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원 비판성 발언때 퇴장·훈계성 제지

제9대 충북도의회가 여전히 집행부를 옹호하는 자세를 취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지난달 30일 폐회한 제303회 임시회에서 한나라당 김양희 의원의 5분 자유발언 때 발생했다.

집행부의 '저격수'로 불리는 김 의원은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행부를 강력히 질타했다. 인사 실패, 조직의 안정성 결여, 정책 부재 등을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발언 막바지에 김 의원이 의정비 인상은 철회돼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할 때 주어진 5분을 다 써 버린 상황이었다.

이때 김형근 도의회 의장은 "발언 중지하세요"란 강력한 어투로 김 의원을 제지했다. 통상적으로 발언 시간이 지나면 하는 말인 '시간이 지났으니 마무리하세요'라든지 '발언 시간이 지났습니다'란 것과는 달리 '발언 중지'란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윤성옥 의원이 집행부를 질타하는 발언을 할 때 5초를 남기고 김 의장이 "시간이 거의 다 됐다"고 말한 것과 차이가 있다.

더욱이 김 의장은 훈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방청석에는 시민들이 참관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 의장은 김 의원에게 "(집행부를 의식한 듯) 상대방을 비방하는 발언은 곤란하며 삼가 달라"며 "앞으로 사전에 발언 주제를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의 인사와 조직 문제 등을 언급하다 의정비 인상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현장에서 지켜본 한 시민은 "방청객도 있는데 집행부에 대한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도의장이 의원을 나무라듯 얘기하는 것은 같은 의원끼리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동안 언론을 통해 충북도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와 '제2중대'라는 말을 들었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적절치 못한 행동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기 전에 김동환·정지숙·최미애·이광희 의원은 자리를 떠났고 발언이 끝난 뒤 들어오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다. 사전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나가는 모습이었다.

충북도의회의 한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동시에 자리를 뜨는 모습은 의원이 보여야 할 행동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의회가 의회 본연의 모습인 견제와 감시, 시민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