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병 앓는 충북척수장애인협회 상근간사 ‘끼 많은 성민씨’

끼 많은 성민씨’가 화제다. 이성민씨(28)는 충북척수장애인협회 상근 간사이다. 그의 나이 13살 때에 근육병을 앓아 3년 전 휠체어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정작 성민씨가 자신이 근육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의 나이 18살, 고등학생이 되어서다. 그 전에는 남 보다 그저 몸이 조금 불편한 정도로 알았다고 한다. 이는 성민씨를 배려한 어머니가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두 다리는 날이 갈수록 힘이 빠져 3년 전부터는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그 사이 치료를 위해 서울의 한 병원을 오르내리게 된 성민씨는 자연스럽게 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게 됐다.

론볼을 즐기다 우연히 알게 된 충북장애인펜싱선수단 강만규 감독(45)의 권유로 매일 오후 충북스포츠센터에서 펜싱을 연마하고 있다. 비록 참가하는데 의의를 둬야 했지만 지난달 21일 경남 일원에서 5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제31회 전국장애인체전에도 출전했다.

또 충북척수장애인협회 신웅식 회장의 권유로 장애인사진동호회 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달 8일엔 ‘청원생명쌀 축제’ 기한에 찍은 사진을 정리해 ‘청원관광사진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또 고교시절 방송반 활동을 했던 경력을 더듬어 드라마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서울 당산동 장애인 미디어센터를 오르내리며 드라마 작가 과정을 개인적으로 수강하며 공부를 한바 있다.

최근엔 ‘내 인생의 여배우를 찾자’란 제목의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젠가 자신의 영화가 제작되는 꿈을 꾸고 있다. 시나리오를 살짝 공개한 성민씨는 ‘무능력한 남자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성공해가는 인생을 단막극 형식으로 구성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성민씨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근육병으로 서울을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여행과 문화생활을 즐기게 됐다”며 “처음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어느 순간부터 직접 참여하고 해 봐야 직성이 풀렸다”고 말했다.

▲ 성민씨가 직접 찍은 사진.

충북척수장애인협회 신 회장은 “성민이는 다른 장애인들이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주는 좋은 친구다”고 말했다. 충북장애인펜싱선수단 강 감독은 “운동을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되어 실력은 아직 부족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고 매사 긍정적인 사고가 장점인 친구다”며 “지금처럼 열심히 운동하다 보면 펜싱선수로서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우기곤 장애인사진동호회 지도강사(충북도 공무원)는 “성민이 사진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야기가 담긴 사진을 찍는 좋은 사진작가가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성민씨는 “장애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한 운동과 살아 있다는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시작한 다양한 취미활동이 내게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도전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사실 성민씨는 지난 9월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장애인근로자 노래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노래 실력을 자랑한다. 그에게 있어 노래와 사진, 펜싱은 이제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 되고 있다. 이제 친구들은 성민씨를 ‘끼 많은 성민씨’란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그의 꿈이 이뤄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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