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인 자전 에세이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 출간

도종환 시인이 이번에는 자신의 얘기를 썼다. ‘도종환의 나의 삶, 나의 시’라는 부제가 붙은 ‘꽃은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다’(한겨레출판). 오랜 친구인 이철수 판화가가 삽화를 그렸다. 여기에는 가난과 외로움, 좌절과 방황, 해직과 투옥, 고난과 질병의 얘기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제까지 시인이 껴안고 살았던 것들이다.

그는 자신의 문학을 밀고 가는 가장 큰 힘이 좌절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키운 팔 할이 좌절과 고통이었다는 것. 시인은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서부터 부모와 떨어져 친척 집에서 자랐고, 부모님이 보고 싶어 자주 편지를 썼다.

편지 앞에 계절 인사를 쓰기 위해 바람과 별과 구름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폈고, 자연을 보는 눈을 길렀다. 가난해서 참고서 한 권 사보지 못했고, 그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또 결혼한지 몇 년 만에 아내를 암으로 잃고, 교사발령을 받은 뒤에는 전교조에 가입해 해직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시를 썼고, 마침내 시인이 됐다. 울면서 시를 쓴 날이 많았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의 시 대로 ‘흔들리면서 핀 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싯귀가 절절이 이해된다.

그 자신도 “이런 것들이 없었다면 시인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시를 사랑한다. 문학평론가 염무웅 씨는 “시인은 시를 쓰는 일과 깨달음을 구하는 일이 근본에 있어서 하나라는 점을 온 생애를 통해 증거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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