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희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나는 꼼수다> 인기가 대단하다. 모르는 사람은 모르고, 아는 사람은 좋아 죽는 프로그램이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최근 딴지라디오를 만들었다. 딴지라디오의 주요프로그램 아니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다. 나꼼수는 쉽게 말해 인터넷 라디오다. 김어준 총수와 시사인 주진우 기자, 정봉주 전 17대 국회의원 세 사람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눈다.

<나는 꼼수다>는 ‘가카’를 위한 헌정방송으로 ‘가카’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룬다. 방송 시기도 ‘가카’의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란다. BBK 사건, 자원외교, 청계재단의 진실 등이 나꼼수를 통해 알려졌다. 이들의 말대로 가카는 절대 그럴 분이 아니고, 추정해볼 수 있는 사실 즉 소설일수도 있겠지만 듣는 사람은 어느새 사건의 이면을 알아챌 수 있다.

그리고 진실은 무엇일까 하는 의심도 갖는다. 어쨌든 그냥 소설이라고 치부할만한 이야기가 아닌 꼭 알아야 할 것만 같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해서 듣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재밌다. 웃느라고 바쁘다. 웃으면서도 재밌고, 그러면서도 뭔가 새로운 걸 알게 해주는 ‘나꼼수’다.

요즘 나는 그야말로 나꼼수의 열혈 팬이 되었다. 매주 목요일이면 하루 종일 아이튠즈를 들락날락하며 나꼼수가 올라오길 기다린다.

또 만나는 사람들에게 꼭 나꼼수를 알려주고 들어보라고 권한다. 나 같은 사람들이 정말 많은가 보다. 일주일에 두 번 하면 안 되겠냐, 언제 올라오느냐, 나꼼수 듣는 맛에 산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런 인기 탓에 나꼼수는 팟캐스트 정치사회분야 1위를 차지했고, 세계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나는 나꼼수에서 두 가지를 배웠다. 하나는 콘텐츠의 힘이다. 딴지라디오는 시작하면서 단 한번도 공지나 홍보 따위를 하지 않았다. 지난 4월27일 첫 방송을 시작하면서도 어떤 홍보도 하지 않았단다. 소리 소문 없이 시작했는데도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한 매체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꼼수는 오로지 콘텐츠의 힘만으로 이걸 해냈다. 내용만 좋으면 사람들은 스스로 찾아온다는 걸 나꼼수는 제대로 보여줬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의 언론 현실을 유쾌하게 뒤집는 방법이다. 사실 나꼼수를 듣다보면 우리 언론현실이 얼마나 일그러졌는지를 역으로 알 수 있다. 나꼼수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당연히 알아야 하지만 언론이 절대 하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정권과 자본에 장악된 언론으로는 당당할 수 없는 언론현실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나꼼수는 제대로 비춰준다. 딴지라디오는 기존 구도 밖에서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 싸우고 있는 셈이다. 늘 기존의 제도나 틀을 바꿔보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이 시도는 새롭다. 새 구조를 만들어 기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나 역시 나꼼수를 들으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사실 나도 인터넷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언론운동을 하면서 늘 대안미디어를 바보같이 꿈꿔오기만 했다. 언제부턴가 충북민언련 회원들은 모이면 우리들의 방송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실 우린 이미 1인 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다. 뉴미디어 환경은 이제 방법도 복잡하지 않고,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우리 이야기를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열망이 컸다.

지난 3월1일 충북민언련에서는 인터넷방송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공모를 통해 <꼰지방송>이라는 소중한 이름도 얻었다. 그리고 이제 곧 방송을 앞두고 있다. 나꼼수만큼 재미있게 알차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방송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으니 어쩌랴. 이제 시작이다. 재미없어도, 촌스러워도 괜찮지 않나?! 드디어 우리방송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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