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재선거 불출마에 민주당 내년 기대했으나…

▲ 민주당은 충주시장 재선거 출마를 철회한 정한용씨를 내년 총선카드로 고려하고 있지만 본인의 대답은 단호한 ‘NO’였다.
민주당 충북도당이 충주에서 꿈꾸고 있는 희망사항 2개 가운데 하나는 확실히 물 건너갈 조짐이 보인다. 희망사항 첫 번째는 10.26 충주시장 재선거 승리다. 자당 소속 우건도 전 시장이 낙마하면서 치르게 된 재선거는 사실 큰 기대를 걸 상황이 아니었다. 후보들이 줄을 선 한나라당과 달리 뚜렷이 내세울 후보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한나라당 전략공천이 내홍으로 이어졌고, 이에 반발한 여권의 후보난립은 선거를 해볼 만한 싸움으로 만들었다.

총선용으로 내려온 박상규 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설득한 끝에 “시장 재선거에서 떨어져도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며 배수진의 결단을 이끌어냈고 강성우, 임종헌, 최영일 예비후보와 경선이라는 절차까지 거치게 되면서 한나라당과는 일단 ‘멘탈게임’에서 이겼다.

두 번째 희망사항은 첫 번째 희망사항이 이뤄질 경우 더욱 가능성이 높아질 판이었다. 시장 재선거에서 이기면 ‘왕의 남자’로 불리는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에게 공천실패의 책임이 돌아갈 것이고, 내년 총선도 해볼 만하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 박 위원장이 시장 재선거에 투입되면서 지역위원장 자리가 빈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민주당 관계자는 “답이 나왔다”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서울 구로갑에서 국민회의 당적으로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탤런트 정한용씨였다. 정씨는 자민련으로 옮겼다가 2003년 정계에서 떠났다. 충주가 고향인 정씨는 이번 시장 재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민주당 입당원서까지 썼다가 돌려받기도 했다. 박상규 위원장이 시장 출마를 고심할 때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가 박 위원장이 결심하자 스스로 용퇴한 것이다.

“당분간 정치할 가능성 100% 없다”

민주당 관계자는 “그저 탤런트 출신 전직 의원인줄 알았는데 정치나 선거에 대한 감각이 보통이 아니었다. 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내년 총선에서 우리당을 노크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정씨는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씨는 그러나 충청리뷰와 전화인터뷰에서 “당분간 다시 정치를 할 가능성은 100% 없다”며 내년 총선출마설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정씨는 또 “이번 시장선거에 나서려했던 것도 충주에 살고 있는 일가들과 후배들이 ‘고향을 위해서 한 번 봉사해 달라’고 강력하게 권유해 마음이 움직였던 것이다. 충주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에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정당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그리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준비도 되지 않았고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틈에서 아귀다툼하는 것도 싫다”고 설명했다.

“한류잡지도 접고 방송에만 전념”

그렇다면 범야권통합 등 정치지형이 바뀐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정씨는 이에 대해서 “그건 된 다음에 얘기”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정치권이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 급하면 연예인을 찾는 거고 충주출신을 스크린하면 이름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정씨는 자신과 충주의 인연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출생지다. 여섯 살 때인가 서울로 왔다. 그래도 아버지가 충주에서 사업을 하며 두 집 살림을 했기 때문에 학창시절에도 충주에 종종 내려갔다”고 소개했다.

1979년 동양방송 22기 공채로 탤런트가 된 정씨는 경기고,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석사,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매스미디어 석사학위를 받은 이른바 ‘스펙’ 좋은 연예인이다.

정씨는 전공을 살려 중국 내 한류잡지 ‘리얼코리아’와 일본 내 한류잡지 ‘엔터코리아 컴퍼니’를 만들어 발행인도 맡고 있다. 정씨는 “사업이 잘 안돼 돈도 꽤 날렸고 직원들도 내보낸 상황이다. 이제 방송이나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말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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