은 학생들 수업 결손을 없애기 위해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일본처럼 우리도 학교장이 지역 기관장 행사 등에 참석하거나 도교육청 행사에 참여 하느라 시간에 쫓기기보다 학생과 학교를 위해 연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다"며 "방법론에서 잘못됐다면 그것을 지적하면 되지 개인 신상정보를 유출해 명예롭게 정년을 맞은 40여년 교직생활에 흠집을 내다니 분통이 터질 상황이다. 비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았지만 공개사과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