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버지를 따라가 처음으로 이용실에서 머리를 깎고 면도라는 것을 했습니다. 미용실에만 익숙했던 제게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머리를 깎고 뒤로 젖혀진 의자에 누웠습니다. 이내 뜨거운 수건이 제 얼굴을 감쌀 때 처음엔 조금 당황도 했습니다.

이어 이용실 사장님이 어떤 화장품(?)을 바르시더니 처음 보는 면도기로 제 수염들을 깎아 주셨습니다. 면도가 모두 끝난 후, 제 얼굴을 만져보니 집에서 혼자 면도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깨끗이 면도가 되어 있더군요.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친구에게 신기하기도 해서 자랑하며 얘기했더니 그것이 ‘실면도’라고 하더군요. 이용실에서는 실면도라고 써 있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실면도라는 표현 맞는 표현인가요? _ 편집국 메일 뽀롱이 아빠

전국이용사협회 충북 지부장 겸 청주시 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윤섭 사장님께 여쭈어 봤습니다. 충북 도청에서 구내 이발소를 하고 계시는 이 사장님은 “실면도라는 것은 이발소에서 쓰지 않는 단어”라고 답하셨습니다. 이 사장님은 “결혼 할 때, 화장이 잘 안 되면 솜털이 많이 나오지 않나. 실을 꽈서 붙어 있는 솜털을 뽑아내는 것이 실면도”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미용실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아마도 이용실과 미용실이 비슷하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약간의 착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전화 드린 김에 이용실 요금과 가격이 왜 천차만별인지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현재 충북 도내 이용실 평균 요금은 조발 10000원, 면도 8000원, 종합 12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 사장님은 “원래 협회에서는 적정요금을 받자고 하는데, 개인 사정이나 시설 등 주변 환경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받는다”며 “미용실에서 싸게 하니까 적게 받는 경우도 있고, 나이 드신 분들 용돈이나 벌으시라고 가격을 할인 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조발, 면도 뿐만 아니라 머리 감아 주는 것까지 따로 지불한다고 하더군요. 들리는 얘기로는 미국에서는 이발하는데 드는 비용이 30달러가 넘는다고 하네요. 미용실은 전국적으로 많이 늘어나는 반면 이용실이 점점 문을 닫고 있습니다.

미용실의 장점도 있는 반면 남자들만 이용하는 이용실의 장점도 분명 있습니다. 이번 주엔 어렸을 때 아버지 손잡고 따라가 머리 깎았던 추억을 되돌아보며 이용실 한번 이용해 보는 게 어떨까요? 이용실에서만 경험 할 수 있는 면도의 진수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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