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수 줄고 수당 많아…동료교사 업무가중·자질론 시비도
엄정한 선정 심사·평가 보고서·기간제교사 확충 등 대폭 보완

▲ 내년 본격 시행되는 수석교사제를 두고 교직사회에 벌써부터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실효없이 위화감만 조성할 것이란 반대론과 새로운 교직문화를 꽃피우게 될 것이란 찬성론이 대립되고 있다.
<수석교사제 시행 앞두고 찬반 논란>내년 3월 개학과 동시에 본격 시행되는 수석교사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시범기간 운영 4년여 만에 법제화 되면서 본격 시행되는 수석교사제는 제한된 교사 인력에 수업시수를 50%가량 줄여주면서 다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다. 또 업무 시간에 비해 수당을 매월 40만원씩 더 받으면서 같은 근속년수의 교사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할 것이란 지적이다. 수석교사가 받게 될 수당은 현행 교감 직책수당 25만원을 초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장학 컨설팅과 수석교사제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분이 애매모호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또한 시범 운영기간에 제출한 초·중·고등학교 수석교사제 연구성과 보고서가 부실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연간 2차례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1학기 연구보고서를 그대로 베껴 제출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교사들은 대학생 리포트 보다도 못한 보고서를 제출한 경우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호봉제를 중시하는 교사들의 경우 같은 경력을 자랑하는 교사들 사이 누가 누구를 위한 컨설팅을 할 수 있나 하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실 수석교사제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와 충북도 교육청이 교사들의 수업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3년째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직경력 15년 이상의 1급 정교사를 대상으로 자원자를 받아 학교장의 추천에 의해 심사 선정하고 있다. 현재 교내 연수 및 장학 활성화,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 수업 전문성 신장 자극 등을 성과로 주장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어 시범운영 기간 동안 제한된 교사 인력에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을 낳은 바 있다.

충북, 내년도 86명 선발 운영
하지만 교과부는 교장·교감의 71.7%, 일반교사의 64.1%가 수석교사제를 성과가 있는 것으로 여긴다는 '2009년 수석교사 시범운영 성과분석 정책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있다. 이는 내년도에 법제화 되면서 본격 시행될 경우 현행 교사 유형은 2급 정교사, 1급 정교사, 수석교사, 교감, 교장으로 나뉘게 된다. 수석교사는 초등학교 12∼14시간, 중학교 10∼12시간, 고등학교 8∼10시간 내외의 수업을 맡게 된다. 이는 현행 일반 교원 수업 시수의 50%에 불과한 상황으로 '일은 적게하고 수당은 더 많이 받아가는 형국'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충북은 내년 3월 수석교사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교과부로부터 71명을 배정받았지만 현재 86명을 선발· 운영하기 위한 서류 심사 과정을 진행중이다. 수석교사는 오는 12월9일 대상자가 확정돼 내년 3월 개학과 동시에 일선 초·중·고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한 수업 연구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찬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는 내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수석교사제의 현장 적합여부를 초·중·고 일선학교 교사 3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2%(192명)가 부정적인 의견을 낸 반면에 찬성은 19.8%(70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밖에 보통이다는 의견이 26.0%(92)의 답변이 있었다. 이 조사대로라면 수석교사제는 교사의 경력이 높고, 지도 학년이 높아 질 수록 반대 의견이 높았다. 수석교사제에 대해선 응답교사 86.4%(306명)가 알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으며 학교현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63.4%(225명)로 다수를 차지했다. 다만 수석교사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은 현장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56.1%(60)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정적인 의견은 교원추가 확충없이 진행될 경우 동료교사의 수업시수가 증가 할 것이란 의견이 57.7%(153명)로 상당히 높게 집계됐다.

"승진개념보다 새로운 교직문화"
시범운영기간 동안 수석교사로부터 조언과 도움을 받아본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5.9%(331명)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수업시수가 줄어든 반면에 연구활동비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선 76.3%(248명)가 '타당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를 확충하고 순환제 교사를 활용해 교사들의 업무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며 "시범기간 껍데기만 보고서에 자질론 시비가 대두된 만큼 선발 전형 절차를 보다 까다롭게 할 생각이다. 일단 단위학교에 학부모 위원을 40% 이상 참여 시키는 수석교사 추천위원회를 운영해 자격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차 추천자에 대한 서류심사를 거쳐 수업 동영상 심사, 수석교사 활용 계획서 심사, 컨설팅 심사, 사례 해결능력 평가를 거쳐 최종 심층 면접심사를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며 "서류 접수를 해도 자격이 안되는 사람이 수석교사가 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관계자는 "수석 교사제는 기존 교사, 교감, 교장의 일원화된 승진체계에서 벗어나 수업 전문성을 갖춘 평교사를 우대해 자기계발은 물론 동료교사의 수업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차원이다"며 "내년 3월 1일자 인사발령 이후 4년의 임기를 거치는 동안 매년 업적평가와 동료교사를 위한 컨설팅 실적 평가를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4년 뒤 종합실적 점수가 미달 되면 재심사에서 연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경력이 같기 때문에 동료교사의 평가를 받지 못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되며 수석교사는 승진의 개념이라기 보다 교직, 교사가 우대받는 새로운 학교 문화를 꽃 피우기 위해 동료 교사의 수업(교수) 연구를 돕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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