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하나뿐인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빵공장을 만든단다. 내년 3월 강원도 정선군에 들어서는 하이원베이커리다. 도박 중독자 가운데 재활의지가 강한 9명을 선발해 제빵기술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들을 ‘제빵왕 김탁구’로 만들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앞으로 7명을 더 뽑아 16명을 구제한다고 한다. 하이원베이커리의 빵은 강원랜드 내 매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강원랜드는 2001년 9월 한국도박중독센터를 개설했다. 이용객이 연간 300만명에 이르는 상황이니 결국 병 주고 약주는 셈인데, 문제는 빵공장의 예를 통해 알 수 있듯 ‘재활의지가 강한’, 극소수만이 대상이라는 것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지난해 13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빈번한 카지노 출입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다고 추정되는 인원이 모두 729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78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선정된 후에도 계속 카지노를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를 만든 취지는 폐광지역의 주민들에게 살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결국엔 이 지역 주민 상당수를 깡통 차게 만들었다는 것도 확인됐다. 정선군 주민의 출입은 월 1회로 제한하고 있으나 감사결과 주민 113명이 2010년 한 해 동안 매월 7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했으며 이 중 5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다.

충북에서는 정선과 가까운 제천이 문제다

감사원의 예시에 따르면 카지노 출입이 가장 잦았던 수급자가 충북에 있었다. 제천에 사는 이 모(여·66)씨는 2003년부터 8년 동안 모두 1277차례에 걸쳐 카지노를 드나들었다. 이씨의 ‘카지노 포인트’는 6015만원. 통상 배팅한 금액의 1%가 적립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모두 60억원의 판돈을 건 셈이다.

2003년 7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청주 서부서장(현 흥덕경찰서)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 등으로 부터 9억8000만원을 뜯어내 강원랜드에서 탕진함으로써 ‘카지노서장 게이트’를 일으킨 김남원씨의 ‘끝장도박’도 제천서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1월에 시작됐다. 부하들에게 손을 벌린 것은 자신이 갖고 있던 현금 7000만원과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돈 등 12억원을 모두 도박으로 날린 뒤부터였다. 그는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카지노로 직행하는 등 근무일수 229일 중 120일을 도박장에서 보냈다.

감사원은 20일, 근무시간에 강원랜드를 드나든 공무원 400여명을 적발해 발표했는데, 충북지역에서는 모두 12명이 포함됐다. 이 중에 11명이 제천이다. 감사원은 제천시청 공무원 1명과 옥천군청 공무원 1명, 제천소방서 단양119안전센터 소방관 2명 등 4명에 대해 해당기관에 징계할 것을 통보했다.

이들 공무원은 적게는 4회, 많게는 14회 카지노를 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카지노 출입 횟수가 1~3회로 적은 제천시청 공무원 5명과 10회 이상이지만 징계시효(2년)를 경과한 제천소방서 소방관 3명 등 8명은 기관별로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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