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연대 교육감 면담·교육권 요구 점거농성중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충북장차연)가 이기용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1주일 가까이 도교육청 1층 로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자 경찰이 공권력 투입 여부 등을 놓고 내부 논의를 벌이는 등 고민에 빠졌다.

충북 장차연(상임대표 이응호)은 지난 2일부터 "도교육청은 풀뿌리 야학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장애성인이 더 배워보려고 지원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라며 "이에 따라 이기용 교육감이 직접 나설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1층 로비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또 6일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왕 이 교육감을 기다리기로 한 이상 제풀에 꺾여 이 자리를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요구한 장애인 교육권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들은 ▲일반계고에 전공과 설치 ▲직업거점학교 청주지역 설치 ▲방학중 계절학교 확대 실시 ▲특수학교 학생정원 준수 ▲치료사 배치 증원 ▲남부3군 거점형 종합 특수학교 설립 ▲통학버스 증차시 지입차량 배제 ▲장애성인 문해교육 지원체계 정비 등 장애인 교육권 확보를 위한 18개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그동안의 협의과정에서 이들의 요구사항 대부분을 수용했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은 "수차례 협의를 거쳐 예산과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 등 도교육청 차원에서 수용할 수 없는 1∼2가지 의견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협의가 이뤄졌다"며 지난 2일 이들의 점거농성이 시작된 이후 '더 이상의 협의는 무의미하며, 진전도 없다'며 대화자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충북 장차연은 다르다.

충북 장차연 관계자는 "그동안 도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오히려 많은 안을 양보했지만 도교육청은 권한이 없다는 소리만 반복해 농성에 돌입하게 된 것"이라며 "또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지난 2일부터 장애인들의 권한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농성 중 불거진 도교육청 직원의 집회 참가 장애아동 폭행과 관련한 진실공방이다.

도교육청측은 직원이 당시 상황을 정리한 경위서를 배포하는 등 "전혀 폭행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장애아동 어머니는 "폭행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도움요청에 방관했다"는 주장마저 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충북 장차연은 "장애학생의 장애정도와 부모의 진술, 객관적인 증거자료로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양쪽이 감정싸움을 벌이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양쪽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며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찰은 도교육청과 충북장차연과의 중재 등을 시도하고 있으나 워낙 양쪽의 골이 깊어 이마저 싶지 않은 것은 물론 대화창구마저 끊겨 농성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도교육청은 이들의 농성이후 본관 2층으로 통하는 3개 통로 모두를 셔텨로 차단하고 엘리베이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직원은 물론 도교육청을 방문하는 각급 기관 관계자, 민원인마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고 공권력 투입 여부를 조율중이지만 자칫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다치는 불상사 등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공권력을 투입해 이들을 진압하더라도 또 다른 집회로 이어질 가능성마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진 해산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충북 장차연측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충북 장차연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질서정연하게 이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일 뿐 어떤 물리력도 행사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앞으로 수단과 방법으로 가리지 않고 장애인 권리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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