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서 정범구 의원 축사 생략, 민주당 반발

음성군에서 한나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민주당 국회의원 간에 팽팽한 긴장관계가 조성되고 있다.

불똥이 군의회로 번져 대리전 양상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음성군과 군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5일 음성실내체육관에서 650여명의 공무원들이 모인 가운데 공직자 한마음체육대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단상에 앉아 있던 정범구 국회의원이 축사에서 빠지자 정 의원과 일부 군의원들이 예정돼 있던 다과회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앞서 지난 6월에 열린 대소면 화합체육대회 및 열린음악회에서도 정범구 의원에게 축사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민주당 측이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지난달 11일 원남면지 발간 기념식에서는 한나라당 경대수 중부4군 당협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정작 국회의원에게는 축사를 시키지 않고 당협위원장에게 축사를 하도록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군수가 같은 당 경대수 위원장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음성군의회도 발끈하고 나섰다.

한 군의원은 "비록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회의원을 예우해서 군에 해가 될 것이 무엇이냐"며 "이필용 군수가 같은 당 경대수 위원장을 드러내 놓고 돕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이 군수가 경대수 위원장의 내년 총선을 측면지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군청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아직 표면에 드러난 대립은 없지만 민감한 현안이 대두되면 언제든 갈등관계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군청의 한 간부 공무원은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정범구 의원 사무실을 어떻게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주민 황모씨(음성읍)는 "지역발전을 위해 정당을 넘어 화합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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