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전 6시 30분 장애인연대 농성자 9명 연행

경찰이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충북장차연)가 점거한 채 8일째 농성을 벌이던 도교육청 1층 로비에 전격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했다.

충북경찰청은 9일 오전 7시 여경직원중대와 기동중대 등 200여 명을 충북 장차연 회원 9명이 농성 중이던 1층 로비에 투입해 25분만에 이들을 청사밖으로 들어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3번 경고방송을 한 뒤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며 저항하던 6명을 경찰로 연행했으나 이들과 우려했던 충돌 등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또 휠체어에 앉아 농성 중이던 여성 장애인 3명은 여경중대를 투입해 진압작전을 펼쳤다.

앞서 경찰은 오전 6시30분께 도교육청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모두 통제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했다.

경찰이 이날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수능일인 10일 도교육청에서 농성이 이어질 경우 자칫 수능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감과 함께 도교육청과 장차연이 수차례에 걸친 협의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자 농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충북 장차연 회원들은 지난 8일 이시종 지사와 면담한 뒤 도청, 도교육청 실무자들이 벌인 협의를 토대로 양 기관에서 최종안을 통보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거부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공권력을 투입해 이들을 별다른 마찰없이 연행하거나 해산했다.

하지만 뒤늦게 연락을 받고온 장차연 회원 등이 교육청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충북 장차연 회원들을 상대로 집회를 벌이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인 뒤 혐의점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장차연 회원들은 "질서정연하게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 아무런 물리력도 행사하지 않은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무성의한 도교육청과 공권력을 투입한 경찰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충북도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며 전국장애인철폐연대 회원이 농성중인 도교육청에 공권력이 투입된 9일 오전 경찰과 장차연 회원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dotor0110@newsis.com 2011-11-09
앞서 이들은 지난 2일부터 "도교육청은 풀뿌리 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장애성인이 더 배워보려고 지원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라며 "이에 따라 이기용 교육감이 직접 나설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1층 로비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또 ▲일반계고에 전공과 설치 ▲직업거점학교 청주지역 설치 ▲방학중 계절학교 확대 실시 ▲특수학교 학생정원 준수 ▲치료사 배치 증원 ▲남부3군 거점형 종합 특수학교 설립 ▲통학버스 증차시 지입차량 배제 ▲장애성인 문해교육 지원체계 정비 등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18개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도교육청도 이들의 요구사항 대부분을 수용했다는 입장인 가운데 이들이 농성에 돌입하자 본관 2층으로 통하는 통로 3곳을 셔터로 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폐쇄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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