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경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충북본부 집행위원장

지금은 돌아가신 전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여사가 4년 전 노랗게 그어진 분단선을 밟고 북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던 그 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비참해질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었다.

국민의 삶이 편안하고 안전이 보장이 되어야 생산도 하고, 즐기기도 하고, 일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서해바다는 언제 또 어떤 폭음이 울려올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늘 감돌고 있고, 세계경제 위기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우리경제는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4년 전 10월4일, 평양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나라의 평화와 통일, 공동번영을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전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에 합의하였다.

이 선언의 핵심은 4번째 항에서 약속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계획”이다. 늘 군사적 분쟁지역이었던 서해를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내용으로 개발하기 한 것이다.

곧바로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남북 총리급 회담이 진행되었고 곧바로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이어졌다. 여기서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 간 ‘군사공동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고 빠른 시일안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하기로 합의 하였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북한 길들이기, 결국 냉전회귀

2008년 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전 정권들의 정책을 모두 뒤엎어버리고는 ‘북한을 길들이겠다’며 대북강경책으로 한반도를 다시 냉전의 시대로, 후퇴시켜 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이 과연 무엇인가? 북이 굴복을 한 것도 아니고, 북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비명을 지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북은 중국과의 무역량을 늘리고, 중동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였다. 더구나 자체기술로 경수로를 개발하기로 하고 우라늄농축을 위한 시설을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결국 남북관계에 있어 군사적 대결과 상호불신만을 증대시켰을 뿐이다.

10.4선언이 실천되었다면 천안함의 비극과 연평도의 폭격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고, 개성공단은 1단계 설계를 마무리하고 2단계로 나아가고 있을 것이고, 북의 해군기지인 해주에서도 지금쯤은 남북경제특구 공사가 한창일 것이다. 신의주로 가는 철로도 개통되어 현재의 북·중 경제협력도 남북의 합심 속에서 더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위기속에 우리 한반도는 경제발전의 토대를 하나하나 쌓고 있을 것이란 말이다.

대결로 허비한 시간이 참으로 안타깝다. 압박해서 무너뜨리겠다는 이 정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국민이 치른 피와 땀의 시간들이 고달프다.

지난 9월 말, 시대의 아버지, 통일의 아버지이셨던 고 문익환 목사님의 부인이자 평생동지였던 박용길 장로가 소천했다. 북에서는 조문을 못 오니 조화와 조사라도 전달하겠다며 장례위원회에게 개성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조차 막아 나섰다. 상갓집 문상도 봉쇄하는 이 정부가 지금 벌이고 있는 생색내기 대북정책이 과연 얼마나 진실성이 있으며 성과를 내겠는가?

10.4선언은 아직도 유효하다. 지금이라도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 한반도의 평화와 경제 번영이룰 수 있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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