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장 재선거 과로에 축농증 수술까지 겹쳐 포기
전체 12명 중 충북 오제세 등 2명 포함될 찬스 놓쳐

▲ 내년도 예산안을 칼질하는 국회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 위원 12명 가운데 오제세, 윤진식 의원 등 도내 국회의원 2명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윤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윤진식(충주) 의원이 내년 예산안 결정과 관련해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에 내정됐다가 선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낳고 있다. 계수조정소위원회 위원은 한나라당 7명, 민주당 4명, 국회 비교섭단체 1명 등 모두 12명으로, 윤 의원이 포함됐을 경우 충북은 민주당 몫으로 선임된 오제세(청주 흥덕갑) 의원까지 모두 2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

윤 의원이 20일 계수조정소위 출범 직전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정가에는 위중한 와병설 등 갖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확인 결과 축농증 수술과 과로에 따른 요양 등으로 소위 활동을 포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몸져누울 정도로 중병을 앓고 있다는 소문은 부풀려진 것이었다.

윤진식 의원실 관계자 A씨는 “계수조정위원이 된다는 것은 지역구를 위해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다. 그러나 10.26 충주 재선거 때문에 피로가 누적됐고 축농증 수술까지 하게 돼 보름 정도의 통원치료 및 요양이 필요해 부득이하게 예결특위 및 계수조정소위 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계수조정위는 이름만 올려놓고 출석을 하지 못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는 중요한 자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름만 올려놓을 수 없는 자리”

윤 의원은 축농증과 관련해 지난 15일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서 16일 수술을 받았으며, 17일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현재 서울에 머물며 통원치료 중이며 21일 오전 충주대에서 열린 한국생산성기술연구원 에너지융합기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축사를 한 뒤 곧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A씨는 “안정을 취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정성을 많이 쏟았던 사업이라 잠시 들르셨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윤 의원이 건강상의 이유로 예결위 및 계수조정소위 활동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정당을 떠나 충북도와 민주당 모두 커다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충북도 간부 B씨는 “계수조정 위원 12명 중 만약 도내 국회의원이 2명이었다면 예산확보에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청주공항활주로 연장, 청남대 대통령역사문화관 등 굵직한 예산들이 많아 윤 의원의 활약에 기대가 컸지만 건강문제라니 어쩔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오제세 의원실 관계자 C씨도 “지역사업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서 이처럼 좋은 자리는 없다. 2명이 들어갔다면 당적을 떠나서 대단한 일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계수조정소위는 인원이 12명에 불과하지만 내년도 예산을 칼질해서 자르고 붙이는 등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측 예산안과 15개 상임위원회에서 증·감액된 예산안을 세입·세출 규모에 맞게 심사, 조율해 수정안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결특위와 본회의라는 절차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통과의례로 봐도 무방하다.

양대 선거 앞두고 치열한 예산전쟁

국회공무원 D씨는 “예결특위 위원들은 국회 정수가 50명이다. 각 당에서 차출된 예결위원 50명이 예산안을 놓고 싸우면 난장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대표선수인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씨는 또 “계수조정소위는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지역을 안배하고 의원의 전투력, 예산에 관한 전문성, 순번의 원칙까지 다양한 조건 등을 고려해 위원을 선임한다”고 덧붙였다. 예결특위 위원의 임기는 1년이지만 계수조정소위 위원은 열흘 정도로 한시적이다. 그만큼 짧은 기간에 격렬한 활동을 벌이는 자리라는 얘기다.

선임된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D씨의 얘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은 정갑윤(울산 중구) 위원장. 장윤석(경북 영주), 구상찬(서울 강서갑), 배영식(대구 중구남), 박성운(경기 고양 일산동), 이정현(비례), 이종혁(부산 진구을) 의원 등 모두 7명인데 영남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또 친박계 의원이 무려 5명에 달해 권력이동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의 복지예산이 얼마나 예산에 반영될지도 관심거리다.

민주당은 강기정(광주 북구갑), 박기춘(경기 남양주), 주승용(전남 여수),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등 4명이다. 호남이 절반이고 경기와 충북을 안배했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정책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전투력이 강한 의원들을 배치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비교섭단체의 몫인 1석은 자유선진당 임영호(대전 동구) 의원에게 돌아갔다.

계수조정소위는 21일부터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제주해군기지·등록금·무상급식 지원 등 여야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사업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삭감을 요구하는 지류하천정비 등 4대강 후속사업에 대해서 한나라당은 지속적인 사업이라는 이유로 삭감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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