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바람아 불어라" vs 민 "바람만 없으면"

내년 4·11 총선이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주·청원 지역을 놓고 한나라당이 '속도전'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일단 '정중동'(靜中動) 양상을 띄고 있어 입장 차이에 관심이 쏠린다.

청주·청원은 4석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정우택 전 충북지사(청주 상당 당협위원장)를 중심으로 '바람몰이'를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특단의 '수성'(守城)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중앙당으로부터 '특임'을 부여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전 지사(청주 상당 당협위원장)는 지난달 31일 본보와 인터뷰에서 "이기는 총선을 치르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인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가 지난달 6일 청주·청원 드림팀 구성 계획을 밝힌 뒤 '바람몰이' 점화를 위한 수순밟기에 나섰다는 것이 일각의 시각이다.

실제 최근 충북희망포럼의 지회격인 '청주·청원희망포럼'이 출범, 한나라당의 청주·청원 선거전략과 일정부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 전 지사는 "포럼은 봉사로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람들의 모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색을 배제하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포럼의 총 본부는 서울에 위치한 국민희망포럼(고문 정 전 지사)이다. 차기대선의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핵심 단체로 알려졌다.

여기에 이승훈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지난 2일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민주당의 무능력과 무책임을 지적하고 무기력한 한나라당을 신뢰받을 수 있는 당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청원군 출마를 피력했다. 그는 정 전 지사를 만나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번엔 전반적으로 템포를 빠르게 하고 있다"며 "정 전 지사를 축으로 이슈 몰이에 나서 주도권을 쥔 선거전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중동'이다. 밖으로 드러난 구체화된 움직임이 없다. 홍재형 국회부의장(청주 상당)을 비롯해 청주·청원 현역 의원들은 주중과 주말에 지역에 내려와 지역민들을 접하는 정도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 문제 등 현역 의원으로서 해야 할 직무를 하는 상황"이라며 "각 의원실에서 전략을 짜는 것으로 들었다. 11, 12월 예산 국회가 끝나면 전략의 틀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예산안(법정기한 12월2일) 등을 놓고 국회에서 처리해야 될 일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자신감(?)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청주·청원 현역 의원들이 모두 한나라당 주자들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위를 점하는 상황인 만큼 여유를 부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난달 17일 청주방송(CJB)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주 상당 지역만 '박빙'으로 조사(홍 부의장 36.0%, 정 전 지사 35.0%)됐고, 흥덕갑, 흥덕을, 청원 지역의 경우 모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큰 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참고에 불과할 뿐"이라며 "한나라당이 기선잡기에 나선 것에 비해 민주당은 의례적 정치행보를 걷고 있는데 선거에서 방심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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