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위 개최 요구하며 정장차림, 선 채로 머리 잘라

지난 22일 젊은 누리꾼들이 즐겨 이용하는 한 포털사이트의 톡톡 게시판에 ‘핫’한 동영상이 올라왔다. 톡톡 게시판 세상에 이런 일이 카테고리에 올라온 동영상은 게재 후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메인게시판에도 올라올 만큼 이목을 집중시킨 해당 동영상의 주인공은 최원미(천문우주학과·4) 충북대학교 총학생회장.

최회장은 충북대 최초의 여성 총학생회장으로도 관심을 모았던 인물로 이번 관심은 그것을 능가하고도 남았다. 1분 남짓한 동영상에서 최회장은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항의성 표시로 자신의 머리를 가위로 사정없이 잘라냈다.

▲ 최원미 충북대 총학생회장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삭발사진.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에 먹먹

선 채로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사정없이 잘라내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안겨줬지만 등록금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 대학생 누리꾼의 응원과 격려의 내용이 담긴 댓글이 달리고 있다. 현재 최원미 회장이 올린 글은 12만6000건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에서 올린 글에서 최회장은 ‘비록 국립대에 다니고 있어 반값등록금이라는 문제는 조금은 먼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저에겐 사립대에 다니는 남동생이 있고 평범한 가정에서 저희 남매 등록금 때문에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이 살인적인 등록금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장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나타냈다.

이어 최회장은 ‘등록금 문제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차지하려는 이기적인 어른들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등록금 안정화를 위한 방법들로 많은 것들이 나왔지만 학생회장으로 현실적이고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등록금 심의 위원회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예정보다 빨랐던 그날

최회장은 ‘등록금 심의 위원회 요청은 학생대표로서 등록금에 대해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수많은 요청에도 충북대학교 본부는 등록금 심의 위원회 요청을 기각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회장은 ‘등록금 심의 위원회 요청은 학생대표로서 등록금에 대해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기회’지만 ‘수많은 요청에도 충북대학교 본부는 등록금 심의 위원회 요청을 기각했다’고 적었다.

충북대 총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당초 등록금문제에 대한 학내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총학생회장의 삭발이 계획돼 있었으나 최회장의 삭발은 예정보다 빨랐다. 당시 상황이 급작스러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등록금 협상은 통상 2학기가 종강하는 12월 말쯤 시작돼 2월에 끝났다.

지난 협상과정에 있어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학교와의 다툼으로 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충북대는 최근 9년 동안 기성회비 중 1270억3600만원이 직원의 급여 보조성으로 지출돼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는 국립대별 평가 중 최하위 H등급을 받는 등 등록금 책정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등심위 개최를 요구하던 중 발생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형식적이지만 등심위는 1년에 두 번 개최된다. 그 중 한번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냈기 때문에 2학기에 앞서 개최되는 등심위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다. 학교 측에서도 응답이 왔다. 곧 등심위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