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재정경제-복지환경위 통합 추진…4년 전 역행 논란
기획행정위, 관리 기관 많다보니 조례제정건수도 최고

제 9대 청주시의회의에서 상임위원회 통합 및 개편논의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기획행정위원회, 재정경제위원회, 복지환경위원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재정경제와 복지환경을 합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 올해 들어 기획행정위원회에 소관된 산하단체가 늘어난 것이 논란의 배경이다. 즉 기획행정위원회에 일이 몰리다보니 재분배해야 된다는 논리다.

올해 들어 기획행정위원회에는 평생학습관, 목련공원, 푸르미 소각장, 문화산업진흥재단 등의 시설과 언론을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보조금 집행이 넘어왔다. 그동안 평생학습관, 목련공원, 푸르미 소각장은 복지환경위원회가, 문화산업진흥재단은 재정경제위원회가 관리 감독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행정조직이 개편되면서 기획행정위원회 소관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기획행정위원회가 시설관리공단을 맡고 있는데 올해 목련공원과 푸르미 소각장이 넘어왔다. 마찬가지로 또 문화산업진흥재단도 문화관광과로, 평생학습관도 도서관과 통합되면서 기획행정위원회 소관이 됐다.

임기중 기획행정위원장은 “시설관리공단은 복합시설인데 따로 분리해서 관리를 나눌 수는 없는 문제다. 기관을 더 받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행정조직 개편상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다. 일은 많지만 실제 예산 덩어리는 크지 않다. 분야가 많이 쪼개져 있어 많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일거리가 없는 위원회에서는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한 시의원은 “기획행정위에서 처리하는 안건이 너무 많다보니 제대로 점검이 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것도 많다. 사안별로 심도 있는 논의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청주시의회 상임위원회 개편논의가 일고 있다.

조례 건수는 많지만 품질은 의문

지난 민선 8기 2년차에 상임위원회는 지금과 같은 틀을 갖췄다. 이전에는 재정경제와 복지환경이 합해진 3개 위원회였지만 당시 집행부 조직을 보다 전문적으로 관리 감독하기 위해 4개 위원회로 개편하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집행부에서는 소위 공무원의 자리가 늘어나다보니 찬성했고, 시의회 또한 위원장 자리가 생기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당시 개편을 무리라는 소수의견도 있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4년 정도 운영해보니 다시 이전대로 가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연철흠 청주시의장은 “재정경제와 복지환경을 합해야 한다. 그러면 3개 상임위원회가 구성되게 된다. 또 각 위원회별로 운영위원을 선임해 별도의 운영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 운영위원회에서 회의진행 및 각종 특위를 구성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례제정 논의 투명성 먼저

실제 상임위원회가 관리감독하는 조직이 많을수록 조례 제정 및 개정 건수도 비례했다. 제 9대 의회가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조례제정 및 개정한 건수는 총 36건이다. 황영호 부의장이 대표발의한 2건을 제외하고 상임위별로 따져보면 도시건설위원회 6건, 기획행정위원회 13건, 재정경제위원회 9건, 복지환경위원회 6건이다. 물론 조례 숫자가 많다고 해서 양질의 조례 제정 및 개정안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 숫자만 비교해봤을 때 기획행정위원회가 단연 앞서고 있다. 그 가운데 있어서도 김성택 의원은 7건이나 조례를 제정 또는 개정했다.

따라서 이를 두고 한 시의원은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많으면 기존 조례만 다시 봐도 개정할 것이 많다. 의원은 조례로 말한다고 하지만 모순도 많다. 특히 요즘 의원들은 인터넷을 검색해 조례를 만든다. OOO 조례만 치면 전국의 조례가 한눈에 보인다. 여기서 저기서 짜깁기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조례의 유의미성을 따져봐야 한다. 집행부에서 발의할 수 있는 것을 의원들에게 생색내려고 주는 경우도 있고, 굳이 특정집단의 이권을 대변하는 내용을 조례까지 담아야하는지 의구심이 들 때도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기적의 도서관 관련 조례는 대표발의한 시의원과 기적의 도서관을 수탁받은 지역사회교육협의회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또 신분증이나 통·반 설치 조례 등은 굳이 시의원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의원들은 보다 많은 연구를 통해 조례를 제정 및 개정해야 하며 공론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위원회 통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조례 제정 논의부터 투명성을 갖추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표) 제 9대 청주시의회 조례 제정 및 개정 건수

도시건설위원회-6건
청주시 공동주택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대성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도로점용허가 및 점용료 등 징수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영근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사업용자동차 운송사업자 차고지 설치의무 면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재길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설립 및 운영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정우철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지명위원회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규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재길 의원 대표발의)

기획행정위원회-13건
청주시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의원 신분증규칙 일부개정규칙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통·반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명수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 의원 연구단체 지원 조례안(이관우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보 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시장 등의 업무추진비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안(김명수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 업무추진비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안(김영주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 포상조례안(최광옥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병역명문가 예우에 관한 조례안(최광옥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통·반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작은도서관 설치 및 운영·지원에 관한 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문화예술·체육시설 관리·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재정경제위원회-9건
청주시 중소기업육성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중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사회적기업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육미선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4세대 이상 가정 효도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박상인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문화예술·체육시설 관리·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박상인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지식재산 진흥에 관한 조례안(박상돈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시설운영 관리조례 일부개정조례안(육미선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인력관리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김창수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 위원회조례 일부개정조례안(김성택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기적의도서관 설치 및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박상인 의원 대표발의)

복지환경위원회- 6건
청주시 광역소각시설유치 마을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 일부개정조례안(최충진 의원대표발의)
청주시 출산장려 및 양육에 대한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안혜자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장수수당 지급조례 일부개정조례안(오수희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목련공원 관리조례 일부개정조례안(서명희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윤송현 의원 대표발의)
청주시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안(안혜자 의원 대표발의)

황영호 부의장 대표발의 2건
청주시 입점 대형마트 및 기업형 슈퍼마켓의 지역상권 보호 촉진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황영호 부의장외 9명
청주시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황영호 의원 대표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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