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치텃밭포럼·평화대사협의회, 한일터널 추진 ‘가시화’
현역 도의원 2명, 청주시의원 5명 등 전·현직 정치인들 포진

2008년 4·9총선 당시 ‘평화통일가정당(이하 가정당)’이라는 당명으로 전국 245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를 냈던 통일교가 이번에는 ‘생활정치텃밭포럼(이하 텃밭포럼)’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정계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달라진 것은 가정당이 공공연한 통일교 정당이었던 것과 달리 텃밭포럼은 이름 그대로 생활정치를 지향하는 모임이고, 구성원들도 무신론자를 포함해 모든 종교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이다.

▲ 통일교 외연 정치조직인 텃밭포럼이 한일터널을 추진하고 있다. 7일 열린 충북 추진위에는 전·현직 정치인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텃밭포럼의 전국조직인 ‘생활정치아카데미’ 이사장은 국내 통일교 실세인 황선조 (주)일상 회장이다. 이밖에 생활정치아카데미의 실질적 운영자이자 원장은 MBC 도쿄특파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추성춘 전 제주MBC 사장이다. 추 원장은 통일교 관련 각종 행사와 강연 등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생활정치아카데미는 2010년 1월 문을 열었으며 그동안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등에서 수차례 세미나를 가져왔다. 충북텃밭포럼은 2010년 11월12일 발족했다. 충북은 김진영(14대·국민당) 전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다. 김진영 회장이 1990년대에 활동한 구 정치인이라고 해서 전직들만 모인 것은 아니다.

장병학(교육의원), 전응천(교육의원) 의원 등 현역 충북도의회의원을 비롯해 김성중, 서지한, 안혜자, 오수희, 이대성 의원등 청주시의회의원, 김병준(괴산군의회), 남궁유(음성군의회), 김기상(제천시의회) 의원 등 현역 지방의원만 10명에 이른다. 전직이나 기타 명사들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충북지사에 출마했던 김백규 전 진보신당 도당위원장도 눈에 띈다.

텃밭포럼은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 청주상당구청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일해저터널 추진 충북대회에 후원단체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한일터널 충북대회 추진위원회(이하 한일터널 추진위)가 이날 행사를 통해 결성됐다는 점에서 말이 후원단체지 사실상 이날 대회를 준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서 추진대회 금전적 지원

텃밭포럼과 함께 이날 대회를 후원한 또 하나의 단체는 평화대사 충북협의회로 이 역시 통일교가 후원하는 모임이다. 통일교는 2004년부터 평생교육 차원에서 일본관광과 세미나를 지원해왔는데, 이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이 평화대사협의회다.

현재 평화대사 충북협의회장은 나기정 전 청주시장이다. 정종택 전 충청대학장은 이 모임의 초대회장을 지냈다. 평화대사협의회 역시 통일교 신자가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

한일터널 추진위는 텃밭포럼과 평화대사협의회, 천주평화연합, 세계평화여성포럼 관계자들로 조직을 구성했다. 정종택 전 충청대학장, 나기정 전 청주시장, 김현배 전 국회의원, 한장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정상혁 보은군수가 고문으로 참여하고, 김진영 충북텃밭포럼 회장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본부장은 김인식 천주평화연합 충북지부장이다.

통일교가 배후에 있지만 종교색채를 배제한 텃밭포럼과 평화대사의 차이점은 텃밭포럼 구성원 대부분의 정치활동이 진행형인 반면 평화대사 쪽은 정계에서 떠난 원로들이라는 것이다.

어찌 됐든 텃밭포럼 구성원 가운데 일부가 간접적으로 통일교를 등에 업고 정치활동을 벌여나갈 개연성을 충분하다. 김진영 회장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배운 도둑질이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선진당 창당에도 관여했고, 윤여준이 안철수와 함께 정당을 만든다는 얘기도 있다. 나이는 있지만 아직도 마음은 젊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텃밭포럼 충주조직을 맡을 예정인 이언구 전 도의원은 “텃밭포럼의 취지에 공감할 뿐이다. 지역을 정말 잘 아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하는데 출생만 했지 지역은 모르는 사람들이 중앙인맥을 타고 내려온다. 텃밭을 가꾸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자는 심정에서 충주조직을 맡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물적, 조직적으로 통일교의 지원을 받고 있냐’는 질문에 대해 “초기에는 행정적 서비스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인원동원에도 도움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텃밭포럼은 현재 청주시 우암동에 있는 평화대사 사무실을 빌려쓰고 있으며, 이번 해저터널 충북대회는 일본 동(同) 추진위의 금전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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