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 꽃동네 산파 기려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제정

꽃동네 설립의 산파인 故 최귀동 씨(?∼1990년)가 재조명되고 있다. 음성군이 남다른 사랑을 전파하고 세상을 떠난 최 씨의 생을 기리고자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을 제정하고, 대상자 공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음성군은 29일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을 제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군은 대상자 추천, 서류심사, 현지조사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1명을 선정해 내년 4월 13회 품바축제 때 시상(상금 500만원)할 계획이다.

▲ 음성군 꽃동네 산파역할을 한 고 최귀동 씨를 기리는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이 제정됐다. 죽는 날까지 베풀고 떠난 최 씨는 ‘거지 천사’로 불리며 기억되고 있다. 사진은 최씨의 동상과 기념비.

응모자격은 개인으로 주소·국적·종교·성별의 제한이 없으며, 어려운 여건에도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따뜻한 사회 구현에 기여하거나 남다른 이웃사랑 실천으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되는 사람으로 정했다. 성금 기탁 등과 같이 일회성 활동에 그치거나 다른 사람의 지탄을 받는 자, 금고 이상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한 자, 최근 3년 이내 유사 성격의 상을 받은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귀동 씨는 생전에 ‘거지천사’로 불렸다. 음성군 무극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최 씨는 일제강점기에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심한 고문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일으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집안마저 풍비박산돼 깡통을 차고 거리로 나서야 했다.

병간호~장례 ‘거지 돕던 거지’

하지만 최 씨는 자신보다도 더욱 병든 몸으로 얻어먹을 힘조차 없어 굶어 죽어가는 거지들을 위해 구걸해 온 음식을 나눠주고, 병간호는 물론 죽은 사람을 손수 묻어주며 함께 살아갔다.

1976년 8월 무극천주교회 신부로 부임한 오웅진 신부가 팔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사랑을 실천하는 최 씨에게 감동해 걸인의 뒷바라지를 약속했고, 용담산 기슭에 판잣집을 짓고 오갈 데 없는 걸인들을 수용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꽃동네다.

최 씨의 미담이 알려지면서 1986년에는 카톨릭대상 사랑부문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최 씨는 당시 상금으로 받은 120만원을 꽃동네에 전달하며 “환자들이 편안하게 죽을 수 있는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것이 12억원이 투입된 지금의 노인요양원이 건립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최 씨는 세상을 떠나던 1월 4일, 마지막으로 자신의 안구를 기증하는 것으로 봉사의 삶을 마감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보내준 조의금으로 기념비를, 꽃동네 회원의 조의금으로 동상을 세웠다.

음성군 관계자는 “최 씨는 자기는 헐벗고 굶주려도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동냥을 했고, 그 사랑은 세계 최대의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탄생시켰다. 최 씨의 정신문화를 계승한 음성품바축제는 메마르고 이기적인 현대인에게 함께하는 사랑, 나누는 사랑의 고귀함을 일깨워 주는 명품 축제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은 내년 품바축제 시 제1회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시상식을 통해 음지에서 봉사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이를 전파하여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노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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