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준 사진부 차장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아라’ 개인적으로 좋아 하는 글귀다. 뜻은 다양하게 해석 될 수 있다. 결국 시야를 보다 넓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 독자로부터 기사와 관련해 전화를 받았다.

청주시 북문로 차없는 거리에 심은 금강송에 대해 ‘도심에서 느끼는 산림치유’란 제목의 사진기사였다. 차가운 대리석을 없애고 도시에 심어진 나무로 녹색을 볼 수 있다는 다소 긍정적인 기사였다. 독자는 이를 반박하며 소나무 몇 그루에서 얼마나 많은 피톤치드가 나오느냐며 도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그저 전봇대 같다는 항의였다.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본사 ‘그것을 알려주마’ 지면에도 실어 독자들의 의견을 물었고 의견은 분분했다. ‘이 도심에서 잘 자랄 수 있는가, 도심과 어울리지 않는다’ 등의 다양한 내용을 접했다. 그만큼 도시 한 가운데 생뚱맞을 만큼 우뚝 솟은 소나무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다.

기자는 얼마 전 ’도시의 보습력을 높여라‘ 란 주제로 기획취재를 마쳤다. 국내 여러 도시를 돌며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또 우리지역의 원흥이 방죽 사례를 보며 끊어진 생태네트워크 축을 연결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보았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도임에도 옥상녹화를 적극 추진하려는 자치단체의 의지는 다소 충격이었다.

▲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 사이 여백을 소나무로 채워 공간미학을 살렸다는 느낌을 주었다. 카메라 Canon 1D Mak Ⅲ, 셔터 1/400, 조리개 9.9, 렌즈 16~35mm, 감도 400.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의 시멘트 속에서 자연과 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돈을 들여 자연을 벗삼기 위해 주말이면 도시를 떠난다. 집안에 화분을 심고 자연과 흡사한 환경을 만들기 애를 쓴다.

그만큼 녹색은 인간에게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 사실이다. 도로에 심은 가로수는 차량의 매연을 정화시켜 주기도 해 공해를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알려진 바이다.

앵글에 들어온 소나무는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 사이 여백을 나무로 채워준 것이 공간미학을 살렸다는 느낌도 주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도 높이 솟은 나무를 바라보며 시선이 위로 향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도시미관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도시 설계 및 구상에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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