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골프장 5970만7106㎡ 道전체 면적대비 비율 0.8%
제주 2.2%, 경기 1.56% 이어 전국 3위…상당구 맞먹어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은 11월14일자 885호에 ‘골프장이 광주만한 나라’라는 기사를 실었다. 한겨레21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은 341곳, 공사 중이거나 행정절차가 진행 중인 곳은 197곳이다. 면적으로는 4억6463만4455㎡다.

광주면적이 5억128만4158㎡이니 광주보다 조금 작은 ‘골프나라’가 대한민국 안에 있는 셈이다. 제주도는 전체 면적에서 골프장이 차지하는 비율이 2.2%에 이르렀다. 경기도도 이에 못지않다. 골프공 딤플(보조개)처럼 곳곳이 골프장으로 파헤쳐진 경기도는 1.56%에 달했다.

▲ 충북에 조성 중인 골프장은 25군데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남이 15곳, 강원은 14곳.

충북도의 골프장 면적은 충북도 전체면적 7431㎢의 0.8%인 59.7㎢(5970만710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면적대비 비율에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3번째에 해당된다. 관광도인 제주도와 골프인구가 오래 전부터 집중돼 있는 서울 주변의 경기도는 그렇다 치고 충북의 골프장 비율이 제주·경기에 이어 세 번째라는 것은 놀랍기까지 하다.

도내에 골프장이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청주개발(주)(대표 임광수·임재풍)이 1986년 사업승인을 얻어 1989년 그랜드CC를 개장했다. 이듬해에는 충주시 금가면에 임페리얼레이크CC가 문을 열었으며 92년과 95년에는 진천에 중앙CC와 천룡CC가 개장했다. 2000년대 중반 이전까지 8개에 불과했던 충북도내 골프장은 2007년 2곳, 2008년 4곳, 2009년 3곳이 한꺼번에 문을 열었으며 지난해에도 2곳이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정리해보면 충북도는 현재 골프장 21곳이 운영 중이고 9곳이 공사 중이며 25곳이 추진 중이다. 추진 중인 골프장 수로는 단연 전국 1위다. 이미 골프장 포화상태인 경기는 추진 중인 골프장이 아예 없고 제주 역시 3곳에 불과하다. 경남이 15곳, 강원이 14곳으로 충북의 뒤를 잇고 있다.

한겨레 21이 전국의 골프장 면적을 광주와 비교했듯이 도내 골프장 면적을 지역의 시군과 견주어 봤다. 앞서 언급한대로 도내 골프장 면적은 59.7㎢로 면적이 가장 작은 증평군 81.84㎢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러나 청주시의 행정구인 상당구 69.01㎢와는 큰 차이가 없다. 상당구만한 ‘골프도시’가 충북도 안에 있다는 얘기다.


추진 중인 골프장 25개 전국 1위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골프장을 지을 때 골프장 터 소유주로부터 땅을 강제수용할 수 있도록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했다. 공공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골프장까지 도시계획시설로 분류해 강제수용하는 것은 주민들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헌재 결정에 따라 법을 고쳐야하는 국토해양부가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는 ‘업자’와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규칙을 들고 나왔다. 11월1일자로 일부 개정된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에 관한 규칙’은, 규칙시행 이전에 추진된 골프장은 헌재 결정에 따른 법 개정에 상관없이 주민들로부터 땅을 강제수용할 수 있다고 해놓았다.

사업타당성이 검토되지 않은 경우에도 헌재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강제수용을 합법화한 것이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은 “모두 160여개에 이르는 골프장이 특혜를 받게 됐다”며 “이는 땅을 강제로 빼앗긴 주민들의 피해가 아닌 골프장 사업자들의 피해를 줄여주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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