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회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대회 옥천서 열려
몸자보, 손팻말 등 각자의 정치적 염원 안고 참가

▲ 26일 오전, 충북 옥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 9회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뛰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된 '언론개혁의 성지' 충북 옥천에서 올해도 변함없이 '조선일보 반대 옥천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금년으로 9회째다. 지난 25일 오전, 옥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원근각지에서 모여든 300여명의 참가자들이 '조선일보 폐간'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옥천 지역을 달렸다.

마라톤 대회에 앞서 서정수 안티 조중동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은 우리의 잔치날이다. 마음껏 조중동, 한나라당, MB정권을 욕하고 스트레스를 풀자"며 "찌라시는 물러나라, 조중동은 폐간하라"고 외쳤다.

이안재 옥천신문 대표도 개회선언에서 "인간과 사회를 가르는 조중동은 우주만물의 악"이라며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이라면 옥천 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어디서든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가자 가운데는 '공무원 교사 정치탄압 중단, 정치 기본권 보장', '친일 반민족 행위자 방응모 일가가 사주로 있는 조선일보 TV 방송 불매운동' 등 몸자보를 두른 이들과 '조중동 방송진출 결사 저지', '시민의 힘으로 민주진보 진영을 하나의 정당으로 묶어냅시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뛰는 이들도 있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광장 소속 회원 6명은 '곽노현무죄!"라는 각 낱말을 각자의 등에 붙이고 손을 잡고 걸어다니며 홍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마라톤 대회는 하프마라톤, 10km, 5km, 5km 걷기 순으로 출발했다. 제일 먼저 도착한 5Km 참가자 채도진(40세)씨는 결승점을 통과하며 "조중동 폐간, 조중동 없는 세상 만세"라고 외치며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과 기쁨을 나눴다.

시민광장 회원이자 도봉구에사는걱정 많은사람들이라는 단체의 회원이기도 한 그는 "4년간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촛불 모임을 하고 있다"며 "MB정권의 주구노릇을 하고 있는 검찰이 곽노현 교육감을 매도하고 있다. 그래서 부당함을 조금이라도 알리고자 옥천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10Km를 제일 먼저 도착한 최세인(40세)씨는 노사모 마라톤 동호회 회원으로 현재는 폭을 넓히고자 원효마라톤으로 이름을 바꾸고 매주 일요일 아침 6시마다 서울 원효대교 아래에서 회원들과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년에 마라톤 풀코스를 두 번 정도 뛰고 있는 그는 "10년 가까히 마라톤을 했는데 언론에서 하는 마라톤 대회는 <옥천신문>과 <오마이뉴스>에서 하는 대회에만 나가고 조중동에서 하는 마라톤 대회는 절대 안 나간다"며 환하게 웃었다.

10Km 부문 여자 1위로 들어온 민경천(44세)씨는 "옥천 마라톤 대회 초창기 때부터 함께 했다. 작년보다 7~8분 정도 떨어졌다"며 아쉬워했다.

옥천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멀리 못 나가는 형편인지라 매년 옥천 마라톤 대회가 기다려진다. 작년보다 참가자들이 많이 줄었는데 내년에는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옥천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프에서 1위로 들어온 이용현(53세)는 "조선일보 반대 마라톤 대회 같은 것이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 조중동이 없어지면 이 마라톤 대회는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전북 완주군 진보신당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써브쓰리를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로 들어왔다. 경쟁을 않다 보니까 성적에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에서 최고령자로 5Km 걷기로 함께 했던 최계휘(72세)씨는 "지난 2008년부터 부산 희망촛불 회원들과 늘 함께 참가했다"며 "해마다 좋고 신선하다. 가장 중요한 건 조중동 퇴출 시키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9일부터 25일까지 옥천 관성회관 일원에서 언론문화제가 열렸다. ‘정치, 지역에 답하라’는 주제로 서형원(과천시의회 의장), 홍미라(하남시의회 의장), 이병완(광주 서구의회 의원), 노회찬씨(진보신당 상임고문) 등 정치인들이 나와 지방자치와 풀뿌리 정치에 대해 릴레이 강연을 했으며 한서대 이용성 교수(신문방송학과)와 경남 민주언론시민연합 강창덕 대표 등이 지역신문 지원 조례 제정 성과 등을 분석한 학술포럼을 진행했다. 또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유기농 음악회 등도 열려 문화제의 기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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