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송사·채권까지 인수 시간 끌수록 비용 부담 가중
"先 새 재단 빠른 정상화, 後 구성원 합의"주장도 제기

▲ 지난 9월초 열린 공청회에서 에프엑시스 손석민 호서대(식품공학과) 교수가 서원학원 인수를 위한 기본재산 출연 기본안과 학원정상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하 현대百)의 인수 포기로 우선협상 대상자가 된 에프엑시스에게 서원학원이 계륵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현대백의 채권을 인수하면서 지난달 8일 수정 제안서를 제출하고 9월초 공청회까지 열며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에 나섰지만 합의안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원학원 임시이사회가 23일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교수회 이견이 여전해 학원 인수 자체가 요원해 보였다.

문제는 에프엑시스가 현대백으로부터 채권은 물론 전임 이사장과 결부된 각종 송사까지 인계 받으면서 소송비용도 만만치 않게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찌감치 에프엑시스 영입을 지지하고 나섰던 서원대 직장인 노조위원장도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신임 관선이사장이 파견된 지 1년이 넘도록 학내 구성원들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채권까지 인수하고 3년여 간 공들여온 우선협상대상자 현대백이 떠난 바 있다.

물론 현대백이 떠난 데는 믿었던 김 전 총장이 교수채용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교수회장이 성추문에 휘말린 요인도 적지 않다. 현재 성추문을 퍼트린 교수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약식기소 돼 벌금 200만원의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정식재판 청구를 준비 중이다. 인사비리에 연루된 전 총장도 무죄를 주장하며 명예훼복을 기다리고 있다.

비싼 수업료 학내구성원 갈등 여전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서도 서원대 학내 구성원들은 달라진 것이 없다. 일각에서는 “현대백이 특정 인사들에게 너무 많은 힘을 실어 주면서 학내 구성원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고 얘기한다. 또 “비리사학 재단을 3번이나 바꾼 건강성”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원 인수를 추진하는 입장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학원부채와 송사에 대한 또 다른 부담으로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교수회 일각에서는 이미 학원 인수를 포기한 현대백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에프엑시스가 현대백이 갖고 있던 67억원 상당의 채권을 100억원 상당에 매입하는 등 역대 어느 개인 재단보다 학원 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준데 공감하면서도 수익용 재산의 한계를 보여 3년 뒤 또 다른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부채상환(16억원)과 끊긴 정부 재정지원금(20억원) 등 적어도 3년 동안 50억 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에프엑시스는 불안하다는 것이다.

이는 수익용 재산이 부족한 에프엑시스의 영입은 급한 수혈은 될 수 있어도 장기적 학원 정상화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란 자체분석 때문이다. 또 당초 현금과 부동산 등 310억 원에 플러스알파를 약속했던 에프엑시스가 현대백화점 채권인수(204억원)와 부동산 시세 변동에 따른 수정안 459억 원 만을 제시한 것도 신뢰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손 교수 “전재산 출연 진정성 봐달라”
이에 대해 에프엑시스 손용기 대표의 아들인 손석민 호서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세 변동 등 149억원을 더 출연하겠다고 제시한 것만 해도 플러스알파는 된다고 생각 한다"며 "평생 모은 재산을 교육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아버지의 뜻 때문에 참고 있지만 시간을 끌수록 막대한 비용 부담을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현대백이 3년 동안 사학비리 재단을 어느 정도 정리해줘 서원학원 인수에 고속열차를 탄 기분이다. 지금도 연락을 취하며 도움을 받고 있지만 박 전 이사장과의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합의안이나 임시 이사회의 결정이 늦어져 불안감이 더하다"며 "우린 학원 인수가 목적이 아니라 인수 이후 학원 정상화를 걱정해애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원학원 한 관계자는 "학내 구성원 간 합의는 부차적인 문제다"며 "새 재단이 영입되면 인사 및 조직개편 등을 통해 학내 구성원 합의는 구할 수 있다. 임사 이사회는 하루 빨리 관선이사 체제를 마무리하고 정 이사 체제로 갈 수 있도록 새 재단 영입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학원 정상화…두 교수 화해가 열쇠?"
조명화·김태봉 교수 '새재단 영입 수익용 재산' 둘러싼 이견

▲ 조명화 교수 김태봉 교수
일각에서는 서원학원 정상화를 위해선 교수회장 선거와 새 재단 영입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안교모(안정화를 바라는 교수 모임) 김태봉(중어중문학과·전 교수회장) 교수와 조명화(중어중문학과·현 교수회장) 교수의 화해가 우선이란 의견도 있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취하 한 것이 무려 20여 건이 넘기 때문이다.

서원대학교 조명화 교수회장은 "화해도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하다. 올해 초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해 놓고 오히려 허위사실을 공공연하게 퍼트려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김태봉 교수는 "개인과 학교 문제는 별개이다. 개인적인 문제를 학원 정상화와 결부지어 해결하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해 적지 않게 깊은 감정의 골을 보여줬다.

서원학원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인 에프엑시스에 대해서 조 교수회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교육 사업에 투자하려는 손용기 대표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 있어서 안 된다"며 "하지만 학원 인수와는 별개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정부가 7년 안에 전국 부실 사립대학 40∼50개를 퇴출하려는 이 마당에 수익용 재산 확보에 대한 담보 없이 영입하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새 재단은 적어도 부채상환 16억원, 재정지원 제한대학 자금해소 위한 20억 원 등 연간 50억 원을 앞으로 3년 동안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재공모를 통한 보다 확실한 재단을 영입하지 않으면 학원정상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부채상환 16억 원이란 수치만 만족하면 에프엑시스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새 재단 영입조건은 박 전 이사장이 지키지 않은 학원 부채를 해결하는 것이다"며 "정부 지원이 끊긴 것까지 새 재단에게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오히려 재단과 별개로 학내 구성원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고통 분담을 해야 할 것이다"고 이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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