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구도 속 판세 안갯속…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종배·박상규 접전

오는 26일 충주시장을 새로 뽑는 선택의 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는 한나라당 후보인 이종배(54) 후보가 범여권 후보들의 견제 속에 불안한 선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박상규(74)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또 공천결과에 반발해 경쟁후보로 나선 미래연합 김호복(63) 후보와 무소속 한창희(57) 후보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 10·26 충주시장 보선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와 민주당 박상규 후보가 2강 구도를 보이고 있으나 미래연합 김호복 후보와 무소속 한창희 후보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아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충주MBC와 KBS충주가 지난 15~16일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충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종배 후보는 27.1%로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박상규 후보가 18.3%, 한창희 후보와 김호복 후보의 지지율은 15.7%, 10.8% 등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지후보가 없거나 무응답이 무려 33.5%에 달해 부동층의 향배가 선거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CJB청주방송이 19세 이상 충주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종배 후보가 24.1%로 1위였으며, 박상규 18.3%, 한창희 15.1%, 김호복 11.5%로 나왔다. 그러나 역시 4차례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피로감과 후유증으로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이 30.8%에 달했다.

한나라당이 여의도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지지도 조사(1341명 대상, ARS방식) 결과 이 후보는 37.0%로 박 후보(27.7%)를 9.4%p 앞섰고, 김 후보는 15.5%, 한 후보는 14.8%였다. 민주당이 실시했던 자체 여론조사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달 초 실시한 민주당 여론조사(1501명 대상)에서 이 후보는 31.9%, 박 후보는 23.5%, 한 후보는 18.0%, 김 후보는 16.9%를 각각 얻었다.

여론조사결과는 비슷하지만 각 후보 진영은 전망을 다르게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무응답층이 비슷한 지지율로 분산될 경우 이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8부 능선을 넘었다”고 분석한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 충주에서 있었던 선거의 흐름을 고려할 때 10% 안팎의 지지율 격차는 ‘야당후보 당선’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어쨌든 4명의 후보 모두 해볼 만한 대결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10%p 안팎의 여론조사 격차는 충주지역의 선거 경험으로 볼 때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수치인데다 앞으로 불거질 각종 변수들이 선거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우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충주지원 유세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당초 지난 15일 충주를 찾아 이종배 후보 지원유세를 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가 진행될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보는 것은 친박후보를 부르짖으며 박사모라는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미래연합행을 택한 김호복 후보다.

박근혜 지원유세 ‘난감’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이 한나라당과 미래연합의 후보가 같이 출마한 충주시장 재선거 지원 유세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연기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사모가 지원하는 후보가 있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무리하게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분열을 초래할 우려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호복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충주를 방문하든 하지 않든 한나라당 후보 지원은 독립변수”라며 “나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연합 회원들과 함께 당당하게 선거에서 승리해 박 전 대표에게 바치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충주시장 후보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졌다면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며 한나라당의 ‘밀실공천’ 의혹을 거듭 비난한 뒤 “선거판을 어렵게 만들어 놓고 왜 박 전 대표에게 짐을 지우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김호복 후보에 대해 선거판을 어지럽히는 꼼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당원이자, 한나라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이종배 후보 지원은 당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권력욕에만 눈이 멀어 당선만을 목적으로 박 전 대표를 이용하려 하는 것은 충주시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본보에서 지난 7일 보도한 한나라당과 미래연합 주자간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선거판을 보면 양당이 후보단일화 카드를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의 경우 여권성향 후보 2명(김호복, 한창희)이 출마함에 따라 여권표 분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 미래연합 역시 김 후보를 공천한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충주 지원 유세 가능성이 높아져 정치적으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현재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에 유보적 입장이다. 이종배 후보는 “아직 미래연합으로부터 공식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제의가 들어올 경우 그때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 미래연합에서 공개적 또는 물밑접촉으로 후보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선거막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흙탕 선거전 여전

이와 함께 이종배 후보와 박상규 후보의 배경으로 작용할 윤진식(한·충주) 국회의원과 이시종(민주) 충북지사의 지원사격이 선거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이 점에서는 선거중립 의무를 지켜야 하는 이 지사보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은 윤 의원이 유리하다. 윤 의원은 자신의 조직력을 동원해 이 후보를 돕고 있다.
민주당은 우건도 전 시장에 대한 동정론과 MB정권 심판론을 기대하면서, 한나라당의 공천 불협화음에 대조적으로 경선을 통한 후보 선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따라서 특정후보의 압도적 우세보다는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는 만큼 숨어있는 표심의 향배와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 수 있는 조직력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후보자 진영이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자료와 성명을 통해 심한 공방을 주고받는 등 선거전이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최근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는 지금까지 시장과 국회의원이 같은 당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충주가 낙후되고 발전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윤 의원만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되겠다는 뜻”이라며 “지역발전을 위해 국비확보에 나서고 기업체 유치에 앞장서야 할 시장이 국회의원만 바라보고 있다면 시장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고 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네거티브선거전에 시민들은 신물이 날 정도”라며 “어떤 기업을 유치해서 충주살림살이를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없이 무작정 상대후보 깎아내리기에만 골몰하는 민주당의 모습에 한심스러울 뿐”이라고 받아쳤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윤진식 의원을 향해 “국정감시와 견제라는 국회의원의 책무를 포기한 한나라당 선거운동원에 불과하다”고 했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공천한 우건도 전 충주시장의 불법행위로 충주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고 공방을 벌였다.

무소속 한창희 후보는 “충주시민은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가 제대로 된 후보자 검증과 정책대결을 통해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데도 이 지역 국회의원과 각 당이 나서 타 후보를 비방하며 혼탁선거를 조장하고 있다”며 “충주시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같은 과열양상은 선거가 막판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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